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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 NOTE Nov 07. 2024

V1_NO.2
전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팔란티어

팔란티어(Palantir)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AI is Redefining the Future of War

전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팔란티어(Palantir)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우크라戰의 숨은 조력자 ‘팔란티어’, 다윗의 돌팔매에 빅데이터/AI 솔루션을 더하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지 약 석달 만에 美 팔란티어社의 CEO 알렉스 카프가 비밀리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민간기업 최고경영자가 우크라를 찾은 것은 그가 처음. 이후 우크라이나는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한 러시아군에게 대응하기 위한 ‘비밀병기’를 획득하게 된다. 비밀병기는 전투기나 전차가 아니었다. 빅데이터·AI 솔루션 ‘고담’의 활약이 시작된 것이다.



‘고담’은 우크라이나 군이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상용 위성, 열 감지기, 정찰 드론에서 통신 신호와 SNS 등에 이르기까지, 고담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보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러시아 포병, 전차, 보병 부대 등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로 변환한다. 우크라 군은 전달받은 좌표를 이용해 러시아 군에 대한 포격 정밀도를 대폭 높인다. 이동/매복 등 다양한 작전에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표적을 식별하는 과정에서 ‘고담’ 솔루션이 학습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분석 시간은 짧아지고, 정확도는 더욱 향상된다. 


팔란티어 '고담(Gotham)'


우크라戰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유하곤 한다. ‘고담’은 다윗의 돌팔매가 더 정밀하게 더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도 우크라軍이 선전을 거듭해올 수 있었던 진정한 조력자인 셈이다.

많은 사람들은 무인 전투기와 장갑차, 초음속 유도무기, 고출력 레이저, 로봇 정찰병을 비롯한 첨단 장비가 미래 전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믿는다. 수십년 간 우리가 경험해온 하드웨어 중심의 무기체계 패러다임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논리다. 그러나 민수와  국방 분야를 구분하지 않는 빅데이터·AI 솔루션의 출현이 전장 환경의 변화를 먼저 이끌지도 모른다.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굴지의 글로벌 방산기업들도 일찌감치 팔란티어와의 ‘기술동맹’에 나서고 있는 상황. 빅데이터·AI 전문업체 팔란티어의 ‘SW이노베이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빅데이터·AI 전문기업 팔란티어의 ‘SW 이노베이션’


팔란티어?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이 2003년 창립한 ‘팔란티어社’는 복잡하고 파편화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빅데이터 전문기업이다. 피터틸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아무도 경험한 적이 없는 ‘테러와의 전쟁’을 테이터로 예측하고자 했으며, 이것이 팔란티어의 창업 동기가 됐다. 특히 팔란티어의 핵심기술인 데이터마이닝 솔루션은, 페이팔의 ‘이상 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는 고전 판타지 명작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 구슬’의 명칭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마법의 구슬’은 사용자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먼 거리나 가까운 미래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국방 및 수사기관을 위한 고담(Gotham), 민간기업을 위한 파운드리(Foundry), 다양한 플랫폼에서 신속하고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배포가 가능한 SaaS(Software as a Service) 아폴로(Apollo)를 비롯한 팔란티어의 솔루션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한다.




Gotham

영화 ‘배트맨’ 배경의 지명이기도 한 ‘고담’은 방대한 데이터 분석 및 패턴 식별을 기반으로 테러, 돈세탁, 밀수, 마약거래 등의 범죄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국방 분야에서는 위성을 비롯한 다양한 전장 정보를 기반으로 적군의 위치, 예상 경로, 타격 장소 등을 알려주는 솔루션으로도 사용된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의 위치를 파악할 때 사용됐으며, 2020년에도 팔란티어는 오래된 시스템을 이용하는 美 육군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해 목표물 추적과 공격지점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담’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전에서도 팔란티어의 AI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고담(Gotham) 솔루션, 최적의 탈출로 확보를 위해 경계인력의 사각지대를 분석하고 있다.



Sky-Kit

고담은 팔란티어가 제공하는 위성관측시스템 Meta-Constellation, 휴대 가능한 통신/전산 시스템 Sky-Kit 등과 연계해 작전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Meta-Constellation은 위성을 활용해 항공기, 선박, 잠수함, 시설, 지형변화 등 다양한 감시정찰 임무수행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현재 이미지 확보 및 분석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45분에서 2시간, AI 솔루션이 적용되며 분석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팔란티어 'Sky-Kit'


위성통신 기반의 통신/전산시스템 Sky-Kit은 위성/무인기 등의 영상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듀얼 모니터, 정찰용 쿼드 드론, 랩탑(Labtop), AI 인터페이스 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 휴대 및 차량 탑재 등이 가능해, 전체 전장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최적의 의사결정 및 작전수행을 지원하게 된다. 



Foundry

‘파운드리’는 기업 활동에서 생성·확보되는 데이터의 통합, 분류, 맵핑,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상황·목적별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피아트 크라이슬러, 에어버스, BP(British Petroleum)를 비롯해 국내의 HD현대와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주요 고객이다. 특히 두산에서는 해외 건설 장비에 부착된 센서로 측정된 가동시간의 DB화·분석을 통해 예상 수요를 사전에 예측하고, 납품딜레이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타사의 유사 장비들은 납품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기술이 빛을 발한 것이다. 


Foundry - The Ontology-Powered Operating System for the Modern Enterprise


지난해 12월에는 팔란티어가 영국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파운드리의 영역은 종합군수지원 및 준비태세 관리까지 확장되고 있다.


팔란티어의 Army Readiness 솔루션에서는 軍 전체 현황은 소속/장비/규모/위치 등 다양한 조건으로 DB화 및 UI 설정이 가능하다. 작전 장소, 기간, 유형 등에 따라 당장 파견 가능한 전력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각의 장비의 정비이력 및 결함예측, 병사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 등 세부 사항들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Apollo

상당수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군사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기에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의 이단아’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직접적인 무기체계 개발 및 개량사업은 팔란티어에게도 생소한 분야이다. 바로 그러한 팔란티어에게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손을 내밀었다. 2022년 11월 팔란티어社가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 해군의 통합 전투시스템 현대화 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무기체계가 첨단화·고도화되며, 방대한 양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운영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개발자, 소요군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이해와 구동 환경에 따른 별도의 코딩이 요구되기에, 다양한 기능이 적용될수록 시스템의 오류와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팔란티어는 자사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인 아폴로(Apollo)를 활용하면 소프트웨어의 중단 없이 다수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를 수시·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속적으로 기존 운영체계에 통합(Continuous Integration, CI)하는 것은 물론 업데이트된 세부 기능들을 각 운영 체제가 구동 중인 업무환경마다 적시에 자동 배포(Continuous Deployment, CD)도 가능해진다. 약간의 상상력을 보탠다면 테슬라의 자동 업데이트 시스템과 유사한 환경이 구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상용 시장에서 검증된 솔루션이기에 안정성도 높다. 비용, 시간, 인력의 절감은 물론 소프트웨어의 실시간 업데이트에 기반한 더욱 빠르고 유연한 성능개량이 가능해지면, 군 전력의 도약은 물론 미래 무기체계의 개발·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Apollo - Speed is the new scale



○ 국방혁신 4.0에서도 국방AI, 디지털 전환 추진 강조.. 빅데이터를 통한 문제 해결은 피할 수 없는 과제


 2002년 피터 틸은 페이팔을 이베이에 15억달러(1조 7,000억원) 가격에 매각했다. 그때 번 돈으로 창업한 회사 중 하나가 팔란티어다. 2023년 사상 첫 흑자를 내기까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10여년간 축적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어떤 수준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수집과 전처리 기술, 그리고 통찰력을 얻기 위한 다양한 통계적 기법과 인공지능 기술이 뒷 받침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서도 국방 AI기반 구축을 위해 정책, 제도 발전을 강조했다. 양질의 국방데이터를 구축 및 관리하고, 초고속.초연결 네트워크 기반 AI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AI기반으로 총수명주기관리 업무체계를 재정립하고, 장병 Life-Cycle과 연계한 AI기반 인재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Sensor to Shooter’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강조해온 우리에게도 빅데이터를 통한 근본적 문제 해결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군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만큼,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글로벌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혁신기업의 발굴 및 협력에 힘써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주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가 있고, 혁신에 대한 열망도 높다. 과감한 도전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선두주자로 나아갈지, 해외 사례를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추격자’에 머물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렸는지도 모른다.




L NOTE


[Vol.1] ISSUE NO.2
팔란티어(Palantir)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전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Palant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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