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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세경 Jul 19. 2023

[추세경의 필사노트] 천 개의 공감

2011년부터 작성한 필사노트를 공유합니다:)


대학생 때는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했습니다.

오랜만에 필사노트를 보았는데, 좋은 문장들의 여운은 여전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필사노트를 한번 더 감상하고(복습하고),

독자분들에게는 좋은 책과 문장을 추천해보고자 합니다.


1편은 김형경 작가의 <천 개의 공감>입니다.

김형경 <천 개의 공감>, 사람풍경(2012)



우리는 죽는 날까지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죽는 법도  배워야 한다
- 스콧 펙


소중한 일에 꾸준히 열정을 쏟으면 처음에는 당신이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당신을 만든다고 합니다

사랑에는 귀한 생물을 키우는 것과 같은 관심, 배려, 보살핌, 책임 등이 따릅니다.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끼면서도 가만히 앉아 잊기만 한다면,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감정적 불편은 느끼기 싫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대상 항상성이란 엄마가 잠시 보이지 않아도 영원히 곁에 있다는 것, 엄마가 야단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믿음을 마음 깊은 곳에 확고히 정립하는 일입니다. ... 대상 항상성이 형성되어야만 사랑이 마음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그것을 확고하게 믿을 수 있어야만 사랑이 잠시 흔들릴 때, 상대방이 좌절이나 실망을 줄 때 그 위기를 넘기고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여성들은 오래도록 물리적 사회적 약자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약자의 생존법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암시하기, 핑계대거나 둘러대기, 자신의 욕구를 간접적으로 말하기 등은 여성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약자의 생존법입니다. 거짓말하기, 아첨하기, 지나친 겸양과 양보를 몸에 두르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소통 방식을 버리고 당당하고 직접적으로 그러면서도 정중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습득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2012년에 읽은 책이라 전체적인 내용은 거의 잊었지만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특별한 건 아니고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던 내 모습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아마 4호선이나 2호선) 어느 순간, 이 책이 참 좋다고 느꼈다.

그게 기억이 난다.

어떤 페이지를 읽다가 그랬는지, 무슨 문장을 보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필사해 놓은 걸 보니 아마 아래와 같은 이유였던 것 같다.

첫째로는 독서 경험이 적던 나에게 처음 읽는 심리 관련 서적이었다는 것이다.

일상의 여러 감정에 대해 정돈된 언어로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두 번째로는 용기를 주는 표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섬세함을 열등감으로 느끼던 나였다. 마지막 필사한 문단의  '당당하고 직접적으로 그러면서도 정중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습득하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문장이 그렇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섬세함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와는 달라진 것이다.

그래도 당시에 필사했던 문장들을 보니 여전히 마음에 든다.

섬세한 감수성은 여전한가 보다.


나는 필사를 좋아하는 문학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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