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홍 Feb 16. 2024

실은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

<잘하기보단 오래하고 싶습니다> 03


모든 인연이 중요하다는 건 착각이다.

가족보다 오래 보고, 연인보다 잦은 식사를 하고, 친구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는 존재, 동료. 미안한 말이지만 그들은 내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다. 진짜 중요한 사람은 회사에 없기 때문이다.



진짜 중요한 사람은 집에 있다.

명절에 본가에 가면 딱히 하는 건 없다. 누워있는 게 하는 일의 전부다.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침대에 누워 자거나 스마트폰을 깨작거린다. 그러다 끼니때가 되어 밥상이 차려지면 그 앞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이미 서로의 대소사를 다 알기에 몇 마디 짧은 질문과 더 짧은 대답, 그리고 묵묵한 끄덕임만이 밥상 바깥에 차려진다. 그럴 때 깨닫는다. 내게 중요한 사람들이 지금 이 자리에 다 있구나.



중요한 일은 없다, 중요한 사람만 있을 뿐.

그런데 이 짧디 짧은 만남마저 소위 '중요한 일' 때문에 미뤄지거나 파투나기 십상이다. 이렇게 일과 가족을 저울질하도록 강요받을 때 되뇐다. 난 중요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내게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jaehongseoul

매거진의 이전글 운은 중력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