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리더십 실천(2)
보통의 리더들은 무대가 열리고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가운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과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그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할 지 궁금해 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유독 리더를 만날 때면 다양한 형태의 업무수첩이나 노트패드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소통과 기록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리더의 얘기에 동의를 하건 안 하건 열심히 받아 적는다. 의견이나 질문 있냐고 하면 침묵이 흐르기 십상이다. 동의를 안할수록 열심히 적는 경우도 있다. 마치 말을 걸까봐 적는 사람처럼 말이다.
서번트는 리더의 경우를 비유해보자. 무대가 열리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졌지만 리더의 모습은 없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당연히 나올 줄 알았던 리더 대신에 여러 직원들이 번갈아서 스포트라이트에 비추어진다. 알고 보았더니 리더는 직원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제대로 비춰질 수 있도록 조명 담당자를 찾아간 것이다. 경영자는 주연 조연 배우가 아니라 감독이나 제작자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조직이 추구하는 좋은 목적에 공감하여 모여든 사람들이 함께 그 목적을 달성하고 그 과정에서 조직과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고 돕는 리더십을 말한다. 그래서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는 1)담대한 목적지, 2)도전과 용기, 3)겸손과 섬김, 4)가치와 원칙, 그리고 5)솔선과 실천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를 연결해서 이야기식으로 말해보자. 담대한 목적지에 가고자 하는 리더가 사람들을 모은다. 목적지도 도전이지만 그 목적지에 함께 가는 사람들을 모으고 이해를 구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상당히 힘겹다. 때때로 모욕이나 좌절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목적지로 도전하는 여정은 출발부터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고 지속적인 용기가 유지되고 발휘되어야 중단되지 않는다.
이런 여정을 잘 이끌어가려면 기본적으로 겸손한 언행과 섬기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억지로 꾸며서 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진심으로, 인격적으로, 진정성이 느껴질 만큼 자연스러운 섬김이어야 효과가 있다. 인위적이고 억지로 하는 만큼 위선이라는 비판을 듣게 된다. 그래서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 중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섬김(serving)이고 섬김을 기반으로 하는 리더가 서번트고 섬김을 기초로 하는 리더십이 서번트 리더십이 된다.
담대한 목적지로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진심으로 섬김의 모습을 견지한다면 상당한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낼 가능성,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진다. 진심으로 공감하며 함께 섬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부분이긴 하겠지만 반드시 함께 할 수 없는 이들도 나타난다.
떠나는 사람, 눈치를 보며 따라가는 척만 하는 사람, 따라가면서도 분열을 조장하거나 음해하는 사람 등등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싸잡아서 모두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목적지가 다르거나 본인 다른 곳에서 리더로 일하는 경우와 같이 저마다 다양한 사연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번트 리더십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리더의 위치에 있건 구성원이건 어떤 포지션에 있건 자신이 맡은 역할(일)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마음으로 통하게 된다. 점점 일하는 방법과 스타일에 있어서 패턴이 생기고 믿음이 생기고 당연시 되는 규범이 형성된다.
이를 핵심가치라고 하고 핵심가치가 말과 행동, 조직의 제도와 절차, 물리적 현상과 물건에까지 반영되기 시작한다. 이를 조직문화라고 한다. 핵심가치와 조직문화는 행동의 원칙으로 명확히 제시된다.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사항들은 자율이나 새로운 문화 형성의 영역으로 남게 된다. 가치와 규범은 임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서 보이건 보이지 않건 일종의 게임의 법칙으로 작용을 한다. 따라서 핵심적인 가치와 행동의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자의든 타의든 조직을 떠나게 될 수 있다.
서번트 리더십은 역동적인 리더십이다. 담대한 목적과 현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쟁자보다 더욱 창의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재화와 용역의 혁신으로 나타나야 하고 가끔은 내외부 환경으로부터 조직 전반의 변혁을 요구받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도 섬김과 용기의 가치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최소한 딴 마음과 의도를 품지 않은 다수의 임직원들은 서번트 리더십을 스스로 실천하면 자기완결형 성과책임자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가게 된다.
이상에서 서번트 리더십의 특징과 키워드에 대해 설명했다. 예리한 독자라면 한가지 느낌이 왔을 것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개인과 조직이 뛰어난 역량을 형성하고 발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리더십이고 결국 탁월한 성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자연히 높아지는 리더십이라는 느낌 말이다. 그래서 서번트 리더십을 구성하는 핵심 요인이자 키워드들이 동시에 그리고 순환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부분부분 관찰되는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이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서번트 리더십에서 말하는 섬김은 결코 관리자(팀장)가 구성원(팀원)의 뜻에 맞추어 따르는 식의 섬김이 아니다. 구성원이 관리자를 섬기는 하인 리더십은 더더욱 아니다. 담대한 목적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한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섬기는 것이다.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맞는 내용과 방향의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왜 서번트 리더십을 자발적으로 또는 자연적으로 발휘를 할까? 그것은 담대한 목적지를 향해 함께 발휘하는 서번트 리더십이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아마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믿음은 실증적이고 실천적이고 실제적인 믿음이다.
2024. Hyun-Joo Kim, Ph.D.
성과와역량연구소 대표
* 참고 문헌: "Dare to Serve(C. Bachelder)", "Future Leader(J. Morgan)", "진성 리더십(윤정구)", "Bass Leadership Handbook(B. Bass)", "도전과섬김의 서번트 리더십(필자 개발 교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