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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주얼리 디자이너, 객관적으로 설득해야 해요

근거 있는 소중함을 제작하는 주얼리 디자이너

Table of contents

- 주얼리 디자이너 : 하나님 인터뷰
- 디자이너 직무는요, 객관적으로 설득해야 해요.
- 디자이너로 취업을 원한다면, 주얼리가 제작되는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해요.




주얼리 디자이너 : 하나님 인터뷰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는 주얼리는, 종류도 많고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다. 이것은 특별한 기념일에, 혹은 그렇지 않은 평범한 날에 소비자의 기호를 참고하여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문득 자신이 디자인한 주얼리를 착용한 사람을 보거나, 내가 직접 하고 다닌다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학교를 다닐 땐, 작품을 위주로 만들었기에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거나 사용하기보다는 그저 시각적인 요소로만 남겨두었던 적이 많다. 하지만, 내가 그려낸 디자인이 실용성을 가지고 보급이 된다면, 뿌듯함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오늘 만날 인터뷰이, 주얼리 디자이너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기대가 되었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 




디자이너 직무는요, 객관적으로 설득해야 해요.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얼리 디자이너 _ 하나님

안녕하세요. 현재 골든듀 AMC 제품개발팀 팀장으로 스타일러스와 로제도르를 담당하고 있는 주얼리 디자이너입니다. 주얼리 업계에서는 약 16년째 근무를 하고 있어요.  


저는 4학년 여름방학 때 바로 취업이 되었고, 원하던 파인 주얼리 브랜드인 젬브로스에 처음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파인 주얼리 디자이너로 계속 근무하다가 2년 정도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서 개인 브랜드를 운영했었어요. 사업을 정리한 이후엔 백화점 주얼리 브랜드인 티르리르, 스타일러스, 제이에스티나에서 디자인 업무와 기획 MD 업무를 하였고, 스타일러스를 운영 중인 골든듀 AMC로 재 입사하면서 스타일러스와 로제도르 두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Q2.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바로 취업을 하시게 되었군요. 너무 부러워요 :) 어떻게 취업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저는 취업을 하기 전에 유학을 다녀오고 싶었기 때문에, 휴학을 하고 유학을 가기 위한 주얼리 학원을 다녔어요. 하지만 여러 상황이 겹쳐서 결국 유학을 포기하게 되었는데, 당시 학원에서 제작했던 포트폴리오가 취업 때 제출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에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당시 면접에서는 신입을 뽑을 수 없다고 말하셨어서 수습으로 들어가게 된 케이스였는데, 운이 좋게 취업해서 정직원으로 전환되어 근무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Q3.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보면 취업에 있어 하나의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수많은 직무 중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되야겠다 생각을 했다기보다는 주얼리 분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당시에는 MD라는 직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어서, 주얼리 분야로서 자연스럽게 주얼리 디자이너가 제일 떠오르는 직무였네요. 따라서, 주얼리 디자이너로 취업을 해서 회사에서 배우고 성장한 뒤, 1차 목표적으로 브랜드를 오픈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회사 안에서 기획과 디자인 업무를 해보면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목표했던 대로 주얼리 브랜드를 창업해 보았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 때문에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Q4. 브랜드에서는 기획과 디자인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군요. 그렇다면 주얼리 디자이너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보통 연간 계획을 세우고 모든 일정을 진행해요. 


연간 계획을 세우기 전, 운영 재고 금액에 대해 다른 팀들과 협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신제품에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디자인 계획을 세우기 전 이 부분에 대한 정보도 굉장히 중요해요. 영업 목표 매출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도 있어 이러한 금액에 대한 협의가 끝나야 그에 맞춰 연간 계획을 짤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1년 간 장기간 미션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디자이너로서는, 저희 브랜드가 시즌 컬렉션으로 어필하고 싶은 하나의 메인 테마를 잡고, 컬렉션마다 메인 KEY로 잡고 갈 기본 디자인에 대한 모티프, 기법, 스톤에 관한 레퍼런스 찾는 시간을 주로 보냅니다. 이러한 레퍼런스를 찾는 디자인 팀 내의 미팅 회의가 이루어진 후, 디자인이 진행되죠. 이후에는 어떤 디자인을 채택할지, 상반기에 3번, 하반기에 3번씩, 총 6번 정도 디자인 보고 또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디자인이 채택되면, 도면 작업이 이루어지고, 업체에 캐드 작업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업체와 디자이너가 협의하여 디자인을 수정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관해 전체적인 핸들링을 담당한다고도 볼 수 있어요. 그 후 원본 제작이 이루어지고, 샘플이 입고됩니다. 샘플 과정에서는 스톤 등의 세팅이 모두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샘플 제작이 완료가 되면 원가를 측정하고 가격(소비자가)을 확정하는 것 까지가 디자이너의 역할이에요. 저희 회사의 경우 제품개발팀 내에 디자이너와 기획 MD가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양산 회의를 주최하고, 초도 발주 수량을 결정하는 것까지 저희 팀에서 담당하고 있어요. 출시 후에는 소비자의 반응을 분석해 보는 것 또한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부분이에요.



Q5. 디자인 보고가 1년에 총 6번 정도 이루어진다고 하셨는데, 혹시 한번 보고를 하실 때마다 대략 어느 정도의 디자인을 그리시나요? 또한 대학생들이 과제를 할 때 새벽 감성을 느끼며 하듯이, 주얼리 디자인을 할 때도 그러한 감성을 가지고 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저희는 특히 상반기에 주력하는 제품의 출시 수량이 많아요. 2022년 SS 3차 보고가 1월에 예정되어 있는데, 거의 100개 정도의 디자인을 보고 하기도 할 만큼 많은 디자인이 그려져요. 이러한 작업들을 하루에 하나씩 그려내면 정말 좋겠지만, 실제로 다들 그러시는 것처럼 잘 되는 날에 몰아서 하기도 한답니다(ㅎㅎ). 저는 아침에 집중이 잘 되는 편이라 오전에 디자인을 몰아서 하고 오후에는 창의적이지 않아도 되는 전산 업무를 주로 해요. 회사에서는 부서가 서로 오전 중에는 많이 찾지 않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집중해서 하면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한 시즌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컬렉션 제품과 베이직 제품 디자인을 나눠서 하는데, 베이직 제품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법한 디자인을 고려해야 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시간도 한정적이다 보니 감성보다는 데이터에 의한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의 자료를 많이 참고해서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답니다.



Q6. 정말 많은 개수의 디자인 중 소수만이 채택된다는 게 특별하다고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MD 직무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디자이너 또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요구되나요?


제이에스티나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팀이 변경되어 기획 MD로 1년 정도 근무하면서, MD는 모든 소통을 담당하는 브릿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MD 직무에 있어 소통은 매우 중요하지만, 사실 MD와 디자이너는 모두 말로 설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 또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에게 왜 이러한 디자인을 기획했는지 물어봤을 때, 현재 트렌드에 대한 설명과 현재 브랜드 제품 구성에는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타사에서 어떤 제품의 판매율이 높은지 등을 분석하여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내용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해요. 이렇게 디자인이 선택된 후에 도면에서 샘플링까지 가는 단계에서도 설득의 과정이 연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해요.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는 MD, 마케팅, 영업팀과 상품 입고, 혹은 공장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항상 요구된답니다. 디자인팀 내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도 물론 많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타 팀, 혹은 전체적인 디자인 핸들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와 하는 소통이 많아요.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행이 더뎌지거나 감정이 상할 수 있거든요.  디자인이 채택된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어요. 디자인이 채택되었지만, 도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혹은 샘플에 문제가 생겨서 중단될 수도 있고, 제작 과정 중에 계속 컨펌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황을 잘 지켜보아야 해요. 또 영업팀에서 판매할 자신이 없다며 제품 출시에 대해 부정적일 때 약간의 마찰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능숙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Q7. 최종 디자인이 선택된다고 해서 변동사항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군요. 정말로 끝까지 추진할 수 있는 설득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주얼리 분야에 16년 동안 계셨던 만큼 다른 직무도 체험해보고 싶진 않으셨나요? 만약 16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실지도 궁금해요.


물론 다른 직무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16년 전으로 돌아가도 저는 아마 주얼리 디자인을 계속할 것 같아요. 주얼리는 특별한 날에 선물을 주고받을 때 선택되기도 하고, 꼭 착용을 하지 않더라도 어디에선가 소중하게 여겨지기 때문이에요. 제가 디자인 한 주얼리가, 사람들이 한 부분에 귀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면 뿌듯함이 느껴지거든요. 





디자이너로 취업을 원한다면, 주얼리가 제작되는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해요. 


Q8. 마음을 담은 주얼리를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이러한 주얼리를 디자인하는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요구되나요? 특히 신입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브랜드마다 특성이 정말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제가 현재 속해있는 브랜드인 스타일러스와 로제도르는 백화점 채널을 가지고 있어요. 주얼리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주얼리가 무엇인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역량들에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파인 주얼리 쪽으로 가고자 한다면, 당연히 보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패션 주얼리 분야라면 패션 트렌드와 다양한 소재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어떤 분야의 주얼리를 하고 싶은지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전체적인 역량이라고 한다면, 회사에서 사용하는 툴을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해요. 그중에서도 일러스트나 포토샵과 같은 2D프로그램에 제일 능숙해야 하죠. 또한 디자인의 경우 업체에 원본 요청을 하면 다 캐드 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캐드 부분에서 자신이 원하는 수정 사항(Ex. 볼륨감)을 수정할 수 있을 만큼은 다룰 줄 알아야 해요.


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획부터 모든 과정이 이루어질 만큼 엑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엑셀에 대해 알고 있으면 업무 할 때 수월합니다.


사실 저희는 신입분들에게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아요. 위에서 언급한 역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정과 저희와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보인다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실력이 부족해도 1,2년은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같이 일할 수 있거든요. 말로만 들었을 때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 면접에서는 이러한 태도조차 보이지 않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Q9. 제품개발팀의 팀장을 맡고 계시는 만큼, 신입들의 포트폴리오를 자주 접하실 것 같은데요. 혹시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포트폴리오의 경우 아무래도 주얼리 디자이너 직무에 지원을 하다 보니 주얼리 디자인을 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유의해야 할 점이라면 주얼리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고 렌더링을 한 건지,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스톤을 물리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물리는 과정에서 그저 원통형 모양의 발을 붙이기만 해서는 고정이 되지 않아, 스톤을 물릴 수 없거든요. 이들은 난발을 물리는 방법을 통해 고정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잘 물릴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해요.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주얼리 제작 과정을 이해하고 있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경험한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내면 좋을 것 같아요. 


브랜드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제작되는지 알고 있다면, 그 후 브랜드에 맞춰 가는 것은 함께 이끌어 나가면 되거든요.



Q10. 많은 분야의 주얼리가 존재하는 만큼 정말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겠네요. 혹시 대학교에 다니실 때는 어떤 활동들을 하셨었나요? 또한 자격증이 많은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해요.

 

대학교 때는 전공 학회를 통해서 네임 플레이트 판매전을 해보기도 했었고, 보석 관련 수업을 듣기도 했었어요. 방학 동안 학교에서 보석에 대한 특강이 있어 공부하고 추가로 학원도 다니면서, 보석감정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취득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보석에 대한 관심이 커서 회사 다니는 동안 대학원에 진학하여 소재로써의 보석학 공부를 더 해보기도 했어요.


이전에는 파인 주얼리 브랜드에서 근무를 하고 싶었기에 중요한 자격증이었는데 현재 저희 브랜드에서는 많은 보석을 다루지 않고, 사용하는 보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크게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따라서 목표하는 주얼리 분야에 따라 필요한 자격증도 달라질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운걸로만 취업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학교 다니면서 내가 어느 주얼리 분야에서 업무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직무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수확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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