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 Oct 29. 2022

꿈속에서 만난 천사들

어제 새벽 꿈자리에 오랜만에 첫째 고양이 영이가 나왔다. 예전에 살던 집 다락방 창가에서 지붕 위에 내려앉아 총총거리는 참새를 쫓으며 활발하고, 장난기 많은 모습의 영이. 꿈속에선 그런 모습이 일상이고 현실이었다. 그렇게 무의식 중에 지녀온 그리움이 해소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켠에는 처음 본듯한 고양이들이 밥 달라며 칭얼거리고 있었고, 예전에 돌보던 노랑이(치즈 태비), 목도리(목걸이를 하고 다니던 회색 고양이) 등 한참 보지 못해 걱정하던 고양이들도 그때처럼 날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그 애들은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아 내심 먼 곳으로 떠났으리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던 아이들이라 그렇게라도 꿈속에서 다시 만나 마음이 무척 뭉클했다. 비록 마지막 마주했던 모습보다 얼굴은 더 부어있었고 팔다리는 까맣게 되어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그들은 살아있었고, 우리는 다시 만났기에 그저 마음이 반가웠다.

 

그 짧은 순간을 온 마음으로 느끼다가 문득 눈을 뜨니, 캄캄한 새벽이었다. 그렇게 되돌아온 진짜 현실에서 그토록 행복했던 모든 것들은 사라지고, 그저 깜깜함만이 가득했다. 물밀려 오듯 사무치는 그리움과 더 잘 챙겨주지 못해 후회하고 미안한 마음만이 진하게 퍼졌다.


그래도 이렇게나 부족한 나를 잊지 않고 꿈에 나타나 줘서 고맙다고, 이 세상에 우리가 만나 교감하고 감정을 나누고 짧았지만 서로를 신뢰하며 보냈던 순간들은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고 (나즈막히) 작은 천사들이 남겨놓고 간 온기에 마음을 전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작은 쉼_몽롱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