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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광 Jan 11. 2024

1. 초등학교 4학년이 정석을?




안녕하세요. D.LAB이 세운 학교 Way Maker School(이하, WMS)의 파운더이자 교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송영광)이라고 합니다.

WMS은 기독교 혁신 IT 대안학교입니다. 대부분의 기독교 대안학교는 인문학 중심의 학교입니다. 그러나 WMS는 인문학과 테크놀러지가 융합된 커리큘럼을 운영합니다. 

한국 교육의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취지로 WMS를 시작한 지 3년이 마무리 되는 시점입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남은 여정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WMS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에 대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14년간 IT업계에서 있으면서 삐삐(페이저)와 CDMA 휴대폰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했습니다. 마지막에 개발 제품은 삼성 갤럭시노트2 중국향으로 기억합니다. 


2007년에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소개되고 당시 한국을 먹여 살리던 휴대폰의 세계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휴대폰의 구성 요소 중 손에 만져지는 딱딱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을 하드웨어 엔지니어, LCD 화면 속의 이미지나 글자와 같이 쉽게 바뀌는 것을 소프트하다고 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합니다. 


삐삐를 만들 때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한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명이면 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CDMA 핸드폰을 만들 때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10~15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5~20명이면 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개발할 때는 하드웨어 엔지니어의 수는 10~15명으로 기존과 비슷했으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수는 50~1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11년 정도부터는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당시 기업 현장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신입사원을 안 뽑거나 매우 소수만 채용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신입사원을 엄청나게 채용했습니다. 


이런 현장을 목격한 사람으로서 우리 자녀들이 소프트웨어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


2014년에 창업을 하고 정말 우연한 계기로 소프트웨어 교육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로서 교육은 국어, 영어, 수학만 생각하던 시절에 코딩 교육은 정말 새로운 교육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한 데에는 IT기업의 현장에서 세상의 변화를 목도한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육 캠퍼스는 분당 판교에 있었지만, 서초, 압구정, 수지, 경주, 강원도에서 학부모가 아이를 태우고 토요일에 교육받기 위해 판교 캠퍼스로 왔습니다. 특별히 서초에서 오던 학생의 어머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는데, 이제 부터 수학 정석을 풀기 시작해야한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확인해 보니 전국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분당과 강남의 학생 10명 중 3~7명은 중1~2때 정석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는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고 정성적으로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재학생의 40%정도가 서울대를 가는 영재고를 가기 위해서 였습니다.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 저는 매우 놀랐습니다. 우리 때에는 고등학생도 정석을 모두 때는 경우가 흔치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이 때 부터 뭔가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정석을 풀거나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방향성이 시대에 맞는지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것인지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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