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소하 Jun 06. 2020

치아오치아오 스콘(Ciao Ciao Scones)

-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 006

  커피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음료지만 무엇을 곁들이느냐에 따라 매력의 각도를 더해간다. 카페에 따라 커피를 주인공으로 두기보다 디저트나 베이커리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소비하는 입장에선 선택지는 넓어지고 겨냥할 수 있는 취향의 초점은 예리해지니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전문점'이 표방하는 프리미엄 만큼이나 비싸진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이번에 소개할 '치아오 치아오 스콘(Ciao Ciao Scaones)' 는 이름대로 스콘 전문점이다. 내가 커피의 곁들임 메뉴로 가장 선호하는 것이 스콘이다. 그런데 대만에서 먹어본 스콘은 눅눅 푹식한 빵 같은 스콘이 태반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겉은 바삭, 속은 촉촉과는 결이 달랐다. 결핍은 욕망을 부르고 욕망은 행동을 부르는 법. 타이베이 스콘 전문점을 검색해 찾은 곳이 바로 여기다.

 


  스콘 전문점이라 하여 작은 공방 스타일의 가게를 예상하고 갔는데 어엿한 카페였다. 공간이 꽤 넓고 좌석이 많다. 앉아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9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스콘을 먹는 것이 주 목적이라면 아쉬울 시간은 아니다.



  주문하는 카운터 근처에는 각양각색의 스콘이 진열되어 있다. 한켠에서는 한창 스콘을 반죽하고 찍어내는 분주한 손길을 볼 수 있다. 방금 식사하고 왔다하더라도 괜스레 군침이 돌만한 광경이다. '전문점'에 왔다는 실감이 기대의 봉인을 슬그머니 풀게 한다.



  중국어를 몰라도 영어를 할줄 안다면 추천 메뉴를 부탁하거나 설명을 요청해도 괜찮다. 아주 상세히 설명해준다고 한다. 단품 구매도 가능하지만 더블 세트 정도를 추천한다. 스콘 2개를 고를 수 있고 두 종류의 잼과 크림이 함께 나온다.



  그래서 '전문'이라는 스콘은 어떻느냐고? 긴 말 않고 조용히 엄지를 세워본다. 훌륭하다. 이상으로 그리던 스콘의 비주얼과 맛이다. 바삭한 겉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의 반전이 그간의 결핍을 한껏 충족시켜 준다. 신선한 잼도 맛있지만 반으로 가른 스콘 사이에 발라진 크림이 일품이다. 스콘에 발라진 것만으론 아쉬운데 다행히 한켠에 여분의 크림도 있다. 2개를 먹고도 모잘라 다른 스콘은 어떨까 궁금해하게 만드는 맛이다.



  에스프레소가 없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산뜻한 맛이다. 몸 안의 더위를 식혀준다. 스콘의 버터향을 깔끔히 마감해준다. 그 덕에 스콘 한 입을 더 찾게 되지만.



  스콘을 좋아하는 내게 '치아오 치아오 스콘(Ciao Ciao Scones)'은 스콘 굽기의 로망을 불러일으켰다. 이 곳 못지 않은, 그 이상의 스콘을 구워보고 싶다는 야망을 버킷리스트에 적게 만든다.

 

  카페는 직접 경영하는 곳이 아니라 즐기기에 좋은 곳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만 카페를 돌아다니다보면 종종 그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다. 만에 하나, 혹시라도 카페를 여는 실수(?)를 한다면 메뉴는 아주 간소히 하고 싶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정도. 여기에 끝내주게 맛있는 스콘 딱 하나만.

  


1. 치아오 치아오 스콘(Ciao Ciao Scones)

2. 주소: No. 4, Lane 11, Section 1, Hangzhou South Roa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

3. 영업 시간: 9:30 ~ 19:00 (월 휴무)


- 실시간 타이베이 카페 여행기는 인스타그램 @109.taste 에 올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윌벡카페(WILBECK Cafe) 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