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년처럼 더위를 피해 해수욕장이나 계곡으로 피서를 가고 싶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를 '집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초보전원러인 저희 집에는 마당이 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정원에 수영장을 펴거나 데크에 분수 매트를 펴면, 그래도 어느 정도 더위를 식힐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물놀이를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갑니다.
아무래도 전원주택에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이런 마당에 수영장을 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원주택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여름은 그다지 좋은 계절은 아닙니다. 장마 이후에 쏟아지는 태양은 우리를 지치게 하지만, 잡초들에게는 생명수와 같나 봅니다. 정말 '역대급'으로 잡초들이 마당을 점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정원을 만들었을 때는 골프장에서나 보던, 그런 아름다운 잔디를 가꾸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조금만 잡초가 보여도 바로 쪼그려 앉아서 잡초를 뽑아줬습니다. 첫 해에는 여름이 거의 지나고 입주했기 때문에 잡초와의 전쟁이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습니다. 주말마다 뽑아주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봄이 되자, 하나둘씩 고개를 내미는 잡초를 보고 있자니, 무서워졌습니다. 토끼풀과 크로바가 정원을 완전히 장악할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쿠팡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정말, 전원주택에 살면서 쿠팡이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쿠팡에 없는 게 없으니... 굳이 철물점 같은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정말 '엄지 척'입니다.
처음에는 제초제를 생각했습니다. 봄이 시작되면서 풀들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으니, 제초제를 뿌려서 잡초를 싹 죽인 다음 잔디를 관리해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쿠팡 검색과 네이버 검색을 통해 '풀캅X'라는 친환경 제초제를 찾았습니다. 잔디와 나무에는 피해가 없으면서 잡초들만 싹 죽여준다는 정말 기적의 제초제였습니다.
다소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잡초만 싹 죽여준다면... 이틀 만에 배송이 온 풀캅X.. 물뿌리개에 넣고 기대하며 잡초들에게 뿌렸습니다. 저의 정원이 꽤 좁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20리터 말통 하나로 부족하더군요. 효과를 살펴본 뒤에 더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효과는 상당했습니다. 2~3일이 지나자 풀캅X를 뿌린 곳의 잡초들이 시들시들해지면서 죽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잡초와의 전쟁이 끝나는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풀캅X의 효과는 1달을 채 가지 못했습니다. 잡초들이 죽었던 그 자리에서, 바로 또 다른 잡초들이 올라왔습니다. 또 풀캅스를 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러다 보면 끝이 없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도 부담스러웠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역시 쿠팡을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선채로 잡초를 뽑을 수 있다는 신박한 도구가 있더군요. 잡초에 대고 밟은 다음 뽑아주기만 하면 되는 아주 '신박한' 도구였습니다. 바로 주문 '고고' 했습니다.
쿠팡은 역시 쿠팡... 이틀 만에 또 도착한 잡초 제거기. 이제 성능을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잡체에 대고 발로 밟은 다음, 살짝 들어주니 바로 잡초가 뽑혔습니다. 쪼그려 앉아서 뽑는 것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이번엔 정말 쓸만한 아이템을 찾았다고 생각했죠.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이 잡초 제거기로 쏠쏠하게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오니 잡초 제거기로는 손쓸 수 없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잡초는 물론 잔디까지 엄청나게 쑥쑥 자랍니다. 정말 2~3일 만에 발목까지 자라는 잡초를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오더라고요.
제가 매일 정원을 돌보는 농부라면 모를까... 아침에 회사도 가야 하고, 가끔 저녁 미팅도 있고 하니... 사실 정원을 돌볼 시간은 평일에 하루 이틀 정도, 대부분은 주말입니다. 주말에 어디라도 다녀오면, 정말 정글처럼 무성한 정원을 보게 됩니다.
잡초 제거기로는 답이 안 나와서 서서 자를 수 있는 정원 가위도 구매해봤는데, 이것도 금방 망가져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젠 정말 최후의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마지막 방법은 역시 예초기겠죠. 군대에 있을 때 기름 넣고 '덜덜 덜덜'하면서 돌아가던 예초기가 생각났습니다. 넷플릭스를 강타한 영화 '스위트홈'에도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비원님이 나오죠.
처음 이사 왔을 때, 이 정도 정원에 예초기가 필요하겠나 싶은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년 만에 예초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잡초 때문에요...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시는 분들, 그냥 예초기 사세요. 가위나 뭐 이런 걸로 답 안 나옵니다. 다음 편 예초기 구매기와 사용기를 통해 쓸만한 예초기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