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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남술사 Jul 17. 2019

소설 악마 #2

혼란스러운 미래. 하지만 지옥 같은 현실..

악마를 보는 순간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내가 어린시절 겪은 일이 정말 사실이었구나..     

우리는 몇 분간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는 정신이 반쯤 나간 표정으로.. 

그리고 악마는 살짝 미소를 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말이다.     


악마가 먼저 이야기했다     


25년 동안 많이 늙었네.

잘 지냈지? 나는 그동안 7명의 계약자들을 만났어.

대부분 많은 재물을 원했지.

너는 25년 동안 너의 능력을 잘 쓰고 살아왔네.

이제 정확히 2년 후 너의 남은 삶을 내가 가져갈게.

앞으로 2년동안 내가 너와 함께 있을거야.

오늘이 처음이라 어색하겠지만 차차 적응 될거야.

"

     


25년만에 나타난 악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

도대체 내가 너에게 받은 능력이 뭐야? 

지금 내 삶은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고.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도 없이 힘들게 살아왔는데 도대체 무슨 능력을 줬다는거야?

난 인정할 수 없어.

받은 능력도 없는데 40살에 죽는 건 너무 억울해.

지금처럼 힘들고 비참하게 살아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줘.

"    


악마가 대답했다.     


그럴 수 없어.

우리 계약은 완벽하고 너는 거기에 분명하게 동의를 했어.

그리고 넌 나에게 받은 능력을 잘 활용하면서 살았어.

전혀 억울할 것 없어.

내가 준 능력으로인해 너의 25년은 남들과 달랐어.

나도 바쁜데 앞으로 2년 동안 너를 지켜봐야 하는 건 싫은 일이야.

하지만 악마의 세계에서 정한 룰이니까 어쩔 수 없어.

앞으로 2년동안 죽지 말고 잘 살아줘.

"     


천진난만한 표정의 악마를 보니 더욱 화가 났다.     


"

도대체 내가 원했던 능력이 뭐야?

그럼 그것만 말해줘. 

나에게 특별한 능력은 아무것도 없어.

"    


"

그건 말 해 줄 수 없다는 걸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건 네가 죽기 하루 전에 알려 주는게 우리 계약내용이야.

나도 널 위해 말해주고 싶지만 2년 밖에 안 남은 계약을 위반 할 수 없지.

13살의 네가 바라던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

"

     

혼란스럽고 숨이 막힐 듯 답답하다.

이 악마는 왜 하필이면 수 많은 사람 중 나를 선택해서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일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한숨만 쉬었다.

악마는 계속 이야기했다.     


"

나는 24시간 내내 너 옆에 붙어있지는 않아.

네가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내 모습을 볼 수 없을거야.

하지만 난 계속 너를 지켜보고 있어.

가끔 네가 혼자 있을 때에는 오늘처럼 내 모습을 보여줄게.

그때는 나에게 궁금한 걸 물어봐도 좋아.

"    


생각이 전혀 정리가 안 된다.

악마가 너무 미웠고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자야하니 사라져줄래?

"     


악마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나도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사람이다보니 일단 당장의 현실이 먼저인가보다.

이른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자리가 있길 바라며 개출구를 내려갔다.

출근하는 길에도 계속 악마와의 만남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비몽사몽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면 딱 알맞은 것 같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출근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나는 의류공장에서 아줌마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거래처로 보내는 옷들을 아주머니들이 선별한다.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미영이라는 친구는 나보다 7살이나 어렸다.

그녀는 물류 선별 작업을 하는 사람들 중 유일하게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다.

그녀와 친한 사람도 없고 그녀를 잘 아는 사람도 없다.

5살 된 딸을 혼자 키운다는 것과 애기아빠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공장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녀의 전부이다.

가끔 어린이집에 맡기지 못한 날에는 공장에 애기를 데리고 왔다.

그녀의 어린 딸은 직원휴게실에서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렸다.

지겹고 힘들만도 한데 참 얌전하고 착한 아이였다.

아주머니들은 틈틈이 돌아가면서 그녀의 딸과 돌봐주고 간식도 주었다.

그런 아주머니들의 호의에 미영씨는 한결같이 수줍은 표정으로 감사함을 표현했다.     


"근데 아빠는 뭐해요?“     


아주머니들의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애 아빠는 없어요. 연락도 안 되고 보고 싶지도 않아요.“     


아주머니들은 더 많은 궁금증에 또 다른 질문을 하지만 그녀는 그 이상은 얘기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미혼모였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엾은 친구였다.

그런 그녀가 안쓰러운 아주머니들은 맛있는 점심식사를 사준다며 같이 나가서 밥먹자고 가끔 이야기를 했는데 그녀는 단 한번도 아주머니들과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없다.

항상 점심시간에는 직원휴게실에서 직접 싸 온 도시락을 혼자 먹는다.

월 1회씩 하는 직원회식도 단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어린 딸이 어린이집을 마치는 시간에 가야하기에 야근도 한적이 없는 그녀였다.

회식에 불참하는 건 그녀의 상황상 당연했고 누구도 그녀를 회식에 부르지 않았다.     


어느날과 같이 일에 집중하는 하루.

아주머니들이 커피를 주시며 오늘 피곤 해 보인다고 말을 건다.

잠을 좀 설쳤다는 대답과 함께 오늘도 잘 부탁한다는 가벼운 인사를 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악마가 찾아왔다는 것이 생각 안 날 정도로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이다.

2년 후에 내가 죽는걸 알게 되었지만 딩징 삶이 달라진 건 딱히 없다.

이번달에 내야 하는 대출이자와 월세 걱정은 똑같으니 말이다.


정신없는 하루 일을 마치고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하나 사서 집으로 갔다.     

조용하고 어두운 작은 원룸.

한여름인데 이곳은 한 겨울처럼 춥고 쓸쓸하다.

하지만 이 작은 집 외에 갈 곳은 딱히 없다.

이 누추한 곳이 유일한 나의 공간이다.

집에 들어서서 신발을 벋고 작은 방을 볼 때의 공허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예쁜 와이프가 해 준 저녁식사와 반갑게 맞이 해 주는 귀여운 아들,딸이 있는 집.

내가 원하는 작은 행복이지만 지금의 내 현실에는 불가능이다.

언제 빨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침대위의 이불들, 쌓인 설거지와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

지금 내가 보는 방의 모습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전자렌지에 데워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니 긴장이 풀리며 잠이 쏟아졌다.

어제 뜬눈으로 밤을 지내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으니 몸이 피곤한건 당연한 현상이다.     

침대에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며 잠을 청하는데 막상 잠에 들지 않는다.

오늘처럼 피곤한 날에는 눈을 감으면 바로 잠에 들었는데 오늘은 잠에 들 수가 없다.

머릿속에는 악마를 만났던 어제 밤의 일이 떠나지 않는다.     

오늘은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악마야 거기있어?“     


혼자말로 불러봤지만 고요한 적막만 흐를 뿐이다.     

어떻게 잠에 들었는지 모르는 밤이 지나갔다.

그래도 중간에 깨지 않고 꿈도 꾸지 않은 안락한 밤이었다.     


바쁜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하고 집에 와서 두세시간 쉬고 자는 반복적인 일상이 계속되었다. 

평일 저녁 6시에 아주머니들은 먼저 퇴근을 하고 나는 8시에 퇴근한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은 수당이 추가된다.


나는 이 공장에서 꽤 오래 일을 해 왔기에 공장과 거래처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올 초부터 공장장님이 추가업무를 제안했고 나는 큰 고민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

오후 6시부터 그날 거래처와 거래한 내역을 정리하고 일일정산을 끝내면 2시간이 금방간다.

하루 2시간의 추가업무로 로스율이 많이 줄었고 생산량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된다.

허기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대략 9시 정도 된다.


주말에는 대형마트에서 5년째 물류관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나에게 쉬는날은 1년에 며칠 없는 공휴일뿐이다.     


지치고 힘든 일상이 반복되지만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미래는 어둡기만하다.     

반복인 하루가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다.

두달이 지났는데 악마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바뀐게 하나 있다면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주말 알르바이트를 그만뒀다.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1주일에 이틀이나 생겼다.

5년여만에 생긴 온전한 내 시간이다.


당장 이번주부터 무엇을 해야 하며 주말을 보낼지 설레기만하다.     

나는 두달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사람이 살면서 내가 죽을 날을 안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어차피 2년후에 내가 죽을텐데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사는게 무슨 의미일까?

지금처럼 살아서는 2년이 지나도 똑같은 삶일 뿐이다.     


주말 알바를 그만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말에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다음달 이자를 모두 낼 수가 없다.

어차피 내 삶은 2년 남았는데 조금 여유있게 살고 싶었다.     


다달이 은행에 갚아야 하는 돈은 대략 300만원 정도이다.

그 중 150만원이 대출금의 원금이고 나머지 150만원정도가 이자로 나간다.     

수년전 사업이 잘 됐을 때 자신감이 생겨 무리하게 확장하고 공장을 임대하며서 생긴 빚이 꽤 크다. 

트랜드를 잘못 파악 해 수요가 없는 제품들만 생산해 팔리지 않는 재고만 쌓였었다.


그때의 시행착오로 현재 나는 다달이 수입의 대부분을 대출금을 갚는데 쓰고 있다.     

나는 공장에서 300만원, 대형마트에서 80만원정도 총 약 380만원정도를 매달 벌었다.

그 중 월급 300만원은 고스란히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한다.


35만원의 월세를 제외하고 약40만원 정도로 매달 공과금, 식비등을 해결하며 생활했다.

단 한푼도 저축을 할 수 없었고 대출금은 갚아도 갚아도 많이 남았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한잔하거나 여행, 취미활동등의 여가는 즐길 여유조차 없다.

당장의 월세는 물론 식비조차 없게 된다.

이렇게 빠듯한 삶에서 별다른 계획도 없이 5년이나 일한 주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글쓴이의말


본 소설은 글을 처음 써보는 것과 다름 없는 일반인이 취미로 쓰는 글로 모두 허구입니다.

주인공의 심리와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1인칭 시점으로 글을 전개 할 예정입니다.

내용과 등장인물은 당연히 모두 허구입니다.


글을 모두 완성하고 오타, 문맥등을 수정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많은 오타와 함께 문맥상 이상한 부분도 많을텐데 그런 부분은 댓글로 지적 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악마는 가제이며 주 2회이상 연재할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재밌게 보시길 바겠으며

혹시라도 이 글이 재밌으시다면 작은 댓글하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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