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8. 내가 만든 AI가 나를 해고한다고?

캔디크러쉬사가 사례로 본 자동화의 역설과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

by 서지삼

https://mobilegamer.biz/laid-off-king-staff-set-to-be-replaced-by-the-ai-tools-they-helped-build-say-sources/

우리는 6개월 동안 레벨 난이도 태그와 실패 로그를 구조화했고, 새 AI 도구는 3일 걸리던 변형 레벨을 30분에 만들었습니다. 그 주 금요일, 팀원 절반이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Self-Displacement Paradox입니다. 자기가 만든 자동화 도구로 스스로 대체되는 역설이죠.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이 글의 핵심 내용을 먼저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캔디크러쉬 개발사 King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AI 도구를 직접 개발한 뒤 해고당한 사건은 단순한 기업 뉴스가 아닙니다. Self-Displacement Paradox가 현실화된 것으로, 노동자가 선의로 만든 자동화 도구가 결국 자신을 대체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기술이 완벽해질 필요는 없고, 경제적으로 충분한 수준에만 도달하면 대체가 시작됩니다. 단기 비용 절감은 매력적이지만, 창의성과 혁신 역량 손실로 인한 장기 손해가 더 클 수 있습니다.


현실 충격 - 무슨 일이 벌어졌나. 전례 없는 해고의 실체

캔디크러쉬 사가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King 게임회사에서 200명의 직원이 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업계에 충격을 준 이유는 해고의 규모가 아니라 방식에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자신이 직접 개발하고 훈련시킨 인공지능 도구로 대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King이라는 회사의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King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유한 게임 개발사로, 모바일 퍼즐 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캔디크러쉬 사가 하나만으로도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매우 성공적인 기업입니다. 즉,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구조조정을 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과 예상치 못한 결과

가장 아이러니한 부분은 해고된 직원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입니다. 레벨 디자이너들은 수개월간 게임 레벨 제작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창작 과정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성공적인 레벨의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컴퓨터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카피라이터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임 내 텍스트 작성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자신들의 글쓰기 스타일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문구의 패턴을 데이터화했습니다. 사용자 리서치팀은 플레이어 행동 분석을 효율화하는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들이 단순히 기술 개발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학습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마치 숙련된 요리사가 자신의 레시피를 로봇에게 가르쳐주는 것과 같았습니다.


Self-Displacement Paradox의 작동 원리

이들의 노력은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었습니다. AI 도구들은 빠르게 발전했고, 인간의 작업 품질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레벨 디자인 AI는 기존에 디자이너가 며칠 걸려 만들던 레벨 변형을 30분 만에 생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elf-Displacement Paradox가 작동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이해해보겠습니다. 첫째, 선의의 효율화 노력으로 시작됩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도구를 개선합니다. 둘째, AI 성능이 임계점에 도달합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고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면 됩니다. 셋째, 경제적 재프레이밍이 일어납니다. 경영진이 협업 도구가 아닌 대체 수단으로 인식을 바꿉니다. 넷째, 구조적 대체가 실행됩니다. 인간의 역할이 완전히 제거됩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 AI 도구들이 자신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강력한 파트너 말입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그런 방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런데 AI 도구의 성능이 임계점을 넘어서자, 회사의 관점이 변했습니다. 경영진은 이를 인간과의 협업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들려온 생생한 증언

Farm Heroes Saga 런던 팀의 경우가 특히 극적이었습니다. 50명으로 구성된 이 팀에서 절반이 한 번에 사라졌습니다. 핵심 리더십도 함께 떠났습니다.

한 전직 King 레벨 디자이너는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레벨 디자인 부서 대부분이 사라진 건 정말 미친 일이에요. 그들은 몇 달 동안 레벨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도구를 구축하는 데 시간을 보냈거든요. 이제 그 AI 도구들이 기본적으로 팀을 대체하고 있어요."

또 다른 전직 King 직원은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AI 도구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은 완전히 역겨운 일이지만, 회사 전체적으로는 잘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효율성과 이익에 관한 것이에요."


조직 문화의 급격한 악화

이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분위기도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최근 실시된 내부 직원 설문조사에서 직원 사기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경영진은 사기 개선을 최우선 과제라고 했지만, 대규모 해고 발표 이후 직원들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내부에서 불만을 표현한 직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부 프로그래머들이 "자의적인 이유"로 해고되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회사의 정책이나 프로세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거나 사내 소셜 그룹에서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례는 단순한 구조조정 뉴스가 아닙니다. 한 조직이 협업 도구가 될 수 있었던 기술을 완전 대체 방향으로 재프레이밍한 순간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가 집중해야 할 핵심 질문이 떠오릅니다. 왜 기술 발전이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을까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자동화의 7단계 가치 사슬

King에서 벌어진 일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동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마치 물이 끓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미세한 기포가 생기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끓어오르는 임계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첫 번째 단계는 표준화입니다. 암묵적 감에 의존하던 레벨 난이도와 재미 요소를 명시 규칙과 체크리스트로 목록화합니다. King에서는 어려운 레벨 특성, 막힘 지점, 보상 타이밍을 표준 문서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차별성은 감소하지만 조직 재현성은 증가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데이터화입니다. 표준화된 규칙들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숫자와 태그로 변환합니다. 난이도는 1부터 10까지의 수치로, 플레이어 실패율은 백분율로, 아이템 사용 빈도는 횟수로 기록됩니다. 인간의 복잡한 판단이 측정 가능한 데이터 포인트로 변환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지식 추출입니다. 숙련된 전문가의 암묵적 지식을 명시적 데이터로 변환합니다. King의 디자이너들은 "왜 이 레벨이 재미있는가?" "어떤 순서로 요소들을 배치해야 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답변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이는 요리사의 "적당히", "조금"을 정확한 그램 수와 온도로 변환하는 것과 같습니다.


네 번째 단계는 모델 임계입니다. AI 도구가 인간의 작업을 모방할 수 있는 최소 성능에 도달하는 지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성능이 아니라 충분히 괜찮은 성능이라는 점입니다. King의 경우, AI가 인간과 100% 동일한 품질은 아니었지만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 지점이 바로 전환 포인트입니다. 기술이 완벽해질 필요는 없고, 경제적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해고 결정의 트리거가 됩니다.


다섯 번째 단계는 비용 수확입니다. 경영진이 자동화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합니다. 이때 중요한 결정이 내려집니다. AI를 인간과의 협업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 King은 두 번째 선택을 했습니다.


여섯 번째 단계는 지식 집중입니다. 이전에는 개별 직원들의 머릿속에 분산되어 있던 지식이 이제 회사 소유의 AI 시스템에 집중됩니다. 조직 관점에서는 지식 자산의 안정화로 볼 수 있지만, 개인 관점에서는 자신만의 경쟁 우위를 잃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곱 번째 단계는 문화 침식입니다. 창의적 시행착오, 실험, 학습이 일어나던 환경이 사라지면서 조직의 혁신 역량이 저하됩니다. 게임 개발에서 진정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대부분 예상치 못한 실수나 우연한 발견에서 나오는데, AI 시스템은 이런 아름다운 실수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Self-Displacement Paradox의 심리적 메커니즘

King 사례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바로 이 역설적 상황입니다. 이 현상이 발생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신의 업무를 개선하고 효율화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더 나은 도구를 만들어 더 좋은 결과를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다면, 이는 분명히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가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도구는 인간을 돕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가정입니다.

이런 역설적 상황을 피하려면, 자동화 도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인간의 역할 변화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King의 경우 이런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AI 도구가 "인간을 돕는 보조 수단"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주요 수단"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전환은 보통 기술적 성능이 아니라 경제적 계산에 의해 결정됩니다.


대안과 역량 - 그럼 과연 피할 수 있었나

King에서 벌어진 일이 불가피한 결과였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즉시 해고 대신 점진적 역할 전환을 통해 기존 직원들을 "레벨 디자이너 2.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접근법이 가능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AI와 인간의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AI는 패턴 인식, 대량 데이터 처리, 일관성 있는 결과 생산에 뛰어납니다. 하지만 창의적 도약, 맥락적 이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적응은 여전히 인간이 우세합니다.

자동화 가능성과 전략적 중요도를 기준으로 업무를 분류해보면, 네 가지 영역이 나타납니다. 자동화 가능성이 높으면서 전략적 중요도가 낮은 영역부터 자동화를 시작하고, 자동화 가능성이 낮으면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영역은 인간이 계속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레벨 디자이너 2.0 : 새로운 역할의 정의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로 전환할 수 있었을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레벨 디자이너 2.0이라는 개념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고차 역량은 메카닉 혁신 설계입니다. AI는 기존 게임 메카닉의 변형과 조합에는 뛰어나지만, 완전히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창조하는 것은 어려워합니다. 예를 들어, 캔디크러쉬에서 처음 도입된 "색깔 폭탄" 메카닉이나 "줄무늬 사탕" 개념 같은 것들은 기존 퍼즐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런 혁신적 메카닉을 개발하려면 게임 디자인 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 플레이어 심리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무엇보다 창의적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역량은 새 메카닉 도입 건수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고차 역량은 심리 세그먼트 분석입니다. 플레이어를 단순히 데이터 포인트의 집합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동기와 선호를 가진 복잡한 인간으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어떤 플레이어는 도전적인 난이도를 선호하고, 어떤 플레이어는 편안한 반복을 좋아합니다. 어떤 플레이어는 경쟁적 요소에 흥미를 느끼고, 어떤 플레이어는 협력적 요소를 선호합니다. AI는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통계적 경향을 찾아낼 수 있지만, 그 행동 뒤에 숨어 있는 감정적 동기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세그먼트별 만족도로 측정 가능합니다.

세 번째 고차 역량은 AI 품질 거버넌스입니다. 이는 AI 도구가 생성한 결과물의 품질을 평가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며,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입니다. AI는 기술적으로는 완벽할 수 있지만, 게임으로서의 재미나 플레이어 경험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수학적으로는 완벽한 균형을 가진 레벨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지루하거나 예측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미묘한 문제들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판단력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승인률이나 수정 요청률로 효과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고차 역량은 윤리적 디자인입니다.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설계 능력입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중독성 메카닉이나 과도한 결제 유도 같은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AI는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때로는 플레이어에게 해로울 수 있는 요소들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간 디자이너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플레이어 관계와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설계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플레이 시간 분포 같은 지표로 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고차 역량은 멀티플랫폼 설계입니다. 하나의 게임 아이디어를 다양한 플랫폼과 문화권에 맞게 변형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퍼즐 게임이라도 모바일과 PC에서는 다른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이 필요하고, 동양과 서양에서는 선호하는 색상이나 상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적응 능력은 문화적 감수성과 깊은 사용자 경험 지식을 요구합니다. 지역별 성과 차이를 통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직 차원의 준비 : Automation Dashboard

개인의 역량 전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조직 차원에서도 자동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임계 도달 전 전환 타이밍 판단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런 대시보드가 필요합니다.

자동화 대시보드는 자동화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시점에 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마치 자동차의 계기판처럼,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조직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기술 성숙도 지표는 AI 도구의 성능이 인간 수준에 어느 정도 근접했는지를 측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속도나 비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품질, 창의성, 오류율, 사용자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품질 대 인간 품질 비율이 80% 이상에 도달하면 전환 계획을 활성화하는 경고신호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전환 준비도 지표는 기존 직원들이 새로운 역할로 전환할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는지를 측정합니다. 교육 이수율, 새로운 역량에 대한 평가 결과, 실제 업무에서의 적응도 등을 포함합니다. 직원 새 역량 습득률이 50% 미만이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개입 액션을 취합니다.

조직 건강도 지표는 자동화 과정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합니다. 직원 만족도, 창의성 지수, 팀 간 협업 효과성, 혁신 제안 건수 등을 모니터링합니다. 만약 이 지표들이 전년 대비 20% 이상 하락한다면, 자동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문화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경제 효과 지표는 자동화의 경제적 영향을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측정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추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 역량, 시장 적응력, 브랜드 가치 등도 함께 고려합니다. 장기 손실이 예상되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자동화는 선택의 문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동화는 기술이 사람을 이길 때가 아니라, 조직이 임계점 이후 남은 인간 역량을 어떻게 재배치할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갖추지 못했을 때 대체로 굳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본 것은 단순 해고가 아니라 Self-Displacement Paradox가 전환 설계 부재와 결합한 결과였습니다. King에서 벌어진 일은 피할 수 없는 기술 발전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닙니다. 이는 명확히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회사는 단기 비용 절감을 위해 인간 중심의 협업 모델 대신 완전 대체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과연 현명했을까요? 숙련된 직원을 잃으면서 얻은 비용 절감이, 앞으로 몇 년간 잃게 될 창의성과 혁신 역량보다 더 가치 있을까요? 우리는 아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같은 상황에 직면한 다른 조직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준비입니다. AI 도구가 임계 성능에 도달하기 전에 전환 계획을 세우고, 직원들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며, 조직 문화를 협업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업무가 자동화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AI와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대체하기 어려운 고차 스킬을 개발해야 합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누가 도구를 설계하고 그 이득을 어떻게 나누는가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King의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이것입니다. 자동화를 인간 대 기계의 제로섬 게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협력의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7. EU GDPR의 승리공식, AI에도 통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