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 "우리는 거대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학창시절에 혼자 쓰는 방 안에 있는 가구 위치를 바꿨던 적이 있어요. 침대며 서랍이며 책장 등의 위치를 매달 바꿨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이런 걸 좋아하는 걸 그때 알았죠. 이후로 대학교도 공간디자인 학부로 갔고, 다른 건 생각도 못 해본 것 같아요. 할 줄도 모르고요. 한 우물만 쭉 파고 지금도 파고 있는 거죠.
저는 아직까지 꼬집어 말할 만한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하는데 더 집중하게 되는데, 이게 옆에서 보면 되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죠. 그런데 저는 일이 재미있어서 습관화가 됐고, 그래서 일을 만들어서 하기도 해요. 하지만 흥미로운 취미가 언젠가는 발견되리라 굳게 믿고는 있어요. 그래서 이것 저것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WGNB는 월가앤브라더스(Wallga & Brothers)의 약자인데, 월가는 저와 함께 대표직을 맡으시는 소장님이 지으셨고요. WGNB를 제가 지었습니다. 월가는 月(달 월)자에 家(집 가)자를 써서 ‘달집’이라는 뜻이고 ‘달집’과 그 형제들이라는 뜻입니다. 형제들은 식구이기도 하고요. 저의 스텝들을 가리키죠.
우린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저희끼리 하는 말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라고 하거든요. 서로 벽이 없게끔 대화도 많이 하고 식사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일 얘기가 아니더라도 스스럼없이 편한 얘기를 서로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함께 새로운 걸 기획하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가죽 가방을 제작했는데요. 저희가 들고 다니려고 만들었지만 직접 만들면서 여기에도 많은 디테일이 숨어있고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는 공간에 들어가는 소품이나 가구 등을 하나씩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비즈니스로도 연결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열정 있고 욕심 많은 식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걸 해보자’라는 의미가 더 커요.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죠.
작은 공간에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 드리고 싶어요.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클라이언트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죠. 디자이너는 사람과 사물 간의 갈등을 해소시켜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해요. 제습, 방음, 방수 등 현실적인 부분을 해결하면서 미적인 디자인을 제안해드립니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보다는, 카멜레온같이 그 공간에 적합하게 맞춰질 수 있는 디자인이 생명력이 길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서도 저는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마감을 예쁘게 하는 것 이상으로, 그 곳이 그런 모습이어야 하는 이유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면 공간에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작은 공간 안에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서 드리고 싶어요.
만들어왔던 건 다 자식 같아서 모두 애착이 가요. 그래도 고마운 공간은 있어요.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나왔던 현빈 집은, 드라마 시청률이 높아져서 사람들 관심도 많아지고 저희 회사도 알려졌거든요. 커머셜 공간 같은 경우는 장사가 잘 되면 고맙고요. 또 오픈했을 때 손님들 안에 제가 섞여 있을 때가 기분이 좋아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설계를 할 수 있는 것도 고맙죠.
평소에 주변 동네 풍경이나 오래된 빌딩, 건물 등을 생각하면서 봅니다. ‘저건 저 디테일이 재밌다’, ‘이건 왜 이렇게 바꼈을까’ 하면서요. 이렇게 평소에 봐왔던 것들이 상황이 닥쳤을 때 직관적으로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덱스터 스튜디오 오피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저는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이 바로 떠올랐거든요. 그 그림을 컨셉화 시켜서 공간을 만들었죠. 이런 식으로 아이디어가 문득 떠오르고 시작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습관처럼 하는 걸 추천드려요. 그 습관이 모티브로 끌어낼 컨셉으로 발전되고, 컨셉이 공간으로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깊이를 주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사물을 관찰하는 힘이 자신만의 것이 될 때 그게 자신의 이야기로 발전된다고 생각해요.
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디자인한 의도에 맞게 시공을 하고 있는지, 또 기능에는 충실한지를 감리합니다.
날씨 때문에 힘들 때가 있어요. 내부 작업이라 태풍이나, 비, 눈 등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냉난방 시설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작업하시는 분들이 힘들어하세요. 또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견되었을 때, 기존에 디자인 했던 부분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해결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느라 정신없죠.
막상 철거를 하다 보면 저도 놓쳤던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 분도 보시고 마음이 변하시기 때문에 철거 도중에 디자인 수정 요청은 아주 많아요. 초안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면서도, 납득이 되는 부분은 변경시켜 드리죠. 현장에서는 서로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클라이언트란 어떤 존재일까?
클라이언트는 저에게 도화지를 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간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아주 고마우신 분들이죠.
금액을 합리적으로 제안해 드리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계비는 클라이언트 분들도 깎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인 것 같고요. 시공으로 들어가서 자재를 조정해서 합당한 금액을 제시 하는 편입니다. 전체 디자인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면 조금 저렴한 소재를 찾아서 제안해 드려요.
사실 일반 분들이 여러 SNS를 통해 공간을 부분적으로 변형시킨 모습을 올린 걸 보면 저도 깜짝 놀랄때가 있어요. 배우기도 하고요. 전체적인 트렌드를 아는 데 좋아요. 하지만 그런 공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마 전문가의 손길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공간의 면적이 커지거나 커머셜 공간으로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경우라면 디자이너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 클라이언트와 조금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디자인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기업과 하면 아무래도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나 방향성에 맞게, 시작점을 다르게 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Grocery Shop(식료 잡화점)은 계절감을 주기위해서 입구부터 청과, 야채, 수산, 정육 등의 순서가 정해져 있어요. 내부에 있는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한데, 이 시스템을 바꾸려면 기업 보다 많이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럴 수는 없죠. 그래서 미팅 단계부터 브랜드에 관한 스터디를 많이 하니까, 시간이 많이 소요되죠. 보고 해야 하는 것도 많아서 일의 양도 많아지고요. 그런데 반대로 개인은, 친밀하게 많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죠. 양식 없이 구두로 설명해도 무방하고요. 격의 없게 조금 더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서 좋아요.
진짜 본인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접근하는 분이 많이계세요. 모호한 대답을 하셔서 제가 결정해서 진행하면 나중에 다른 얘기가 오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알고 방향성을 가지고 저희를 만나주시면 그 방향성에 맞게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합의한 내용으로 진행이 되어야 나중에 서로의 만족도가 높더라고요. 또 요구를 할 때도, 예를 들면 '여기는 빈티지, 저기는 모던' 식으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전체적인 톤을 생각했을 때 어울리는 게 있고 아닌 것들이 있잖아요. 예쁜 색이어도 특정 가구나 사물에는 안 어울릴 수가 있는 것처럼요. 그런 부분에서 디자이너를 신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불신하시는 분들은, 눈에 보이는 과정을 많이 못 보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생각보다 많은 디자이너 분들이 숨은 곳에서 열정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서 작업 중이니 믿고 맡기셔도 좋지 않을까요?
2,500개 이상의 인테리어 기업이 모여 있는 중계 플랫폼 "인테리어 브라더스"가 직접 검수한 제품을 재고 소진 시까지 '달콤한' 가격에 판매하는 특가 플랫폼 "달콤한 자재 마켓" 쇼룸도 함께 운영 중이니 언제든지 방문해 주세요!
달콤한 자재마켓 - 합리적인 인테리어/건축 마감 자재
달콤한 자재마켓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