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 is a game of failure. Even the best players fail about 65% of the time.」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그 가운데 왼손 투수로 통산 최다인 363승을 거둔 워렌 스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다.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최고 타율은 타이 콥의 0.366. 즉, 거꾸로 약 0.63%는 실패(범타 등으로 아웃)했다는 의미다.
이것은 투수 역시 다르지 않다. 워렌 스판도 363승을 거뒀지만 245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고작 0.597. 최고의 타자도, 최고의 투수도,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게 야구다.
최고의 타자가 65%나 실패한다는 것은 투수에게는 성공의 열쇠가 된다. 타자를 상대로 아웃을 잡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삼진, 땅볼 아웃, 뜬공 아웃 등등. 그런 아웃을 잡아내기 위해,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이다.
유인구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지만,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지 않으면 볼이 된다.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에서 볼이 늘어날수록 투수는 불리해진다. 거꾸로 스트라이크가 늘어나면 투수가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그런 점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는 매우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의 대명사인 놀란 라이언은 초구 스트라이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구는 다른 투구보다 좋은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타자는 특정의 방향과 구종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공이 오지 않으면 타자는 스트라이크를 지켜본다."
스트라이크 존에 꽉 찬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초구만 그런 것은 아니다. 타자가 친다고 해도 모두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타자도 65%는 실패한다. 훌륭하지 않은 타자는 더 높은 비율로 실패하며, 이것은 투수의 생명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