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듯 매일을 지낸다
3월도 잔인한 달이었지만 4월도 만만치 않았다. 올초에 직장이 바뀌며 여전히 적응중이라 혼란의 연속이다. 그러나 나의 속이 시끄럽거나 말거나 계절의 여왕답게 눈부신 날들의 연속이다. 머릿속은 복잡해도 한 해 중 얼마 없는 야외 활동의 적기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음이야 일박 여행을 가서 이런저런 생각을 다 훌훌 털고 오고 싶지만 그럴 체력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 당일치기로 다녀올 곳만 열심히 찾아보았다.
햇빛과 놀이터와 비눗방울이면 만사가 오케이이던 미취학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초딩이 된 아이들은 그 이상의 즐길 무언가를 원하므로 그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낙점된 오늘의 나들이 장소는 의왕 레일바이크.
자전거를 워낙 좋아해 수시로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지만 다같이 한 자전거를 타는 건 또 특별한지 아이들은 들떠서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호수 한 바퀴를 도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서 숨이 찰 때도 있지만 서로 페달을 밟으라며 강요와 격려를 해가며 한 바퀴를 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아 우리는 원래 탔던 곳 제자리로 돌아왔다. 레일바이크의 출도착이 매일 퇴근하고 또 하루를 치러냈음에 안도하지만 또다시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한 바퀴의 하루를 또 살아가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고되지만 그렇게 함께 바퀴를 굴리는 자들과 곁에 늘 고요한 호수와 물오리와 억새가 있어 삶은 이럭저럭 굴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