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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유준 Jun 25. 2017

빛과 그림자. 그 사이에 있는 진실.

빛과 싸워 이기는 법

사진을 나누는 방법은 참 다양합니다.


흔히 장르로 많이 구분을 하게 되죠.

인물, 풍경, 접사, 야경, 정물 뭐 기타 등등


장비를 구입할 때에도 본인의 취향에 따라 구분을 지어 구매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사를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망원 렌즈를 구매할 이유가 없고,

풍경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링 라이트를 구매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아! 물론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틀린 말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언급한 내용은 일반적인 상황에서이죠.




인물이 됐건, 풍경이 됐건, 접사가 됐건

그 어떤 렌즈를 구매했던 간에

혹은, 그 어떤 장르를 선호하던지

누구나 한 번쯤은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바로 '흑백사진'입니다.




자, 흑백사진에 빠지는 몇 가지 과정을 되짚어보겠습니다.


1. 흑백만이 주는 감성

2. 흑백만이 주는 유니크함

3. 흑백만이 주는 빈티지함

4. 흑백만이 주는 강렬함

5. 흑백만이 주는 몰입도


뭐 적으려 하면 얼마든지 적을 수 있겠네요.


또 하나 재미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흑백만이 주는 보정의 편리함'


핀이 조금 안 맞아도, 핸드블러가 일어나도, 노출이 조금 안 맞아도, 심도가 조금 어색해도

흑백으로 보정하면 아주 편리하게 분위기 있는 사진으로 보정이 됩니다.

(직접 해보시면 무슨 이야기인지 아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흑백'의 마법은 이것이 아닙니다.


빛이 피사체에 반사되어 렌즈를 통해 들어와 담아내는 것이 사진입니다.

빛이 없다면 색을 보지 못하고, 담아낼 수도 없겠죠.


또한, 빛이 있기 때문에 그 이면에는 그림자라는 것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빛'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 세상 모든 사진의 근본이 되는 것이 빛입니다.

빛이 없으면 색도 없고, 반사도 없으며, 사진을 촬영할 방법조차 없겠죠.

때문에 사진은 '빛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자주 인용됩니다.


사진을 뜻하는 'Photograph'라는 말의 어원 자체가 '빛을 그리다'라는 뜻이니

사진에 있어서의 '빛'이란 김치찌개의 돼지고기 같은 존재죠.




빛과 그림자를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좋은 사진을 찍는 좋은 습관 몇 가지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익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될까요?


사진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 다들 아시죠?

1. 많이 찍어라.

2. 많이 봐라.

3. 많이 보여줘라.


1, 2번은 어디서나 흔하게 들어보셨을 것이고

3번은 제가 많이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자~ 이야기가 삼천포로 흐르기 전에 다시...


사진을 많이 찍고, 많이 봐야 하는데

그저 생각 없이 셔터질, 생각 없이 눈으로 쓰윽~ 지나치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빛과 싸우는 법을 익히려면 생각을 하면서 찍고, 생각을 하면서 보세요.


기초 단계에서 생각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 찍을 때 생각할 점

A. 빛이 어디에서 오고 있는가?

B. 빛의 양은 얼만큼인가?

C. 빛의 양과 방향에 따른 그림자는 어떻게 질까?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서 찍는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진이 됩니다.

사진을 배우면서 순광, 역광, 측광, 사광 등의 용어를 많이 접해보셨을 텐데요.

단순히 그런 것이 있다! 하고 넘어가는 것과

그것들을 생각하면서 촬영하는 것은 내공 향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더 깊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그렇죠?




- 보면서 생각할 점

A. 빛은 어디에서 왔는가?

B. 빛의 양이 이 정도라면 환경을 어떠했을까?

C. 빛의 방향과 그림자의 방향으로 봐서 촬영 당시 시간은 몇 시였을까?


사진을 감상하는 법도 차차 이야기해 드릴 예정입니다만

기초적인 단계에서는 빛을 '읽는'방법 먼저 익히시면 좋습니다.


그 이후 사진을 보게 되면

이 사진을 촬영 한 사람은

1. 왜 이 시간에

2. 이런 모습을

3. 이런 계절에

4. 이런 세팅값으로

5. 이런 기법을 통해

6. 이런 구도로 찍었을까?

를 이해하게 되거든요.




다시 흑백사진 이야기로 돌아가서 덧붙이겠습니다.


사진의 구도, 느낌, 세팅값, 기법 뭐 이 딴 거 다 생각하지 말고

빛과 그림자만 생각합시다.


흑백사진은 오로지 빛과 그림자만으로 이루어진 사진입니다.


어느 방향에서 빛이 왔고, 어느 방향으로 그림자가 졌으며

빛의 양은 어느 정도이니 그림자의 양은 어느 정도가 되고

빛의 성질이 이러하니까 그림자의 성질이 이러하다.


딱! 요것만 생각하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 같이 사진을 보는 법 '기초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을 설명했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그렇다면 '좋은 사진을 보는 법'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면서 눈으로만 보고 가지 마시고

'이 사람은 빛을 이렇게 읽었고, 이렇게 이해했으며, 이렇게 응용했구나'

를 먼저 생각해보시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흑백 사진 많이 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단, 눈으로만 보지 마시고 촬영자의 생각을 읽어보려 해보세요.


사진이 어려운 이유는요.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찍은 사람만이 알고 있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적어도

찍은 사람은 그 '무언가'를 본인 스스로는 잘 알고 있어야겠죠.


그걸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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