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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조 Oct 07. 2019

떠나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나는 왜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걸까요?


물이 턱끝까지 차오르기 전까지는

나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었어요.
물이 점점 차오를 때쯤 나는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고 중심을 잡으려 해요.


그리고 여유롭던 마음에서
“물이 더 차오르면 어쩌지.”

하며 걱정하기 시작해요.
여유를 즐기던 나는 수영을 하면서,

이 모든 여유가 시한부라는 것을 느껴요.



현실의 나에게 너무 지쳐있었던 나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나고 싶었어요.
나는 그것을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들이대요.
하지만 내가 여유를 즐기는 동안 나는 나를 찾지 못했는걸요.

나를 찾기 위한 이 여행에서 나는 무엇을 찾으려 했을까요?
물이 더 차올라요. 나는 이제 바다에서 벗어나야 해요.

땅을 찾아서 돌아가야 해요.
바다는 나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요.

나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있었다고.

사실, 나는 도망친 거예요.

나를 찾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지금 나의 현실을 이해하는 것, 나를 이해하는 것, 인정해야 하는 것.

그전까지는 내 마음 안에 여유조차 생길 수 없는걸

난 이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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