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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혜인 Oct 27. 2023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내 사업에 접목한다는 것

#2. 욕망의 진화(데이비드 버스)를 읽고


 이 책은 자청이 사업가적 맥락에서 인생을 바꿔준 책이라며 강력히 추천했었던 책이다. 예전에 한번 읽었던 적이 있다. 자청이 강하게 추천했기 때문에 당시에 상당히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었었지만, 책의 내용은 나의 기대와 달리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남녀의 성적 욕망을 다루는 이야기’였다. 몇 년이 흐른 지금, 책을 다시 들춰보았다. 인생을 바꿔주었다고 자청이 한 말을 되새기면서, 그 관점에서 책을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




 모든 종이 그러하듯이 인간 또한 역시 삶에 있어서, 인간 모두에게 공통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번식’이다. 물론 번식과 더불어 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존’이라는 목표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목표를 완수하도록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설계되어서 진화되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의 욕망이 다르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여자는 번식과 생존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안정적인 번식 환경을 만들어줄) 남자의 ‘자원’을 가장 중요시하고, 남자는 (여자가 자손을 낳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들이 건강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는 지표를 보여주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배우자를 선택한 이후, 남자와 여자가 비로소 번식과 생존이라는 목표를 본격적으로 달성해나가게 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이러한 목표를 수행함에 있어서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서로를 향한 ‘헌신’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해진다. 따라서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여자는 남자의 자원과 헌신을 중요시하고, 남자는 여자의 아름다움과 젊음, 헌신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나는 책의 내용에 매몰되지 않고, 자청이 어떤 맥락에서 인생을 바꿔주었다고 했는지를 이해해보려고 했다. 사업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궁극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했다. 인간의 궁극의 목표가 번식과 생존이라면 어떤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서 번식과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유리한 조건이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요소를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유전자를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생물종을 계속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 지금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어떤 맥락에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유리한 입지와 여건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


 나는 한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요소는 건강과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요소를 어릴 때부터 얼마나 잘 다져놓느냐로, 길고 긴 인생 동안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요즘,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계속하여 생각해보고 있다. 교육 서비스가 특정한 목표로 나아감에 있어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라면, 인류의 원초적 욕망이자 본능인, 번식과 생존이라는 목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달성하게 해 줄 수 있도록 하려면, 내가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 분야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제공되어야 하는가?




 삶은 문제의 연속이다. 계속해서 문제점을 맞닥뜨리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찾고, 그 해결책을 밟아 나가면서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교육의 힘이다. 좋은 성적을 받거나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주인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렇게 쌓아 올린 자신의 삶의 흔적이, 자신이 가진 유전자에 새겨진다는 무의식을 건드린다면, 나보다 더 생존력이 강한 자손을 낳음으로써 번식과 생존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인류의 원초적인 본능을 건드리게 될 것이고, 또한 그러한 그들의 욕망을 충족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자청이 말한 ‘욕망의 진화’가 준 영감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인류의 번식과 생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해 보고, 방향성을 수정보완할 수 있게 하는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는 의미이지 않았을까? 그러한 고민을 충분히 한 서비스가 차별화를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 자체는 번식과 생존에 있어서 생물의 진화론적 관점을 설명하고 있다. 남자의 가치는 ‘자원’이고, 남자가 가진 자원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하는 것이므로 남자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간다. 반면, 여성의 가치는 단순하게 ‘젊음’과 ‘아름다움’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여성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그런 관점에서 서술된 책이므로 어떤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쾌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 요소를 배제하고, 종족의 생존을 위해서 인류가 원초적인 욕망기제를 환경에 따라 어떻게 적응시켜 진화시켜 왔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나아가 생각을 확장하여 어떻게 사업에 접목시킬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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