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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Aug 29. 2024

머리를 씀

머리를 쓰는 것은 의식적인 것인가 비의식적인 것인가.

(무의식과는 다름)

사리에 맞게 좋은 판단을 하기 위한

'머리를 씀'은

되도록 의식적 노력으로 습관이 되어

비의식화 되면 좋다.

그래서 무릎을 치면 반사신경으로 인해

다리가 탁 하고 올라오듯

중요한 순간에 번뜩이듯 머리가

확 돌아갔으면 좋겠다.

아.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


머리쓴다 vs 머리를 쓴다.

목적격 조사 '를'의 유무로

저 대동소이해 보이는 두 문장은

부정적 의미와 제법 긍정적 의미의 뜻으로

미묘하게 나뉜다.

'자식 머리쓰고 앉아있네' '너 머리쓰지 마'

(머리 굴린다는 뜻)

'머리를 써라' '머리를 써서 해결하다'

(잘 생각하다라는 뜻)

그래서 우리는 머리쓰는 인간이 아닌

머리를 쓰는 인간이 되어야 할 듯 하다.


한국어 조사 용례의 '디테일'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의미의 차이. 재밌다.


또 하나. 위 문장의 영단어'디테일'은

자세함, 세부사항이란 뜻이지만

단어를 분리해서 보면 de-tail

즉 '꼬리를 자르다'라는

뜻으로 간결하게 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어찌 '세부사항'이란

반대적인 의미로 '의미전환'이 되었는가.


사실 이는 의미전환이 아닌 '의미발전' 혹은

'의미확대'로 볼 수 있다.

필요없는 늘어지는 꼬리를

애써 잘라서 정수를 남기는

'세심함' 의 의미로 발전된 것일 듯.


언어의 세계는 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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