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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iam Feb 14. 2018

몸과 마음의 해독 효과,  티톡스(Teatox)

티(Tea) 소믈리에 조은정

뉴스와 신문기사, 사람들의 대화 속에 늘 빠지지 않는 극심한 사회적 이슈가 미세먼지다.  마스크는 물론 손 세정제, 구강 청결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공기청정기도 사계절 필수품이 되었다. 사람들은 점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환기조차 시키지 못한 채 닫힌 문을 재점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그들은 만남과 소통을 위해 마스크로 코와 입을 막고 밖으로 나간다. 그런 요즘, 인체에 축적된 독소를 빼는 ‘티톡스(Teatox)’가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다. ‘티톡스(teatox)’는 차(tea)와 해독(detox)의 합성어로 차를 마시며 천천히 몸의 독소를 배출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2500년경 의약과 농업의 창시자인 중국 황제 신농에 의해 차는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는 산과 들의 온갖 식물을 직접 맛보며 인간에게 이로운 식량과 약초를 찾아다니던 중 독초를 먹고 중독이 되어 병을 앓게 된다. 그런데 하루는 물을 끓이기 위해 준비해둔 솥 위로 이름 모를 식물의 잎이 몇 장 떨어졌다. 그는 잎이 우려진 물이 무척이나 향기로워 마시게 되었는데 그 후 몸 안의 온갖 독이 해독되어 기적적으로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 이후로 신농은 사람들에게 이 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가르쳤는데 이것이 바로 차나무였다.

 

   

차(茶)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차나무로부터 채엽한 찻잎을 산화와 발효 등의 가공 과정의 차이에 따라 백차, 녹차, 황차, 청차(우롱차), 홍차, 흑차(보이차) 6대 다류로 분류된다. 그중에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홍차와 녹차에는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배출해주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 성분이 풍부하여 요즘 같은 날씨에 큰 도움을 준다. ‘카테킨’은 납, 카드뮴, 수은 등의 노폐물과 독소 배출을 촉진하고, 노화 억제, 각종 성인병과 암 예방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플라보놀(Flavonol)'이라는 항산화 성분 역시 입냄새 제거와 소취 작용, 충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또 꽃잎, 허브, 곡식, 한약재와 같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대용차’도 인기다. 주변 나이 드신 분들을 통해 다들 한 번쯤 들어보았을 차들이 대표적인데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것이 없다더니 정말 그만한 약도 없다. 사포닌 성분이 함유된 도라지차는 폐를 건강하게 하고, 편도 염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어 인후통, 기관지 보호에 좋다. 카페 차 메뉴로 빠지지 않고 있는 생강차는 칼칼하고 아픈 목을 진정시켜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비타민 C, 구연산, 사포닌, 탄닌, 사과산이 풍부한 모과차 역시 항산화 작용을 통해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폐와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주어 감기, 천식 등의 기관지 질환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카페나 편의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오미자차도 만성 기관지염, 비염, 가래와 기침에 효과적이라 적극 추천한다.

하루에 세 잔은 기본이었던 커피를 끊고 차를 마시기 시작한 지 5개월이 되어간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습관처럼 마시다 보니 음용량은 점점 늘어 그로 인한 불면증, 속 쓰림에 익숙해진 것도 오래였다. 괜스레 체력도 건강도 나빠지는 것 같고 한 달 커피값 역시 만만치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오늘을 위한 차를 하나 고르고, 예쁜 찻잔에 우려내는 3분. 가슴을 뛰게 하는 중독성이 있는 커피보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차 한잔이 나았다. 탕비실에 놓인 티백에 손이 가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나는 차분하게 말하고, 신중하게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찾아온 여유를 오랜만에 느껴가고 있다. 문득 미국의 소설가 앨리스 워커가 한 말이 떠오른다. “Tea is liquid wisdom.” 차는 마시는 지혜라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현대인들에게는 점점 더 높은 지구력이 요구된다. 몸 안에 쌓인 독소든,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든 ‘해소와 배출’이 중요한 때다. 나는 오늘도 마음에 병이 쌓인 주변인들에게 티백을 나눈다. 지금쯤 회사든, 카페든, 코워킹 스페이스든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일터의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며 따뜻한 티 한잔 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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