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의사 결정이 빠른 학교의 필요성
“지식 정보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단편적 지식의 습득보다 학습한 내용을 삶의 맥락에서 적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 중요”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교육 방향이 아닙니다. 21년 11월 24일에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핵심 내용 중 하나입니다.
시대의 필요에 따라 인재의 조건은 변합니다. 그리고 바뀐 인재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교육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공부 열심히 -> 좋은 대학 -> 좋은 직장 -> 60년 정년 보장 -> 구입한 부동산으로 은퇴 생활이라는 인생의 성공 공식은 70년대 학번부터 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세대는 자본이 있고 물건을 만들면 언제까지 몇 개를 팔 수 있겠다고 예측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녀의 시대는 당장 5년 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
2014년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발표를 했습니다. 2018년에 중학교에서 34시간 의무화, 2019년 초등학교에서 17시간 의무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교육이 아직 정착되지도 않은 2023년에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주는 AI가 나왔습니다.
관료조직이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감사하게도 교육부에서는 22년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며 변화된 사회에 맞는 교육안을 발표해 주었습니다.
학생의 '주도성' 강화, 각 학생의 다양한 강점을 지원하는 '고교 학점제', '삶과 연계된 교육', 기초 소양으로 '디지털 소양' 추가 등 미래 사회에 맞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을 잘 잡아 주었습니다.
많은 교육자 분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개정 교육 과정을 설계해 주신 교육부 관계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새로운 교육이 현장에서 실행되기 위해서는 대입 평가 체계가 개정 교육 과정에 맞춰져야 합니다.
많은 교육 전문가분이 개정 교육과정이 재대로 동작하려면 수능과 내신이 절대평가로 변경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내신이 상대평가로 유지된다면 대부분의 학생은 내신 성적을 위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교과를 선택할 것이고, 이는 ‘고교 학점제’라는 원래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23년 10월 10일 내놓은 개정 입시 방안은 기존 체제에 약간의 변화만 주었습니다.
수능은 여전히 상대평가이고 대입 40% 비율은 유지합니다.
내신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변화하여 정성적인 교육 활동의 영역을 좀 더 넓혀 주었지만 여전히 상대평가를 유지해 개정 교육 과정의 핵심 목표인 ‘교육 학점제’가 동작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
미래 역량에 아이를 맞추면 대학 가기 어렵고, 입시 교육에 맞추면 미래에서 원하는 인재의 역량을 갖추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어야 하는 것일까요?
교육과 입시의 디커플링은 언제쯤 완화될 수 있을까요?
정치적인 이슈와 일부 교육자의 밥그릇 싸움에 왜 우리 자녀들이 볼모로 잡혀야 하는 것인가요?
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없다고 난리인데, 미국 대학의 컴퓨터 공학과의 정원이 600명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25명밖에 증가하지 못하는 걸일까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대안 중 하나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혁신을 스타트업이 하듯이, 스타트업과 같은 가볍고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대안적 교육 기관이 필요합니다.
D.LAB은 제도권 교육 안에서 Way Maker School은 제도권 교육 밖에서 하고 있습니다.
창조적 변화를 위해선 지식과 전문성 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