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친화력은 큰 힘이 된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수백 명의 취재원을 만난다. 그중에 본인과 잘 맞는 취재원이 있는 반면 잘 안 맞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에피소드다. 삼성과 LG를 취재하는 A기자는 삼성 홍보팀과 관계가 좋은 반면 LG 홍보팀과는 캐미가 잘 안 맞았다. 이 때문에 삼성 쪽 취재를 많이 했다. A기자 후임으로 온 B기자는 반면 LG 홍보팀과 가까웠다. 자연스럽게 기사는 LG 관련이 많았다. ‘설마 이럴까?’ 싶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기자와 홍보와의 관계는 어쩔 수 없이 인간관계다. 업무적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잘 통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다.
근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무던하게 친화력이 있어야 한다. 취재를 하다 보면 잘 안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고 취재처를 무시하거나 취재를 안 할 수 없다. C회사와 관계가 안 좋다고 다른 기자에게 맡길 수는 없다. 회사에서는 그 영역(출입처)을 담당 기자에게 맡긴 것이고 기자는 그 영역을 책임지고 취재해야 한다.
'막내(신입) 기자'도 고참과 마찬가지로 회사를 대표해서 취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이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관리를 하지 못하면 모든 책임은 그 기자가 져야 한다. 일례로 ‘낙종’이다. 언론사 입장에서 가장 한심한 기자는 낙종을 했는데도 낙종 이유조차 확인하지 않고 무던하게 있는 경우다. 출입처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한다.
만약 유통 담당 기자의 경우 신생 스타트업이 등장하면 선배로부터 받은 출입처에 연락처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뚫어야 한다. 홍보팀에서 연락이 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취해야 한다. 업계 홍보담당자끼리는 연락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 그들에게 묻거나,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 직접 찾아가서라도 홍보팀과 접촉해서 관리해야 한다. 그게 기자의 역할이다. 그래야 낙종을 하더라도 팩트가 무엇인지 보고할 수 있고 후속기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줄줄이 낙종을 면할 수 없다.
기자 별로 차이는 크지만 산업부 기자의 경우 많게는 많게는 100곳 이상의 출입처를 관리한다. 물론 시장 선두업체는 10곳 정도이고 나머지는 후발주자, 중소기업 등이다. 하루에 두 곳만 만난다고 해도 1년이 빠듯하다. 편하게 취재를 하려면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하더라도 확실히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어느 정도의 친밀감을 형성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때론 술도 사달라고 하고, 때론 기사를 위한 무리한 부탁도 편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