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출판의 지속가능성에 나도 숟가락을 얹어보겠다는 마음
이번 <기획회의>에서는 601호 '2024 로컬 담론'부터 시작된 '로컬이라는 테마'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특히 로컬 출판의 이야기에 보다 집중하는 이번 호는 두루뭉술한 로컬 이야기가 아니라 좋았다. '로컬출판,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에서는 경남 진주에서 독립출판사 발코니를 운영하며 현재 로컬출판을 가로막는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새로운 연대를 만드는 99개의 지역 아카이빙'에서는 전북 군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만화 출판사 삐약삐약북스의 고군분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뉴 웨이브, 로컬이라는 물결'에서는 소설가이자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 김경희의 <소설 목포>, 그리고 앞으로 계속될 로컬과 여행, 소설의 조합인 <소설, OO> 이야기를, '장르소설의 소재가 된 로컬'에서는 도시괴담 앤솔러지가 시작된 배경, <괴이, OO> 시리즈의 배경인 가상의 도시 월영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로컬 출판은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번 호는 로컬 담론이 언제까지 우리의 관심 안에서 지속할 수 있을지 되묻게 한다. '로컬이라는 테마'가 보기 좋게 꾸며 사람들을 불러오기 위한 이미지로만 소비되지 않기를 생각해본다. 로컬이라고 부르는 순간 이미 서울이 중심이고 나머지는 로컬이라는 이분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곳이 각각의 삶에서 중심이니까 로컬은 그저 로컬이 아니고, 주류와 비주류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될 것 같다. 인구 문제와 관련된 국가적 위기 상황, 이미 진행 중인 지역의 인구 구조의 변화 앞에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로컬도 어렵고, 출판도 어려운데 로컬 출판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더욱이 인구도 줄고, 독자도 줄고 이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는 로컬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풀어내야 하는 것일까.
분명한 건 로컬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 곳에 대한 이야기이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사라지면 안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관심을 가지는 것. 로컬 출판을 비롯하여 로컬 문화를 지속하고 재해석하고 유지하는 이러한 활동들에 함께 참여하고 소비하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생각해본다.
출판사 아르띠잔의 <소설 제주>를 시작으로 도시 시리즈를 완독하는 일이나, 괴이학회와 들녘에서 만든 <오래된 신들이 섬에 내려오시니>를 읽는 일부터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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