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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ma Yong Jun 10. 2018

청계천 베를린 장벽 훼손. 예술이 아닌 범죄.


기사를 읽고 너무 화가 나 글을 씁니다. 베를린시와 서울시가 함께 조성한 베를린 장벽 전시물을 "그라피티 아티스트"라는 사람이 락카로 훼손한 사건입니다.



훼손의 정도는 굉장히 심합니다. 원래 장벽에 남아있었던 역사적 가치가 담긴 낙서들을 락카칠로 뒤덮고 깨끗했던 반대쪽면에는 SNS 새벽 감성 같은 글귀를 적어 놓았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한국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는 초중등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한 국가로 다시 합쳐지게 됩니다. 기사에도 나와있지만 베를린 장벽에 원래 있던 낙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서독 사람들의 메시지였습니다. 반대쪽 낙서 하나 없이 깨끗한 면은 동독 쪽에 있던 벽면으로 공산국가의 경비와 감시가 얼마나 삼엄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그 사람이 이 행위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을까요. 비난을 하더라도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 같아서 관련 글을 검색했습니다.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고 작품의 의도를 썼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업을 했다"는 내용만을 놓고 보면 그의 말처럼 정말 '순수하게 대한민국과 평화를 기리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고 다만 실행 방법이 오해를 불렀다'라고 볼 수 있는 조그마한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주장하는 "작품"의 설명처럼 한민족의 창조와 번영을 위한 메시지가 담겨있는지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것은 대한민국이나 분단의 상징성이 아닌 자신의 소유한 브랜드의 시그니쳐 패턴과 로고, 큼지막하게 써 놓은 자신의 이름입니다.

   

태극의 문양도 자기 브랜드 로고로 바꿔놓았고 작품 의도를 나타낸 글도 결국엔 자기 브랜드 패턴이 이러한 내용이다라고 설명을 해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나만이 아는 '언어'와 '상징'을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본인이 의도하는 - 혹은 주장하는 - 평화에 대한 염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자아도취의 흔적만이 눈에 띕니다.   


결국에는 브랜드의 홍보와 사람들의 관심을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비극을 상징하고,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염원하는 문화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훼손한 것입니다. 꼭 합당한 처벌을 받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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