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인터뷰] vol2. 월간 인테리어 발행인 '박인학'
1986년, 그해에는 빙글레 이글스가 창단했고, 현대자동차에서 그랜저를 출시했고, 외국산 담배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월간 인테리어가 창간했다. 28살에 월간 인테리어를 창간한 박인학 발행인은 말한다. "저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인사이트를 듣기 위해 인테리어브라더스가 동교동 집무실을 찾았다.
잡지를 언제부터 만들었나요?
1986년이에요. 이것보다 더 늦게 태어나신 분들이 있겠죠.(웃음) 1986년에 막연하게 만들기 시작해서 이제 32년째 다다른 것 같습니다. 작년이군요 벌써. 2017년 2월이었는데, 어떤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축하한다고. 그래서 뭘 축하하냐고 그랬더니 '너희 책이 365호째다'라고 말하더라고요. 매일 한 권씩 만들어도 1년 동안 만들어야 하는 만큼 책을 만들었구나. 그렇게 한평생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잡지를 만들게 되었나요?
잡지를 시작한 동기를 물으신다면 답할 수가 없겠네요. 잡지에 대해서 이만큼만 알았더라면 아마 안 했을지도 모르죠.(웃음) 첫사랑을 만나서 무조건 사랑하는 것처럼 잘 몰랐기 때문에 잡지를 받아들이게 됐죠. 그리고 그 당시에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은 교육부라고 하지만 그때는 문교부라고 했었죠. 디자인이라는 것은 응용미술, 생활미술, 공업 미술 이런 식으로 미술과 유사한데 뭔가 다른 것 같다는 것으로써 인정을 받고 있었는데, 그중에 장식미술이라는 것이 있었고 건축미술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독자적으로 자기의 소리를 내고 그 사람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종잇장을 들고 그 사람들이 한 장소로 모일 수 있도록 작은 시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조금 거창한가요 말이?(웃음)
잡지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그건 잡지(雜誌)라는 단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잡지라는 단어의 원어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한다면, 잡지의 지는 기록할 지(誌)를 씁니다. 무엇인가 한 분야에서 기록되어야 하고 남겨야 할 것들을 남기는 것 그것이 잡지를 해야 하는 이유고 잡지의 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인테리어 시장을 지켜보셨는데, 30년 전과 지금의 인테리어 시장이 어떤 점이 다를까요?
매달 저에게는 100개 가까운 프로젝트들이 디자이너들을 통해서 많이 들어옵니다. 그것을 보면서 엄선해서 게재하죠. 그러나 30여 년 전과 지금의 차이를 굳이 양분적으로, 이분적으로 다르게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마침 여기 있네요. 이게 제가 1986년에 만든 창간호입니다.
이 표지를 보면, 지금의 카페의 모습과 차이가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그 당시의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고 지금의 것은 지금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맛있게 먹던 것, 지금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이 지금과 비교해서 음식의 종류는 다를 수 있지만, 그 맛에서 느껴지는 감동이나 만족도는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달라졌지만, 어떻게 보면 수평이동했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30년 전과 차이가 있나요?
디자이너의 변화를 생각하자면 이런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몇몇 분들에게 편중되어있는 그런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라고 이름을 거명하긴 어렵겠지만요. 물론, 1세대 분들부터 쭉 봤을 때, 그 폭이 굉장히 좁았다면 지금은 춘추전국시대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죠. 디자인 회사의 모습을 보더라도 옛날에는 300명 이상 되는 회사도 있었고,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큰 회사를 만들까를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은 대게 디자이너들이 10명에서 2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그렇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에 자기 색깔을 담고 그렇지 않은 것을 걷어내고 싶어하는 그런 욕심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인테리어는 작품이 아니라 작업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작품과 작업에 대한 차이를 말씀드리자면, 저희 세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미술 아니면 건축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쪽 분야로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게 됐죠. 하지만 서양에서는 작품을 말할 때 woks라는 단어를 쓰죠. works는 fine art 즉, 순수 예술의 세계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작업이라는 것은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과물을 중시하는 것보다 그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작업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클라이언트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과 이어지는 맥락인 것 같아요.
네. 작품과 작업의 차이에 이어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디자인에는 세 가지의 사람이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디자이너, 유저입니다. 저는 그것을 of client, by designer, for user라는 말을 씁니다. 클라이언트는 분명한 소유자이며 일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일을 받아서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은 디자이너입니다. 결국, 디자이너는 대행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둘이 만족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그것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사람, 최종 사용자를 얼마나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평소 바른, 다른, 고른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는데요, 설명해주신다면요?
먼저 바른 디자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어떤 면에서 지금 디자인계는 급진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디자인은 특히 상업 공간을 위해서 잘못된 디자인이 행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일을 심하게 얘기하면 거부할 수도 있고, 사회를 위해서 바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다른 디자인에 대해서 말하자면, 누구나 다른 거 좋아합니다. 제가 간간이 프로젝트를 하는데요. 참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좀 없는 거 없어요?"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없는 거야 없죠. 어떻게 없는 게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죠. 사람들은 항상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동소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거의 다 비슷한데 조금 다른 것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이죠.
마지막으로, 고른 디자인은 무슨 뜻인가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아직도 가진 자, 돈을 갖고, 힘을 갖고, 모든 것을 가진 자를 위해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동네의 복덕방, 페인트 가게를 봐도 인테리어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크게 써 붙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전문적인 디자이너들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지금 평당 단가가 얼마 이런 것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을 위해서 고르게 그 디자인이라는 것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시장을 넓히고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서울의 변화되는 도시의 이미지를 보고 성형 도시라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또 서울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고도 모델하우스 같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건 살기에 편하고 좋은 게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고 사진발만 좋은 그런 공간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그릇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릇의 가치는 그릇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워진 무 속에 가치가 있다. 그 무로부터 쓰임을 낳고, 그것이 이로움을 준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그릇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쓰임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죠.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이 있습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죠. 아름답지만 그것이 지나쳐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딱딱하게 기능만 찾아서도 안 되고, 얼마나 잘 조화해서 만들 수 있느냐,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만큼 발전을 시켰으니 이제는 다지는 것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죠.
마지막으로 월간 인테리어 발행인으로서의 각오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잡지 하는 사람은 그런 얘기를 합니다. 제가 30여 년 했는데, 지금까지 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게 뭐냐고 물으면 제가 항상 하는 애기가 있습니다. "다음 호입니다."(웃음) 다음 호 잘 만들어야죠. 책을 봐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해서 책을 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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