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난임일기

2. 낙태가 합법이라고?

by 꼬깜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는가. 아니 그보다, 만삭의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합법이라니, 며칠 뒤면 '신생아'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를 없애다니 그것이 살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나는 난임이라는 딱지를 붙인 뒤로는 그런 모든 소식에 누구보다 몰입한다. 난임부부에게 아기를 갖는 것은 사투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전투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축나도 이 한 몸 갈아넣어 생명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다. 매일매일을, 임신을 한 지인과 SNS 속 유명인들을 보며 더 깊숙한 외로움으로 빠져들었지만 만삭의 태아를 낙태하는 것을 합법으로 하겠다는 발의는 손이 떨릴 정도의 분노를 만들었다. 이미 강간에 의한 임신은 낙태가 합법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아닌 임신이 만삭의 상태에서 종결되어야할 이유가 출산이 아닐 이유가 있는가? 10개월에 달하는 시간동안 고민이 필요해서? 그래서 살아있는 인간을 죽인다고? 10개월의 시간이 살인의 명분이란 말인가? 나는 정치에는 무지하며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의지도 없지만 이것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매일매일을 정신적으로 수척해지면서 나는 왜 더 일찍 임신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때 누군가 나에게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후회할 거라는 얘기를 했더라면, 사회가 그런 교육을 나에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만삭의 태아를 죽이는 것을 합법으로, 그러니까 건강보험 같은 것으로 나라에서 돈을 내줄게 아니라 그런 교육에 조금만 더 힘써줬더라면. 지금 내가 주변의 친구들에게 마르고 닳도록 얘기하는 것들을 나에게도 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창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씁쓸한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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