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 사업을 할 때 어떤 방향으로 교육을 할 것인지 정해야 했습니다. 실은 소프트웨어 교육은 깊이 들어가면 수학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기존 학원에서 국, 영, 수 가르치듯이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면 우리나라 아이들이 곧 소프트웨어를 잘하게 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한국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우리만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1위가 '공무원'이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사회의 흐름을 보았을 때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창직하거나 창업을 해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명백해 보였습니다.
2012년 국제 학업 능력 평가 테스트에서 OECD 회원국 중 한국은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신문기사에 나오지 않는 등수가 있었습니다. 내적 동기 58위, 도구적 동기 62위, 자아 효능감 62위...
한국의 학생들은 똑똑하고 지식이 많으나, 좋은 지능과 많은 지식을 사용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는 의식'이 매우 부족한 것입니다. 그러니 취업이 안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또 시험을 치는 길 - 공무원, 고시, 자격증-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회는 공무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공무원이 되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점점 삶의 정답이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야 하는 시대에 한국 교육의 결과는 시대의 요청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했습니다.
그래서 교육의 방향을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창업가 경험'이라는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코딩을 배워서 시험 치는 방향보다 아이들이 사람과 사회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고 창조하는 방향으로 잡은 것입니다.
먼저 교육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는 이런 교육이 안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새로운 교육을 시작하니 학생의 30%가 토요일에 차를 타고 30분, 1시간, 4시간 거리를 올 정도로 유명한 교육이 되었습니다.
보편교육으로서의 코딩 교육이라는 새로운 문을 한국에서 열었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무리 창조적인 코딩 교육을 좋아한다 해도 학생이 중학교 2학년 1학기가 되면, '이제는 우리 아이가 국, 영, 수'를 해야 해서요'. 라며 D.LAB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입시라는 벽'은 엄청나게 높고 두터웠습니다. 그때 학교에 대한 마음이 싹텄습니다.
'학교, 학교를 세워야 한다. 일주일에 두 시간 오는 학원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 학교를 세워야 변화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