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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비 Mar 07. 2022

진짜 내 땅은 부동산 앱에 없다

#02 아파트 키드 판교 직장인이 집 지을 땅을 찾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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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는 십 년 늙기로 했다 https://brunch.co.kr/@studiocavy/6




서울 구옥 랜선탐험


아직 어떤 집을 지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였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이런저런 검색 옵션을 넣어보며, 탐험을 떠나듯 우리가 살 수 있는 땅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았다. 탐험의 시작은 서울이었다. 기왕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선택하는 김에, 미래 가치를 감안해서 서울 땅을 보유하는 게 좋은 선택이 될 거라 생각했다. 후암동이나 영등포구 일대에 협소주택 붐이 있기도 해서, 잘 찾아보면 딩크족 부부가 살 만한 작은 땅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다.


영등포구는 주택 용적률 250%인 준공업지역이 많아 협소주택을 짓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그 탓에 지가가 빠르게 상승해 협소주택의 전제 조건인 '저예산'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어차피 서울에 개인이 살 만한 빈 땅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기 때문에 철거 후 신축이 가능한 구옥을 중심으로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놀랐던 점은, 서울에 정비되지 않은 지역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어째서인지 서울살이라고 하면 부동산 관련 뉴스에서 보던 빽빽한 아파트 숲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실상은 언덕 위로 거미줄처럼 뻗은 수많은 골목길에 난립한 다세대, 다가구주택이 더 서울살이의 본질에 가까울 것 같았다.


나와 아내의 서울 구옥 랜선탐험은 점점 <구해줘 홈즈>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쪽에 가깝게 변해가고 있었다. 7억 원 이하의 단독/다가구 주택 매물은 동네를 가리지 않고 찾아보았는데, 도대체 이런 집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히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집들이 가득했다. 사용승인일이 1930년대로 나오는 건 놀랍지도 않았다. 4차선 도로에 접해있다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아주 좁은 폭의 땅만 도로에 붙어 있고 집은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서, 주변의 고층 빌딩에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곳도 있었다. 지붕 높이가 뒷 도로 주차장과 동일한 집, 눈이라도 쌓이면 나가지 못할 비탈길에 위치한 집 등… 우리가 생각한 예산으로 구해볼 만한 구옥은 이 정도였다. 사실은 구경조차 하지 못한 집이 더 많았는데, 네이버 로드뷰가 그 집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골목에 위치한 경우가 절대다수였기 때문이다.


매물이 있는 지역은 로드뷰 사진이 없는 골목, 즉 차가 지나다니기 어려운 소로에 접해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매물의 70% 이상은 사실상 자가용을 사용할 수 없는 이런 골목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용이한 지역이냐 하면 또 그렇지 않았다. 그나마 이 가격으로 구해볼 만한 집들은 (강남은 계획도시니) 한강 이북에 위치해 있었고, 판교까지 가려면 한 번 이상은 환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전철역을 도보로 갈 만한 곳은 드물었고 버스를 한 번은 타야 했다.


직주근접을 제외한 정주여건 역시 그리 쾌적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대학 시절 자취하던 창전동이나 연희동 언덕 동네도 지금 생각해보면 젊고 가진 게 없으니 버티고 살 수 있던 곳이었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급격한 비탈길 위에 공백 없이 들어찬 다가구 주택들, 택시조차 들어가길 꺼려하는 좁은 길가 곳곳에 널려진 쓰레기봉투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주차 시비, 출동했지만 손 놓고 구경할 수밖에 없는 경찰들의 모습이 내가 보는 서울 곳곳의 매물에 오버랩되었다.



서울 구옥 탐험 요약

일반인이 주택 신축을 할만한 빈 대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철거 후 신축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 매물을 찾아보도록 하자. (단, 대지 자체가 작아서 신축 시 협소주택을 지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인접 도로에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평당가 차이가 크다. 비교적 저렴한 매물은 로드뷰로 확인이 불가능한 소로에 접해 있을 확률이 높다. 공사비용에도 영향을 주고 거주 시에도 불편할 수 있으니 이런 매물을 구매하려면 숙고가 필요하다.

(중요) 다세대, 다가구주택이 밀집된 거주지는 지도 상으로 경사나 지대의 높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위 사항을 고려하고도 구옥을 매입할 결심이 섰을 경우 반드시 해당 지역을 도보로 걸어보아야 한다.

염두에 두고 있는 지역이 분명하다면 대략적인 시세만 보고 현지 부동산을 찾아가는 게 빠를 수도 있다.




단독주택도 '청약 전쟁'


이전 글에도 잠시 언급했듯, 여러 아파트를 찾아보다 동탄 신도시까지 가 본 적이 있다. 동탄은 거대한 계획도시인지라 반듯한 대지로 이루어진 단독주택 블록도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입주가 완료된 지 오래된 동탄1신도시의 경우 남쪽에 블록형단독주택, 즉 하나의 개발단위로 공급된 타운하우스가 집중되어 있었고, 동탄2신도시는 아직 단독주택 부지 공급이 진행 중이었다.


단독주택 필지 분양 공고는 아파트에 비해 화제성이 낮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LH청약센터를 자주 방문해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다.


시행사 웹사이트에서 입주자모집공고를 확인하고 청약홈을 통해 청약하는 아파트와 달리, 신도시의 단독주택 부지는 LH청약센터에 올라온 공고를 확인하고 직접 청약을 진행했다. '이런 게 있었구나' 하고, 아내와 단독주택부지 청약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아직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자차가 필수고, 출퇴근은 자차라면 최소 40분, 6003번 광역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이상은 걸리기 때문에 아파트를 찾던 시절에는 후순위로 밀려 있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고려하는 상황에서는 괜찮은 선택으로 느껴졌다. 어차피 같은 예산으로 단독주택에 살려면 아파트보다 더 외곽 입지로 이동할 수밖에 없으므로 통근 시간 증가는 감내해야 할 상황이고, 모든 대지가 평지에 위치한 70평 내외의 반듯한 땅이라는 것도 좋은 조건이었다. (서울 구옥 탐험으로 인해 알게 된 교훈) 신도시에 계획적으로 공급되는 택지다 보니 인근 아파트와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풍부한 점도 흔한 '전원'류 단독주택 대비 우위에 있었다.


마침 그때, ('21년 10월 경) 동탄2신도시 단독주택 블록 청약 소식이 있었다. 토지 분양가는 6억 6천만 원 선. 매물로 나와 있는 인근 단독주택 부지의 호가는 9억 원 선으로, 청약에 당첨되면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확신이 섰다. 대출도 70%까지 가능해 자금 운용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입찰보증금 2천만 원을 준비하고, 결전의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우리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적어도 1,286명은 더 있었던 것 같다. (출처 : 조선Biz)


단독주택은 수요가 적다고 해도 택지 공급 역시 충분치 않다. 아파트 청약에 뒤지지 않을 만한 경쟁률에 우리는 청약 낙첨의 쓴맛을 봤다. 이후로도 동탄에는 신주거문화타운의 단독주택 부지 청약이 예정되어 있고, 10년 가까이 공급 예정지로만 남아 있는 예당중학교 인근 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약 없이 기다릴 수는 없었다. 우리는 다시 새로운 탐험을 떠나야 했다.



LH 단독주택 공급 요약

LH청약센터를 통해 단독주택 부지 분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단독주택 부지는 다시 '주거전용'과 '점포겸용'으로 나뉘는데, '점포겸용'은 흔히 상가주택이라 부르는 근린+다가구 형태의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입찰제로 당첨자를 뽑는다. '주거전용'은 말 그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단독주택만 건축이 가능하며 추첨제로 진행된다.

택지지구 개발에 포함되어 있는 부지를 분양하기 때문에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택지가 대부분 반듯하며, 도로망도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단 여러 요인으로 인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택지도 존재하기 때문에 특히 재공고로 나오는 부지라면 분석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LH에서 직접 분양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대금 납입 방법과 전매제한에 대한 부분은 공급공고문 확인이 필수.




매물 없는 땅을 찾다


글에 다 담지 못한 탐험 끝에 마지막으로 내가 계약한 땅은 네이버 부동산 같은 곳에 매물이 올라와 있지 않은 곳이었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알게 된 곳이었다. 시작은 습관적으로 근처 토지 매물을 찾다가, 집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에 4억 대 타운하우스 부지를 발견한 것이었다. 6~7동짜리 작은 단지였는데, 산자락을 야금야금 파먹고 올라간 전형적인 소규모 개발지였다. 광역버스와 전철역 접근성은 좋았지만 단지 인근 대로로 인해 생활권이 분절되어 왠지 모르게 외떨어진 곳처럼 보였다. 가성비는 괜찮았지만 미묘하게 외진 그 느낌 때문에 꺼려졌던 나는, 이전에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주변 지역 지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지역을 발견했다. 길이 없는 곳에 일렬로 몇 개의 건물이 표시되어 있는데, 중간중간에 이가 빠진 부분이 보이고 그 뒤로도 비슷하게 일렬로 놓인 건물이 보였다. '혹시?' 하는 마음에 위성지도를 켜 보니 예상이 맞았다. 이곳 역시 타운하우스 부지였다. 그것도 수십 개의 부지가 있는 곳이었다.


부지가 조성중이라 일반 지도에서는 단지 내 도로가 표시되지 않았다. 위성사진에서는 도로와 축대로 분리된 택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전에 찾아보았던 곳과는 다르게 아파트를 비롯한 인접 주거지와 상가, 공원, 학교 등이 붙어 있는 곳이었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왜 지금까지 여길 발견하지 못했지?'였다. 현재 생활권에서도 가깝고, 이 정도로 대규모 택지라면 네이버 부동산에 한 두건의 매물은 있었을 텐데 의식조차 하지 못했다.


지역과 지번 주소를 바탕으로 검색해보니 전원주택 잡지의 완공 주택 소개 기사가 나왔다. 이 단지에 불과 한 달 전에 완공된 단독주택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다시 그 기사의 키워드로 검색을 계속하니, 네이버 카페 하나가 나왔다. 해당 타운하우스 시행사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분양 안내, 단지 조감도, 부지 조성 현황… 그 넓은 인터넷의 바다에 이 택지의 정보가 있는 곳은 카페 한 곳뿐이었다. 사업이 시작된 지 3년 정도가 흘렀는데도 택지 매물도 보이지 않고, 주택에 대한 소개도 잡지에 실린 한 건뿐이었다. 아직 비어 있는 택지가 좀 더 많은 것 같았고 분양 문의도 받고 있기에 카페에 게시된 번호로 전화를 하고, 방문 예약을 잡았다.


단지는 로드뷰에 찍혀 있던 시점과 비교하면 완공된 집도 늘었고, 비어 있던 택지에도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영업 담당자는 판교에 사무실이 있는 공인중개사였다. 판교행 도로 편에 대한 가벼운 스몰 토크를 시작으로 이것저것을 질문했다. 설계와 시공은 어디서 담당하는지, 남아 있는 부지의 리스트와 면적, 평당가는 어떤지, 비용 정산과 준공 일정 등 인터넷에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없으니 확인해야 할 정보가 많았다. 


내가 본 단지는 원래 국토교통부의 택지개발계획에 포함된 블록형단독주택 지구였고, 택지개발이 완료된 최근까지도 개발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던 드문 케이스였다. 최근의 타운하우스 매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좋은 입지에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는 궁금했던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종류 : 블록형단독주택 (타운하우스) - 계약 후 신축
규모 : 70세대 이상
설계 : 모델하우스와 동일 (시행사 시공, 확정가) or 주문설계 (지정 시공사, 별도 견적)
절차 : 견적 산정 후 계약금 10%, 착공 시 중도금 20%, 준공 시 잔금 70% 납입 후 입주
기간 : 설계 및 허가 약 3개월, 공사기간 약 3개월 소요 (조경 제외) / 입주시점 조정 가능


미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내와 함께 계약 조건과 예상 비용을 검토했다. 우선 비용 지급 절차는 우리에게 유리했다. 일반적인 토지 구입(혹은 구옥 매입 후 철거)-신축의 프로세스로 진행하려면 토지 또는 구옥 매입 시에 한 번 목돈이 필요하다. 보통 예산에서 건축비보다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예산 대부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묶여 있는 우리로서는 토지담보대출을 받는다 해도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설계를 우리가 직접 하더라도, 시행사가 지어서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분양받는 프로세스였기 때문에 완공 시점에 거주하는 아파트를 팔고 그 돈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만 마련할 수 있다면 추가 대출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리스크 적은 방법이었다.


설계와 시공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었다. 땅을 알아보기 전에 수많은 건축사무소의 포트폴리오를 찾아보고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의 건축사 리스트도 미리 뽑아둔 상태였는데, 지정된 시공사에서 설계와 시공을 한 번에 진행해야 한다고 하니 결과물에 대한 우려가 앞섰다. 우리는 모던하고 도회적인 느낌의 단독주택을 상상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집' 같은 결과물이 나올까 봐 걱정이었다. 미팅에서 시공사 정보를 알아와서 다시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다행히 지정 시공사는 꽤 규모가 있고, 단독주택 업계에서는 알려져 있는 건설사였다. 고풍스러운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도심지의 현대적인 단독주택 완공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완공 사례의 사진을 꼼꼼히 뜯어보니 시공 디테일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 마음에 들지 않던 부분은 몇몇 건축주의 취향이지, 건설사의 실력은 아닌 것 같았다. 우리의 요구를 명확히 전달한다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다음 날, 전화로 계약 의사를 밝혔다. 며칠 뒤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았다. 먼저 부지를 선택했다. 단지 바깥 도로에 접하지 않고 앞쪽 주택보다 살짝 높은 대지였다. 다른 집과 접하는 면이 적은 코너 부지는 이미 주인이 있어, 양 옆으로 다른 부지와 접한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선택한 부지와 면적이 입력된 계약서를 받고, 검토를 진행하고, 각 장마다 날인했다. 마지막으로 계약금을 입금하고 짧게 문답이 오갔다.


"요즘도 계속 분양 문의가 오나요?"

"네, 하루에 두 건 정도는 계속 전화가 옵니다. 오늘도 오후에 한 분 오시기로 했어요."

"제가 여기 찾아올 때에는 인터넷에 정보가 거의 없던데, 그런 데에는 홍보를 안 하시나요?"

"아유, 영업을 저 혼자 하는데 그렇게 하면 제가 연락을 다 받을 수가 없어요. 타운하우스는 이렇게 분양을 하다가 마지막에 두세 채 정도 남아야 사업 마무리하려고 그때 인터넷에 올립니다."


그제야 내가 경험한 일들이 머릿속에서 짜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찾아올 사람은 알아서 찾아오니 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시행이 끝날 때쯤에 빠르게 털어낸다.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 타운하우스 매물을 보면 '마지막 한 세대'라는 홈쇼핑 같은 멘트가 반복되는 이유도 그것일 테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입주했으니 마지막 집만 팔면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택지를 발견하게 된 계기였던 4억 원 대의 타운하우스 부지도 '마지막 남은 땅'이었다. 어쩌면 그곳을 찾은 사람들이 아무도 먼저 선택하지 않았던 땅.


내가 원하는 땅을 확보하려면 인터넷에 그 정보가 올라오기 전에 미리 잡아야 가능성이 있다. 나도 검색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인터넷에 정보가 없으면 왠지 신뢰가 되지 않고, 혹시 사기는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도 개발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 왔을 것이다. 전화를 하든 직접 찾아가 보든 다른 방법으로 확인해보면 될 일이다. 3년 전쯤 전세로 살던 동네에도 비슷한 타운하우스 개발지가 있었는데, 사업 정보가 인터넷에 뜨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임에도 분양 사무실 한 번 찾아가 보질 않았다. 그때 한 번이라도 직접 가서 알아봤다면, 지금처럼 집값이 폭등하기 전에 회사에 더 가까운 택지를 더 싼 가격에 매입할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때늦은 후회가 든다.



나의 땅 구하기 회고

경험상 네이버 부동산에서 찾을 수 있었던 타운하우스 부지는 대부분 마지막까지 남은 못난이 1~2필지였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개발을 시작한 지 2~3년이 지난 상황이었고, 초기 입주자에 비해 비싼 지가를 치러야 했다. (이전에 찾아간 곳은 분양 초기 5억 대였던 지가가 내가 찾아갔을 때에는 8억 2천만 원이었다)

사업 초기이거나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할 수밖에 없었다. 토지를 물색할 때 구체적인 지역 범위를 잡고 무언가 진행되는 개발 사업이 있는지 트래킹해야 늦지 않게 알 수 있다. 현재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야 가능성이 높다.

지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려준다. 관심 가는 지역이라면 지적편집도와 위성사진으로 교차 검증하며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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