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한도 초과 이탈리아 엄마들

맥주도 파는 이탈리아 학교 매점

by 로마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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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해 요즘은 키오스크, 배달 어플 통한다지만 짜장면, 치킨 모두 전화로 주문 배달만 하던 시절 난 늘 동생이 집에오길 기다릴만큼 전화 포비아.. 아니 말하는 자체의 포비아가 심했다 (물론 지금도 아니라 말 못한다, 그래서 더 글을 쓰나..;;) 한국말도 그럴지언데 심지어 이탈리아어 라니.. 다행히 언어 잘하는 남편 덕에 불편하지도 않고 잘 살아왔는데 아이들이 유치원, 학교를 다니면서는 완전히 달라지는 이야기가 됐다. 학기초 엄마들과의 대화 중 언어 포비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고 그녀들은 특유의 이탈리안 다정함으로 그야말로


‘ 노엘라.. 그대여 아무걱정하지 말아요! 이 곳은 학교예요, 아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 이 곳에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어요, 심지어 우린 대다수 이탈리아 사람이예요,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은 있을 수 없다구요!!’ 했다.


음악 참관 수업이 끝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아이들은 운동장을 향해 뛰었고 엄마들은 자연스레 벤치에 모여 앉았다

한참을 웃고 떠들던 중 누군가 ‘우리 뭐 좀 마실까?‘


맥주 파는 학교 매점을 본 적이 있는가?

이탈리아는 가능하다! (물론 학부모용)

로마에 있는 학교니까 로마법.. (반박시에도 내 말이 맞음)


맥주 몇 병 올려 진 계산대 위로 내가 말했다

Offro io (내가 살께!)


엄마들 모두 Nooooo Noella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했고

내가 배운 언어 책에는 offro io (내가 살께!) faccio io (내가 할께!) 난 이런 말만 배웠으니 내가 당연히 사겠노라 농담했더니 그녀들은 모두 하나같이 그 책 당장 갖다버리라고 했다.


이 맥주는 시칠리아 맥주이기에 시칠리아 출신 자신이 계산하는게 맞다며 그녀는 계산을 끝냈다


이탈리아 로마 초등학교에서 맥주는 마시는 학부모들

시칠리아 맥주이기에 시칠리아 출신인 자신이 사야한다는 그녀


자리로 돌아온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맥주의 병을 죄 뒤집어 들고 있는게 아닌가..

맥주에 소금 함유가 되어 있단 사실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단순 함량에 불과하다 생각했는데 찐 시칠리아니들은 이를 아주 중요시 여기며 가라앉은 맥주 바닥의 소금을 병을 뒤집어 끌어올려야한다 했다.. (맥주 속의 소금이 안 녹고 가라 앉은.. 이거 맞나;; 암튼..그렇단다)


엄마들의 대화주제는 나라불문 대부분 비슷할 듯 어김없이 진로문제등 이야기 나누고 우리 아이들은 고작 초등2년 곧 3년차 지만 고등학교는 여기 학교가 더 좋니 저기는 뭐가 더 특별하니 하다보니 특히 정보의 마당발 몇몇 엄마들에겐 오홀~ 엄지척 해주면 엄마들은 ‘나는 로마나 (로마사람) 야!! 시칠리아 쟤네랑은 달라’ 하는 아.. 이 지역감정 어쩔 ㅋㅋㅋㅋ


멀리 한국에서 온 한국인 엄마는

시칠리아 출신 엄마에게 맥주 얹어 마시고,

로마 출신 엄마에게 정보를 얻었네


하하호호 어느덧 학교 벤치에 앉아 맥주 댓병 열 병 깐 이탈리아 학부모들

오후 여섯시가 지나자 자자 어서 가서 애들 씻기고 저녁 먹이고 숙제 봐주자며 자리에서 쿨하게 일어선다


진짜 이쯤되면 낭만 한도 초과 맞다.

이런 귀엽고 사랑스런 모먼트 덕분에 나름 고충 충만한 이 타지 살이를 견뎌내는 듯, 이탈리아 초등은 동일한 반, 동일 선생님으로 5년을 함께 쭉 가니 앞으로의 남은 3년이 이제는 조금 더 설레이기도 한다.


낭만 가득 참 좋은 그녀들을 만나 참 다행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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