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레이터한 May 05. 2024

#12 <수사반장 1958>

50년대 배경 실화수사극이 궁금하다면


 #12 <수사반장 1958>

  50년대 배경 실화수사극이 궁금하다면



최근 시청자들을 오랜만에 다시 TV 앞으로 달려가 본방사수하게 만들었던, 인기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끝이 나고 말았다. 이번에 배운 게 있다면 아무리 지금이 OTT 소비 시대에, 채널에 방송되는 드라마들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 해도 프로그램이 잘 되면 시청률도 오른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나는 솔로>, <눈물의 여왕>의 시청률을 보라. 다음 화가 궁금하면 스포가 귀에 들어오기 전에 가능한 한 빠르게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일. 한국을 들썩이게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사람들은 서로의 이른 귀가를 너그럽게 허용하는 분위기를 만들곤 한다.  이는 프로그램의 소비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 상관없이 어느 시기나 공통인가 보다.


<눈물의 여왕>이 시청률 24.9%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찍고 최근 종영했다. 오랜만에 겪는 기록적인 시청률은 시청자를 들뜨게 만들었다. 간만에 드라마 덕질을 하고있다는 사실에 괜히 흥분되게 만들기도 했고 말이다.




토일드라마인 <눈물의 여왕>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 금토드라마로 시작된 드라마가 있었으니 <수사반장 1958>이었다. 토요일엔 두 드라마가 동시간대에 걸쳐있었는데, <눈물의 여왕>이 종영하면서 이 드라마가 시청률을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실 큰 이슈를 몰고오는 드라마가 아니라면 요즘 시청률이라는 지표는 유의미한 지표로 여겨지진 않는다. 본방사수보다는 OTT로 프로그램를 소비하고 있는 게 주류 시청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 시리즈를 재밌게 봤던 세대들이자 여전히 TV로 제시간마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세대들을 유입시킬 가능성이 커 보여 승산이 있어보이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최불암 선생님이 시장을 걸어가는 모습과 함께 시작된다. <수사반장> 세대들은 엄청난 향수를 느끼셨을까.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의 프리퀄 시리즈로, 이제훈 배우가 최불암 선생님이 연기한 영한의 젊은 시절 캐릭터를 맡았다. 황천에서 소도둑을 제일 잘 잡는 형사로 이름을 날리던 형사 영한은 서울 종남서 수사1반으로 부임한다. 그리고 그는 반장 밑에서 미친개 상순, 괴력 청년 경환, 엘리트 호정, 이렇게 한명씩 팀원들을 데려와 수사1반을 꾸린다.




수사1반은 비리로 똘똘 뭉친 종남서에서 유일하게 경찰다운 팀이다. 약한 사람을 지키고 정의를 규현하는 유일한 팀. 영한를 시작으로, 이 팀원들이 전부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1화에서는 영한이 상경하는 과정과 재치있고 기발하게 사건을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주인공 캐릭터와 종남서와 시장이 위치한 무대를 소개해준다. 각 팀원들의 서사와 캐릭터를 보여주며 한 팀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 2화부터는 회당 하나씩의 사건이 소개되며 수사극의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장차 영한의 아내가 되는 혜주와의 로맨스도 귀엽게 들어가 있어, 혜주가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가 환기되는 효과가 있다.




드라마는 실제 사건들을 모티프로 해서 에피소드로 풀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처음에는 종남을 꽉 잡고 심지어 종남서장까지 아래로 두고 있는 동대문파 관련 사건이 연이어 나왔다. 그리고 그때그때 새로운 사건들이 추가된다. 4화까지는 은행강도사건, 영아 실종사건이 등장했다. 특히 4화에서는 실제로 50년대 한국에서 일어났던 해외 강제 입양 사건이라는 무거운 사건를 다루면서 묵직하고 비통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찾아보니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있는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극중 인물인 상순이 고아였다는 배경이 드러나며 울림을 준 회차였다. 그러나 사실 4화가 방송되기 전까지는 묵직한 사건보다는 50년대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는 갖가지 사건들이 등장하고 이를 아날로그적으로 해결하는 전개를 통해 유쾌함을 주는 것에 그쳤다. 만약 4화와 같은 사건들,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서사를 좀 더 드러내준다면 시청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심플한 사건 해결 과정이 거듭될수록 드라마가 방송됭 이후 실제 사건들에 대한 이슈화로 이어질 틈이 없고 드라마 시청 후의 여운을 느낄 겨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큰 장점이 있었으니. 50년대 서울을 구현해놓은 공간과 그 당시의 의상을 보는 재미가 꽤나 크다. 직접 페인트로 글씨를 쓴 간판, 바닥에서 모랫바람이 날리는 길거리, 깡패들이 주름잡던 시장바닥 등을 보면 색다르고 재밌다. (특히 내 드림카 지프차가 많이 나오는 건 볼때마다 내 심장을 뛰게 한다.)


총살을 하라고 강요받았던 학도병 시절의 트라우마를 갖고있는 영한에게서 어떤 서사가 나올지, 앞으로 이 드라마 속 시대배경에서만 나올 수 있는 어떤 특별한 사건들이 등장할지 기대하며 다음 회차를 기다려보려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1 <눈물의 여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