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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May 20. 2017

2017년의 너와 나, 이곳

우리들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에 화상통화연결을 통해 출연한 알랭드보통 작가에게

한국인들이 행복해 보이는가? 라고 묻자

그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그게 나쁜 건 아니라고

적어도 한국인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인정하고,

또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미국인들은 행복하지 않으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데

그게 더 문제라고 (ㅋㅋㅋ)

한국인들은 잘하고 있는 거라고 말했다.


이상하게도 눈물이 날 뻔했다.  

뭐 그냥 듣기 좋은 말을 해준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근래 들은 어떤 말보다도 위로가 되는 희망적인 말이었다.


그래, 우리들은 지금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불행에서 벗어나려고.

우린 함께 울었고 분노했고 기도했고 촛불을 들었고 목소리를 냈다.

가만히 불행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어떻게든 벗어나려 몸부림 쳤다.

포기하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와 희망, 그게 이미 여러번 무너졌더라도

불행에서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누군가 알아줄 때,  

벗어나기 위해 함께 걷고 있는 이들이 존재함을 깨닫게 될 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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