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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혜인 Jan 15. 2020

행복의 존재를 느끼는 것

의외로 간단하다


 아침부터 웹툰 보다가 오후 늦게 정신 차리고 과제를 하려고 과제 방 사이트를 켰다. 평가해야 할 글이 21편이다. 벌써 글 읽기가 싫다. 최근 글이나 영상을 너무 많이 봐서 오히려 아무것도 보기가 싫다. 뭐든 과잉은 좋지 않다만, 과잉하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이때쯤 드는 의문.


과잉하면 정말 잘할 수 있게 될까?


 지난날들 동안 내가 주력해온 글쓰기는 작문이었다. 그런데 수업 때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논술이다. 친구들도 작문보다 논술 쓸 때 더 인상적이었다고 말해줬다.


 글에 뚜렷한 특색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무난하고 평범하다는 말은 지난날 그토록 오랫동안 고뇌하고 괴로워했던 시간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프로듀스48”에서 일본인 참가자들이 죄다 혹평을 받을 때, 나는 그들의 마음에 정말 공감할 수 있었다.




 요즘 매일같이 고민하는 질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꿈을 이루지 못해도 잘 살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면, 꿈을 이루지 못한 자신을 너무 자책하거나 지난날에 대해 막심한 후회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잘 사는 건 뭐고 성공한다는 건 뭘까?


차라리 이 시간에 글 한 자라도 더 쓰는 게 득이 될 테다. 


 행복은 멀리서 내 일상을 들여다볼 때보다 가까이서 들여다볼 때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몇 주 후에 일어날 일, 혹은 몇 년 안에 맞이할 일보다 당장 오늘, 지금 이 순간 내가 한 일에 있다.


 그렇다. 오늘은 대표님이 무단결근하신 날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맞이한 자유. 오늘 온종일 웹툰을 봤다. 몸만 회사에 있다 뿐, 주말보다 더 주말 같은 평일. 오늘 나는 정말 행복했다.


 당장 오늘까지 써야 하는 글과 주말까지 해야 하는 과제는 생각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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