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은 없어질까요?
컴퓨터와 인터넷이 모든 사람의 주머니 안에 들어왔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요. 우리는 맛있는 점심을 위해, 세미나 행사장에 찾아갈 때, 다 쓴 세제를 구입할 때 손안에 있는 작은 컴퓨터를 이용합니다.
컴퓨터를 이용하면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사람과 기업은 엄청난 재무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 된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과 기업이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고 싶어 합니다. 문제는 컴퓨터가 머리가 나빠 아직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거죠. 따라서 똑똑한 인간이 어려운 컴퓨터 말을 배워 컴퓨터 언어로 직접 작업 지시서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코딩입니다.
근데 컴퓨터의 뇌 구조는 사람의 뇌 구조와 매우 다릅니다. 사람은 3 X 100을 하면 곱셈을 해서 바로 300이 나오지만, 컴퓨터에게 3 X 100을 하라고 하면 3을 100번 더합니다. 컴퓨터의 뇌는 곱셈을 할 줄 모르거든요.
그래서 컴퓨터 언어는 사람의 언어와 매우 다릅니다. 배우기가 어렵고, 배우기가 어려우니 코딩을 잘하는 사람의 연봉이 엄청나게 높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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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컴퓨터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바둑도 잘 두고, 글도 잘 쓰고, 이제는 대화도 합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컴퓨터에게 일을 시킬 때 사람의 언어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언어로 작업 지시서를 작성하지 않고, 사람의 언어인 한글과 영어로 작성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아래의 영상은 인간의 언어로 작성된 앱 기획서를 컴퓨터가 읽고 앱의 화면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영상입니다.
또 아래 영상은 간단한 스케치를 그리고 동작 설명을 적으면 컴퓨터가 간단한 앱을 만들어 주는 영상입니다. 놀랍지요? 그러면 이제 더 이상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될까요? 몇 가지 예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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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그림도 그립니다. 몇 마디 적으면 그림을 그려줍니다.
아래 그림은 'Bentley Azure, year 2008, car in motion, blue car, creme interior, wood inlay, convertible, shot from behind with open top, driver visible from behind, one hand on steering wheel with driving glove, cruising background, sunny boulevard in Miami with palm trees, clear blue skies, beautiful light, beautiful shading, shot on Nikon D7500 with lens Nikkor Z 24-70mm f/2.8 S, 8K --ar 16:9 --stylize 1000 --v 5 - '라고 적으니 그려준 그림입니다.
그럼 누구나 이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근데 같은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그려도 저희 디자이너가 저보다 더 잘 그립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그림을 볼 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배경에서 주제가 선명해지는지, 그림의 밝기를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보기에 좋을지, 무슨 색상을 추가할 때 좀 더 활기찬 느낌이 들지를 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거지요.
둘째, 전문용어를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저희 디자이너는 '니콘 Z 24-70mm 렌즈를 장착한, 니콘 D7500 카메라의 F/2.8 S 세팅으로 찍은 사진'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니콘 D7500 카메라가 다른 카메라와 어떻게 다른지, 니콘 Z 24-70mm 렌즈가 다른 렌즈에는 없는 어떤 색감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실은 그런 렌즈가 있는지조차도 모릅니다.
언어를 알아야 개념이 있고 개념이 있어야 일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데, 전문 용어를 모르니 일을 제대로 시킬 수 없는 거지요. 코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누구나 컴퓨터에게 일을 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컴퓨터가 만들어 온 결과물을 평가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지시를 하려면 전문 용어를 알아야 하고, 기본 개념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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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그 결과를 볼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나왔다고 사진사라는 직업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사진사가 되었습니다. 없어진 것은 필름과 필름을 인화하는 복잡한 작업이지요.
모든 사람이 사진사가 되면서 렌즈 밝기와 조리개 및 노출 대한 지식, 사진을 연출하는 방법, 어떻게 구도를 잡아야 다리가 길게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과 스킬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인공지능을 통해 컴퓨터에게 일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개발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필름과 필름을 인화하는 복잡한 과정이 사라졌듯이, 세부적인 코드를 작성하는 작업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게 일을 잘 시키려면 API가 무엇인지? 프레임웍과 그 구조는 어떻한지?, 픽셀과 메모리에 대한 개념 및 컴퓨터 작업 지시서인 소트프웨어의 구조에 대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배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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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코딩을 통해 창출하려는 '가치'가 목적이죠.
3년 전만 해도 40~50대 분들이 코딩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배우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늦은 나이에 코딩을 배워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쳇GPT가 나오고 저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앱에서 중요한 것은 코드 보다 데이터입니다.
근데 어떤 데이터가 중요한지는, 특정 도메인(심리학, 와인, 헬스 등)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40~50대 분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좋은 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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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만 해도 방송국을 세우는 것은 수십억의 자본과 전문가가 있어야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 달 알바를 하면 누구나 방송국을 세웁니다.
앱과 웹을 만드는 것은 수년간의 전문적인 지적 훈련을 받아야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한 달, 아니 일주일만 배우면 누구나 앱과 웹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것입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무엇이냐?'라는 개념은 완전히 바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