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그리고 한밤
간밤에 2013년도 다이어리를 집어들었다.
그속엔 이렇게 뜨겁게 살 수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불태우며 사는 28살의 내가 있었다.
치열하게 일하고ㅡ삽질반 적중반, 인정투쟁에 불타고
일주일에 4일을 술먹고
그러면서 읽고 쓰고 울고 웃는.
너무 기특해서, 참 열심히 살았네 해줬다.
더 냉소적이 된다고 해서 더 잘 사는것이 아니고
더 좋아한다고 해서 더 손해보는것이 아님을
깨달은 그시절 나에게,
사랑없이 사느니 차라리 고독하게 사는게
낫단 것을 알아버린 그때의 나에게
지금의 나는 한 수 배웠다.
또 잔뜩 적힌 하고싶은것들과 그 위로 그어진 X표들을
보며, 머뭇대지말고 핑계대지말고 더 많은것들에
나를 데려다놓으리라 서른일곱의 나는 생각했다.
다이어리를 적기 시작한 이래
나의 주제는 언제나 운명과 사랑이었다.
세상살이 늘 곡예 같아도
부서질지라도 후회할지라도
뜨겁게 타서 재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