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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Sep 30. 2023

Interviewer's Note Vol.1

the Persons : 창업을 한다는 것

먹고사는 것. 인류가 문명을 이룩하기도 훨씬 이전부터 생명을 가진채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해온 활동입니다. 동물을 수렵하고 식물을 채취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겠죠. 어느 순간 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정착하며 곡식을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류에게 먹고사는 문제가 축복임과 동시에 저주가 된 시기. 각 개인, 부족, 국가별로 수확물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죠. 뒤이어 여러 당사자 사이에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약탈, 전쟁 등이 일상이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모든 역사 흐름의 결과는 부(富)를 추구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부의 차등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왔습니다. 그 흐름이 우리가 사는 현재까지 이어져왔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죠. 여러 산업혁명을 거치며 그 형태는 바뀌어 왔으나 본질은 동일합니다. 부를 축적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굴레에 갇힌 인류의 문명. 먹고산다는 것의 의미가 더 이상 먹고사는 것만의 의미가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더퍼슨스의 새로운 시리즈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투사(鬪士)를 조명합니다. 그들은 사업 또는 투자라는 자본주의 체제의 두 가지 꽃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그 부를 축적하고 있죠. 이번 시리즈 기획의 첫 단추는 그들과 관련한 한 가지 의아함에서 시작됐습니다. 왜 소수의 사람이 전 세계 대부분의 부를 과점하고 있는 것인가. 분명 많은 현대인들이 동일한 24시간을 살고 엇비슷한 시간을 노동하며 살아가는데 단 1%에 해당하는 소수만이 어떤 연유로 큰 부를 가져가고 있을까.


의아함과 더불어 한 가지 고민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철저히 한 개인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 가지 개념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부에 대한 자신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 부의 분배를 요구하는 것, 그들과 같이 적극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것. 앞선 두 가지 관점 모두 중요하며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 큰 주제이지만 이번 시리즈는 마지막 관점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은 개인 철학의 영역이고 부의 분배는 정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선택지는 이미 자본주의 최전선에서 여러 풍파를 맞으며 부를 일궈온 이들의 이야기를 발판 삼아 나 역시 부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죠. 적어도 막대한 부의 축적이 운칠기삼(運七技三)이 작용한 확률의 결과인지 범인(凡人)은 알지 못하는 특별한 비밀이 있는지 작은 단서라도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그간 이어온 더퍼슨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직업 그 자체의 가치관, 직업인으로서의 고충, 해당 커리어를 시작하고 이어가기 위한 노하우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면 창업가와 투자가를 인터뷰하는 새로운 시리즈는 숫자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창업가의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편에서는 소위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남는지'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매출액, 마진율 그리고 창업가의 일과별 시간 분배,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른 직원 규모 등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자연스레 그 숫자들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을 아우르는 실무적인 문답이 뒤따르죠.


더불어 다양한 분야, 형태의 산업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면서 요즘 시대의 창업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만 부각되죠. 우리 일상을 돌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음식료업, 제조업, 유통업, 공간대여업 등 IT 사업이 아니더라도 꼭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사업이 다수입니다. 창업을 한 번이라도 고려해 본 이들에게 더욱 손에 잡히듯 가까운 분야이기도 하고요. 너무 동떨어진 이들의 저세상 동화로 남지 않도록 이와 같은 맥락을 고려해 시리즈 첫 번째 인터뷰이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현대에서 먹고사는 것이 부를 창출하고 축적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면 사실 창업가뿐 아니라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이 자본주의 최전선의 투사겠지요. 이 시리즈를 읽는 여러분에게 자그마하게나마 동기부여를 얻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소모되어 사그라들 한순간의 '열정'이 아닌 운동하듯 키워가는 매일의 '동기부여'. 아마 애써 당부하지 않더라도 이 책에 담긴 인터뷰이들이 명쾌하게 보여줄 것입니다.

모쪼록 자본주의에서 눈 뜨고 잠드는 모든 이들에게 드립니다. 부디 먹고사는 뜻을 펼칠 생각에 가슴 뛰어 잠 못 이루는 나날 되기를.


편집장 이시용


https://thepersons.imweb.me/shop_view/?idx=162



- 위 글은 <더퍼슨스: 창업을 한다는 것 Vol.1>에 실리는 Interviewer's Note 전문입니다.

- 위 글의 모든 저작권은 더퍼슨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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