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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선 Dec 07. 2023

단어, 아니 어휘가 '내 것'이 되려면?

능동적 어휘력을 기르기 위한 공식: 문맥, 맥락 + 말하기, 쓰기

말씀 어, 무리 휘


어휘는 일정한 범위 안에 무리지어 존재하는 단어들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단어 뿐만이 아니라 연어, 숙어 등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들마저 어휘의 범주 안에 들어갑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그렇게 단어를 달달 외웠는데도, 내 어휘력이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많은 단어들을 빠삭하게 아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단어들의 관계를 이해하고, 그것을 조직하고 체계화한 것이 어휘력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어휘력은 다시 정리하면 단어가 다른 단어와 함께 놓일 때, 문맥 속에서, 이 특성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아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한국어로 '별로'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표현과 함께 쓰인다는 것, '어제'라는 단어는 과거형 동사와 함께 쓰인다는 것처럼 말이예요. 


이 정도 범위는 다뤄져야, birthday라는 단어가 Tate's와 happy라는 의미와 함께 쓰일 수 있구나를 알게 되면서 어휘로 자리잡게 되는 거죠. Birthday와 함께 party, cake라는 말뭉치를 또 학습하게 되고요. 단어를 학습할 때 예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나아가 이렇게 지문까지 나오면 어휘력을 키우는 데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어 학습은 대부분 문장과 지문이라는 문맥, 즉 맥락이 함께 제시되는 리딩, 스피킹 등의 수업에서 진행됩니다. 지문을 읽기 전에, 대화를 듣고 말을 하기 전에, 글을 쓰기 전에 핵심 어휘를 먼저 잡고 영역 학습을 시작하죠. 


특히 알고 있는 많은 단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즉 능동적 어휘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어를 활용한 충분한 아웃풋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기, 쓰기 활동이 대표적인데요. 


능동적 어휘력을 위해서는 충분한 아웃풋 활동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Picture Talk입니다. Picture Talk는 주어진 이미지를 묘사하는 말하기가 진행되는 단순한 활동입니다. 예를 들면 '비둘기가 모여 있는 공원' 이미지를 제시하고, '보이는 것을 말 해'보는 거죠. 교실 수업 상황에서는 'Look at the picture! What do you see?'와 같은 교사의 지시가 주어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단어 이상으로 말 해 보는 겁니다. 단어망(어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결되는 두 단어 이상이 필요하니까요. 'kite in the sky', 'birds fly' 등이 예상되는 답변입니다.


교실 수업 상황이라면 조금 더 집중적인 훈련을 위한 활동도 있습니다. squirrel이란 단어를 어휘로, 그것도 능동적 어휘로 만들어주기 위한 말하기 활동인데요. What climbs up a tree? 라고 질문을 주신 후 단순히 squirrels가 아닌 완성된 문장으로 답 하기를 요청하는 겁니다. 'Squirrels climb up a tree.' 이렇게요.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생성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어도 됩니다.)


또 다른 활동은 문장 완성하기입니다. birthday, party라는 단어를 학습했다면, Happy __________!, Let's have a ________. 와 같은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죠. 이 때, birthday, party가 보기로 주어지면 (즉 목록에서 단어를 골라 적어넣는 설정이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무 단서도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어를 직접 생성해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 능동적 어휘력를 기르는 데 더 좋습니다. 


여기서 발전된 형태가 딕테이션입니다. 주로 리스닝 수업에서 단어의 소리를 듣고 문자를 쓰는 활동으로 많이 활용되죠. 여기서 리스닝을 빼면, 빈 칸이 뚫린 지문 완성하기 활동이 됩니다. (들리는 것을 받아쓰는 것은 파닉스 활동에 가깝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말하기와 쓰기를 훈련하기에 너무 어른이 된 저희가 어휘력을 기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인 리딩(읽기, 독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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