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메리 에이어스 <수치 어린 눈>
나르키소스와 에코 신화에서 나르키소스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얼굴만을, 에코는 나르키소스만을 바라보고 있다. 나르시스트의 유래가 된 이 놀라운 신화는 자기애적 엄마와 그 자녀의 관계에 대한 좋은 유비가 된다.
자기애적 엄마는 자녀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에게만 집중할 뿐이다. 아이들은 엄마의 무의식까지 느낄 수 있는 존재다. 그런 아이들은 엄마의 차가운 눈길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얼어버린다. 그리고 이 경험은 안타깝게도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자기애적 엄마와의 관계에서 경험된 "나는 존재하지 않아." 라는 비존재를 경험한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경험은 수치심의 근원을 형성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들은 하나 같이 기묘하고 음침하며 참혹하다. 그가 아동기에 경험한 엄청난 아동학대의 트라우마 경험은 그의 그림에 어두운 흔적을 남겼다.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코트는 베이컨이 '엄마 얼굴에 있는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위니코트는 베이컨의 그림 속에
"그와 우리들 모두를 성나게 하는
어떤 비틀림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베이컨이
무심한 엄마에게
"보이기 위해서 고통스럽게
노력하고 있다"고 쓴다."
김건종 <마음의 여섯 얼굴>
아이는 엄마에게 자신을 보이기 위해 무척 애를 쓴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 라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그 몸부림. 그 몸부림에 대한 따스한 인정이 아이와 상처 받은 모든 이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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