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방향을 찾아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주얼리 디자이너
Table of contents
- 주얼리 디자이너 : 혜준님 인터뷰
- 디자이너 직무는요, 평가받는 것에 면역이 생겨야 해요.
- 디자이너로 취업을 원한다면, 주얼리의 실제감을 보세요.
하얗게 쌓인 눈들은, 완전한 겨울을 알렸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손, 목, 귀 등 다양한 부분에 주얼리를 착용하고 다닌다. 이전에는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떠올렸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그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라고만 느껴져 다가갈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우리의 삶에 존재할 수 있는 주얼리를 디자인하는 주얼리 디자이너라면 매일 기분이 새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도 새로운 디자이너의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연차가 약 20년 정도 쌓인, 오랜 시간을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계신 혜준님과의 만남에서 어떤 새로운 점을 알게 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저는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18년째 근무하고 있는, 현재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프리랜서 주얼리 디자이너입니다.
백화점 브랜드에서도 근무를 했었지만, 많은 시간을 종로 주얼리 디자이너로 보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골드 제품을 위주로 다루었습니다.
이전부터 반짝 거리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얼리에 눈길이 가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생계까지 연결 지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8년 업계에 있어보니 주얼리는 천직처럼 적성에 맞는 업종이었어요(^^).
건축 설계 캐드과를 졸업했지만, 당시 건축 쪽의 경기가 어려워진 이유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주얼리 직무로 확실하게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전공 분야가 아니다 보니 취업 전 주얼리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1년 정도 주얼리 학원을 다녔습니다. 왁스 카빙, 주얼리 캐드, 렌더링, 일러스트 등의 전반적인 주얼리 디자인 과정을 공부했어요.
주얼리를 좋아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기존 전공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어요. 건축에서 배웠던 캐드 부분을 주얼리에서도 이용했거든요. 물론 건축과 주얼리에서 주로 이용하는 캐드는 다르지만 기본 툴은 공통점이 분명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건축 설계 전공에서 주얼리 직무를 선택하는 과정보다는
주얼리 학원을 마치고 취업을 하는 데까지 과정의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학원에서 주얼리에 대해 배우기는 했지만, 실무는 또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벽이 분명 존재했어요. 사실 학교에서도 다 배우기 힘든 내용들인데, 1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실무를 다 배우려고 하니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 주얼리에 대한 지식이 생겼다면 실무에 직접 뛰어 들어서 배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실제 업계 용어들과 과정들을 익힐 수 있으니깐요.
주얼리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종로, 남대문(실버, 액세서리), 강남 샵(소매점 등), 백화점 브랜드 등 다양한 곳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실질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디자인 업무 그리고 최종 목표에 따라 선택하는 분야가 다를 거예요. 저는 주얼리 집약지의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종로지역으로 취업을 선택했답니다.
주 업무는 당연히 주얼리 디자인이에요. 세부적으로 주얼리 디자이너, 캐드 기사, 원본 기사, 광 기사처럼 분야가 나누어져 있고, 이들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주얼리를 제작하기 때문에 온전히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어요.
개발실 부서가 따로 있고 공장이 많다는 점,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종로 주얼리 디자이너의 대표적 환경의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주얼리를 제작했는데, 광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내려가서 광기사에게 부탁해 반짝거리게 만들 수 있어요.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답니다. 이 과정에서 실무를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연습이 되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종로에는 주얼리 공장이 많아요.
앞서 말한 것처럼 팀을 이루어 원본을 만들고, 디자인 회의도 하고 시즌 품평회도 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없는, 디자인, 캐드, 시안, 생산 등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것이 바로 주얼리인데요. 종로는 특히 한 팀으로 묶어 제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팀원들과 손발이 잘 맞아야 하고,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해요.
또 하나는 디자인 업무를 하다 보면 애지중지하게 그렸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받을 때도 있어요. 그때 상처받고 '내 디자인이 그렇게 별로인가?'에 관해서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안 돼요. 어떻게 해야 잘 팔리는, 예쁜 디자인이 될까 고민해야 해요. 즉, 평가받는 것에 면역이 생겨야 해요.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말할 수 있죠. 마음의 단단함을 가지세요! 특히 신입 때 이러한 경우가 많아서 힘들 수도 있지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성격이 많이 다른 편이에요.
우리가 흔히 아는 백화점 1층에 있는 주얼리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선두 하는 역할의 경우가 많지만, 저희 종로 디자이너는 트렌드를 맞춰간다고 말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종로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실제 제품화 과정을 거치며, 이것 저것 부수적인 요소들을 떼고 평범한, 팔릴 만한 디자인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방향성으로 가요. 하지만 백화점 주얼리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만들며, 선두 하는 모습을 보이죠. 이것이 종로 주얼리 디자이너의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또, 백화점 브랜드들은 아무래도 좀 더 체계적이다 보니 달마다 기획과 계획이 주 업무예요.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신상품은 회사의 방향성을 나타나기 때문에 컨펌받는 과정이 중요한데요. 백화점 주얼리 브랜드일 경우, PT 과정을 통해 컨펌을 받아야 해요. 내가 아무리 마음에 들고 예쁜 디자인을 하더라도 결정권자 눈에 맞게 디자인해야 하죠. 그래서 하나의 디자인이 나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종로에 비해 비교적 많아요. 종로는 브랜드보다 시즌마다의 압박감은 덜한 편이에요.
그래서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을 찾고, 본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해요. 종로, 남대문, 소매점, 백화점 브랜드 등 주얼리 디자이너 업무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천차만별이거든요.
종로에서는 대부분 골드, 패션, 웨딩 주얼리 쪽을 취급하고 있는데요.
변화라면 과거에는 웨딩 주얼리를 소비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패션 주얼리가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 같아요.
18년 동안 골드 주얼리의 경우. 꾸준하게 인기 있는 소재였어요. 아쉬운 점은 독특하고 큰 디자인의 모양을 내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 외적인 디자인보다는 환산 가격으로 따졌을 때의 가치를 주로 본다는 점이어서, 18년 동안 크게 변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골드는 보수적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어요.
또한, 과거에는 루비처럼 고가 유색 보색과 더불어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세트를 선호했었지만, 현재는 오닉스 같은 저가 유색의 패셔너블함과 단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디자이너로서, 이전에는 다양한 보석을 이용해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음.. 저에게 직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요?
저는 그래도 주얼리 디자이너를 계속할 것 같아요. 주얼리 디자이너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제각각이고,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기에 매번 배워나가는 것 같아요. 너무 재밌잖아요. 매번 같은 일만 하는 사무직은 적성에 맞지 않았을 거예요(^^).
먼저 디자인 툴에 대한 기본적 역량을 갖춰야 해요.
아무래도 디자인 업무를 하다 보니 관련 디자인 툴을 다룰 수 있어야 해요. 적어도, 주얼리 포인트를 잡는 드로잉 정도?
또한, 사이즈에 대한 이해도입니다.
사이즈 감을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예요. 큐빅 같은 경우는 실제 1mm 정도만큼 작은 사이즈기 때문에 감을 익히는 연습을 해야 해요. 골드, 실버 등 다루는 소재에 따라서도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재료에 대해서 탐구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실제로 보고 분석도 해봐야 해요. 앞모습과 옆모습 사이즈도 생각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용어에 대한 이해도예요.
경력자가 이야기를 했을 때, 알아듣지 못한다면 업무를 할 수 없겠죠? 업계 용어들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강인함이에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특히 종로 주얼리 디자이너는 피드백에 흔들리지 않아야 해요. 광/주물 등 여러 기사가 각각 있다는 것은 특정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보인다는 것을 의미해요. 광기사가 디자인에 대해 피드백을 하게 되면 광에 대한 지적밖에 나올 수 없어요. 그런 것들에 하나하나 신경 쓰게 되면 안 됩니다. 수용할 점은 수용하고,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더 잘 팔릴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종로 디자이너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장점이 많아요.
이곳에 취업하기 위한 팁을 알려드리자면 개인적으로는 꼭 디자이너 사수가 있는지를 확인해봤으면 좋겠어요. 왜냐고요? 예를 들어 일러스트를 작업할 때, 실제보다 퍼져 보이는 경우가 있어 디자이너 용어로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광기사와 캐드 기사는 제대로 설명해줄 수 없어요. 꾸지람을 막아주는 역할이 바로 사수이기도 하거든요(^^).
종로에서 근무하다 보면 판매 혹은 시장 조사 겸 홍콩 등 해외로 주얼리 쇼를 보러 가기도 하는데 이때를 대비해서 업계에서 사용하는, 주얼리에 관한 외국어 공부를 해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귀걸이에 있어서도 피어스라고 부르는 용어를, 업계에서는 버터플라이라고 부를 만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알아두면 유용하겠죠?
그리고 이건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정보인데요.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기 전, 혹은 신입일 때 제품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해요. 마냥 예뻐서 구매하게 되는 경우와 제작하는 입장에 있게 될 때는 다르거든요. 온라인으로 보는 것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관찰하면서 실제 사이즈 감을 익히면 좋을 것 같아요. 자주 보다 보면 사이즈에 따른 금액대를 대강 파악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주얼리 디자이너는 각도에 따라서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그려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직접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돼요. 또한 제품을 자세하게 관찰하며 단점을 찾고, 왜 안 예쁜지, 어느 부분을 바꾸면 더 좋아질지 분석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이렇게 실제감을 익히고, 시장 조사를 했다는 경험에서 더 나아가 트렌드에 따라 디자인을 해보고 그것을 포트폴리오에 함께 첨부한다면, 신선함을 내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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