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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적기업 불나방 Feb 06. 2024

31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는데 사회적경제는 과연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 행사를 보니 삼십 년은 더 가겠는데...



1


  "반갑습니다, 선생님.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있으시다고요? 음... 이제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도 인건비 지원, 사업개발비 지원 없습니다. 2024년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도 없어졌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갑자기 인건비 지원이 없어지면서 직원들 내보내는 회사들도 많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 관련 사업들이 사라지면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일자리를 많이 잃었지요."


  "아... 그렇군요..."


  "다른 지역에서는 사회적경제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꾸리고 궐기대회도 하던데... 여긴 조용합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어떠한 행동도 없더라고요. 별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싶어요. 지금까지의 지원으로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나 조직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모습도 전혀 없고... 저는 우리 지역만큼은 사회적경제가 망했다고 봅..."


  "......."


  "아니 이대로라면 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아, 사회적기업에 대한 꿈을 갖고 이제 해보시려고 하는데... 제가 너무 좋지 않은 이야기만 했지요... 아이고, 너무 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그만...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현실을 알게 되어서 좋습니다."


  "그럼,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사회적기업 인증 신청은 올해도 받고 있습니다. 여기 리플릿을 보시면... 인지정 요건 및 신청 절차가 나와있고... 그리고... 기존보다 혜택은 줄었지만... 지정과 인증을 받은 기업들에 대해서 판로 지원 등 간접 지원을 해준다고 했고... 법인세, 소득세, 취득세 등 세제 지원도 있을 것이고... 뭐... 그렇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것들은 여기 중간지원조직에 연락을 해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마 저보다는 그래도 기관에서 도움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관련 정보도 확실히 빠르게 접할 것이고... 정확할 것이고... 아이고,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네요. 더 궁금하신 것 있으세요?"


  "충분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적경제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군요. 음... 저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나머지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네, 물론이지요.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다 좋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저는 정리를 좀 하고 일어나려고요. 먼저 가셔도 됩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20ㅁㄴㅇㅁㄴㅇ24년부터


2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원이 줄었다는 건 뉴스로 봤는데... 우리 지역은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건가... 아닌데... 내가 얼마 전에 지인 따라 사회적경제 행사 갔을 때는 분위기 좋았는데... 호텔에서 진행하고... 1인당 한 3~4만 원은 될 것 같은 밥도 주고... 집에 돌아갈 때 선물도 큰 종이 가방에 한 개씩 챙겨주고... 돈 많은 것 같던데... 뭐가 좋지 않다는 거지. 거기 있던 사람들은 표정도 좋고 대표님~ 센터장님~ 오랜만입니다~ 하하 호호~ 하면서 성과가 잘 나왔다고 올해도 걱정 없다면서 서로 격려하고 악수하고, 사진 찍을 때 손하트에 파이팅에 엄청 분위기 좋았는데... 사람만 이렇게 생각하는 같은데... 본인은 일자리를 잃었고 나는 뭐 자본도 좀 있고 해보려고 하니까 배 아파서 그런가. 쯧쯧... 참~ 안타까운 사람이야. 본인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다 그런 건 아닌데... 망하긴 망해, 딱 보니까 본인만 망했네. 잘 나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나간다고.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는 말도 모르나. 내가 그때 가보니까 여기는 삼십 년은 더  가겠구먼, 망하긴 뭘 망해 진짜. 그리고 망하면 안 돼. 나도 덕 좀 봐야지. 다음엔 좀 힘 있는 사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만나봐야겠다. 그래야 도움이 되겠어.'






그래,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


옛말 틀린 거하나 없지.


근데... 내 생각엔...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가 부자였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아... 가난해 보이는 여기에도 부자들이 있을지도...

내 눈에만 보이지 않았을지도...



음... 그들에게는 언제나 늘 좋을 때겠지...






* '이상한 사회적기업, 이상한 사회적경제'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를 접하며 '이상한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분들은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이상한 것인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가 이상한 것인지 함께 이야기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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