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정철 Jul 03. 2020

미국-중국의 무역전쟁은 나쁘기만 한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미국과 중국 정부의 갈등이 사상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협상이 완성되는 가 싶더니 중국 정부가 홍콩민의 국가 분열 및 국가 전복 행위에 대해서 처벌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이에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등 전면전에 치닫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진영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사회주의 진영의 패권다툼이자, 동시에 한국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만한 거대한 서사입니다. 시카고 대학의 '스타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은 세계경제가 미국을 위시로 한 자유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으로 쪼개질 수 있다는 담대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이 부분은 나중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무역전쟁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을 소개할까 합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미중 무역 갈등이 미국 내 백인 노동자의 실직 문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중국의 전체주의적 지도체제를 세계에 알렸다는 생각입니다.  후쿠아마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의 이념대결은 자유진영이 승리하면서 끝이 났다"(역사의 종언)는 분석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석학이죠. 그는 최근에 국가의 성립과 성장을 연구하고 있는 그 가운데에서도 아시아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의 차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국의 부상이 향후 미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될 거라고 예측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등장의 배경으로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지목합니다.  값싼 노동력과 거대한 소비력을 지닌 중국을 고민 없이 자유무역 질서에 포함시킨 것은 '미국의 큰 실수'였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뒤 무역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시장분석업체 'trading economy'에 따르면 중국의  GDP는 2000년 1조 2110억 달러에서 2020년 14조 3429억달러로 10배 이상 급성장했습니다. 그 결과로 선진국에서는 고소득 일자리가 많아졌고 GDP가 증가했지만 반대급부로 저소득 일자리는 급감했습니다.

  


중국의 등장이라는 '세계화'와 미국의 저소득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최근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과 같은 꽤 높은 연봉을  보장하고 수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중후 장대 산업'들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무너져 내렸다는 설명입니다. 사라진 일자리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등 후발 주자에게 갔죠. 일자리는 중국을 거쳐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한국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에서 조선, 중화학 공업의 쇠퇴와 일자리 감소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백인 노동자'의 분노에 기댄 우익 포퓰리스트인 트럼프가 등장했습니다. 좌파 진영에서는 반대로 '버니 샌더스'라는 좌파 포퓰리스트 등장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 다 할지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완벽히 회복시킬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불공정한 무역의 룰을 공정하게 돌려놓는다는 방향성에 대해 


그렇다면 앞으로의 세계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중국은 세계를 향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보여주려고 할 것입니다. 동남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을 육해공으로 잇는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정책과 이에 따른 동중국해 영토 갈등, 홍콩과 대만에 대한 영향력 강화 등 일련의 정책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홍콩에 '국가보안법'으로 영향력을 보여줬듯 대만에도 군사력을 보여줄 가능이 높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부터 대만 무력통일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압박했죠. 지난 5월 22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평화통일 문구를 빼면서 이를 구체화했습니다.


한국에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죠. 한국은 지금까지 경제는 중국에 기대고 군사력은 미국에 기댄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제 이 두 나라 가운데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가 중국의 힘을 키우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의 성장을 유럽과 미국이 그대로 방치해 문제를 키웠던 것처럼 말이죠. 미국의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때입니다.
      


후쿠야마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중요 부분만 간략히 요약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cfSJxkni7U&t=2854s



-중국의 힘이 거대해지고 있는데요.

=후진타오 국가주석에 의해 민주적 사회로 나오려던 중국 사회는 시진핑이라는 지도자를 만나면서 그 진로가 바뀌었습니다. 후진타오와 장쩌민 주석은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집권체제라고 보면 됩니다.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하나의 정당이 지배하는 일당독재체제였지만 독재자의 출현을 막는 적절한 장치들이 있었습니다. 첫째가 임기제입니다.  지도자가 67살이 넘으면 집무실을 떠나야 했습니다. 또 국가 주석은 10년의 임기가 있어 10년마다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했죠.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들어서면서 이 같은 장치가 부서지고 전체주의적 지도체제로 가고 있다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중국의 많은 지식인들은 시진핑의 집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한 가지 순기능이 있는데 중국의 전체주의적 지도체제를 만방에 알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했을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그의 비판에 동의했습니다.  중국의 등장으로 미국의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시진핑은 지난해 초에 대만을 재합병하겠다고 선언했었는데 나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허투루 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년 후에 중국과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재편될까요?

=세계의 힘의 배분이 동쪽(아시아)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발발했지만 중국은 이를 잘 통제했습니다. 반면 미국 와 유럽 등 자유진영 국가들은 반응은 매우 느리고 부적절했죠. 이탈리아 등 몇몇 국가는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습니다. 미국은 전염병에 대비한 시스템이 이미 만들어져 있지만, 지도자의 무능력과 사회 분열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 판데믹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고 자유민주주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내셔널리즘(민족주의), 고립주의, 제노포비아(인종주의) 등 자유에 대한 공격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겁니다. 이미 필리핀과  헝가리 정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에 막강한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지도자는 앞으로 국내 정치의 문제를 분산시키기 위해 외국과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의 두번째는 파도는 어떻게 버틸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