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Boys for Life, 2020
'나쁜 녀석들'이 너무 단순무식한 녀석들이 됐다. 원래 그렇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여러 면에서 무뎌졌다는 인상이 강하다. 몇몇 장면은 과거의 영광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말하자면, '나쁜 녀석들 포에버'는 시리즈 중 '순한 맛' 정도에 해당된다. 별생각 없이 즐기기에 무난하지만, 다음 날 어떤 식으로든 기억날 영화는 전혀 아니다.
플롯은 기초 공사가 엉망이지만, 그럭저럭 뒤로 갈수록 괜찮아진다. (물론 악당 설정은 너무나 유치하지만) 가족주의를 기반으로 단순하게 밀어붙이는 식인데, 90년대에나 유행하던 전형적인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좋게 말하면 킬링타임 무비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시대에 뒤처진 액션 영화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비주얼이다. 마이클 베이가 빠진 시리즈는 고유의 분위기를 완전히 잃었다.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고 결혼식 사회자로 카메오 출연한다)
아주 조금 더 말이 되는 웰메이드 영화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유치한 전개와 연출이 드러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마이클 베이가 빠지니 그 많은 단점과 동시에 장점도 사라졌다. 레디메이드 공산품이 된 영화에서 매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무색무취. 이 정도 하는 버디무비는 정말 많은데 올드하기까지 하다면, 차라리 '리썰 웨폰'이나 '러시 아워' 시리즈를 다시 보며 향수에 빠지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