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상사인가요?
사회에 처음 발을 디디고 저는 엑셀 업무를 많이 받았습니다.
엑셀을 잘 알고 있다면 일찍 끝냈을 수도 있었을 업무였겠지만
저는 아직 엑셀이랑 친하지 않았던 터라 엑셀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입사하고 5일 차에 당일날 도저히 제 실력으로 끝낼 수 없을 것 같은 엑셀 업무가 주어져
검색 사이트를 하나하나 뒤져가며 엑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퇴근시간을 훌쩍 넘겨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3명의 상사와 저를 포함해서 4명이 남아있었습니다. 한 분씩 퇴근하며 저에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고 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A상사는 열심히 하라며 독려하며 퇴근하셨고, C상사는 홀로 남은 저에게 엑셀을 가르쳐주며 제가 퇴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B상사는 저에게 조금 뼈아프게 다가왔는데요. 그때 당시의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ABC순으로 퇴근)
B 상사: (저에게 가까이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으며) 아직 안 끝났어?
기획자 S: (웃음) 네. 조금 어려워서요. 계속하고 있습니다.
B 상사: 그래. 열심히 하는 척하지 말고 빨리 퇴근해
기획자 S: 네(충격)
저는 '열심히 하는 척하지 말고 빨리 퇴근해'라는 문장이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아직 사담을 나눠본 적도 없고, 겨우 얼굴만 알고 같은 부서의 상사도 아니었는데 저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는 것에 B상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C상사께서는 야근 못하고 혼자 낑낑대고 있는 저를 도와주고 퇴근하신 터라 더욱 C상사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항상 되돌아봅니다. '나는 어떤 상사될 것인가?' C상사는 못 돼도 적어도 B상사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조직의 한 일원으로서 조직 구성원과 같이 협력해 성장하는 일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사(선임)인가요? 어떤 상사(선임)가 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