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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테디 Oct 06. 2020

유럽에서 한달살기를 하면 좋은 이유

마음 편히 유럽여행을 할 수 있거든요

여기가 공항이라니


아침 8시 전부터 공항을 가기 위해 서둘렀다. 아무리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구글 지도에 나와있건만 초행길이라 준비를 꽤 일찍 끝냈다. 공항 가는 법을 집에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체크하고 나오는 시간에 맞춰 교통편을 조회했다.  집 앞 트램을 타고 9 정거장 정도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야 도착. 


출국 전 날, 공항을 가는 자체만으로도 긴장이 돼서 안나에게도 물어보고 바르텍에게 재차 물어봤다. 둘 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생각하는 것만큼 공항이 크지 않고 아담해서 공항 도착해서 발권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시간까지 20분도 안 걸린다는 것이었다.


에이 설마 그 정도로 공항이 작을까 


아무리 현지 친구들이 이야기해줘도 반신반의했다. 왜냐면 나 같은 경우에 주로 큼직큼직한 공항들만 다녔기 때문이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프랑크프루트 공항,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런던 히드로 공항. 그나마 조금 규모가 작다고 생각했던 공항은 바르샤바 공항이었다. 생각해보면 대도시에서 대도시로 이동할 때도 어느 정도 큰 공항을 이용했으니 감이 안 왔다.


약간의 긴장과 불안으로 경직된 표정을 본 친구들은 웃으면서 릴랙스 하라며 정 불안하면 일찍 가는 걸 추천했다. 그 말이 맞았다. 성격상 뭐든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일찍 서두르는 스타일이라 공항이 크든 작든 일찍 가기로 했다. 



그 와중에 총교통비가 2천 원이 넘지 않았다.


어찌어찌해서 무사히 환승하는 정류장에 내려 잠시 공항행 버스를 기다렸다. 예상보다 조금 버스가 늦었지만 탑승 후 마지막까지 버스 번호와 버스 노선도를 확인한 후 그제야 편히 앉아서 갔다.  


공항 도착. 무척 한산했다. 이렇게 휑한 공항은 처음이었다. 화요일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바쁨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유 그 자체. 여태껏 내가 봐왔던 공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분주하게 공항을 오고 가는 이용객들과 여러 노선의 공항버스들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동네 고속터미널인 듯했다. 


 


또 하나 신기했던 건 출국장과 입국장이 같은 층에 있었다는 점. 항상 어떤 공항을 가도 출국장과 입국장은 분리되어 있던 것 같았는데  여긴 따로 분리하지 않고 운영하는 곳인 듯했다. 여러모로 신선했다. 


이렇게 아담해도 공항엔 있을 건 다 있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가 대기 줄 없이 속전속결로 발권을 했다. 너무 일찍 온 탓에 시간이 꽤 남아 잠시 공항 내부를 구경했는데 구경할 거라곤 딱히 없었다. 몇몇 항공사 카운터와 카페만 있을 뿐.


발권하는 곳 옆에 바로 보안검색대가 있었다. 밖에 있을 바엔 게이트 앞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시간을 때우는 게 나을까 싶어 보안검색대로 들어갔고 10분도 안 걸린 채 금방 끝났다. 모든 게 속전속결이라 조금 놀라기도 했다. 


하기야 게이트 수가 30개 되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처음이라 어벙벙했다. 


전자 항공권이 있어도 따로 발권한 종이 항공권. 종이 항공권 감성은 늘 좋다.



브로츠와프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KLM 항공을 이용했는데 왕복 15만 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KLM이 저가항공은 아니라 10만 원 미만 가격대를 찾긴 힘들었지만 브로츠와프에 직항이 있어 꽤 편리했다.    





단거리 비행 땐 창가석이 국룰


출발 시간에 맞춰 기내 안으로 들어갔다. 단거리 비행이라 오랜만에 멋진 풍경을 볼 겸 창가석을 선택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공항 오면서부터 날씨가 맑아 내심 기대를 했는데 정말 멋진 하늘을 봐서 오늘 행운은 다 썼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쨍쨍한 햇빛에 비친 몽글몽글한 구름이 인상적이랄까










여행 5년 차의 내공 


착륙과 함께 또 다른 여행 시작. 스키폴 공항은 내겐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종종 잠시 경유를 하기 위해 거쳐간 횟수로 거의 4~5번 정도라 여타 다른 공항보다 마음은 편했다.


수화물 찾는 곳을 지나쳐 입국장으로 나가려는 중에 인터넷을 켰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어.. 잠깐.. 뭐야.. 뭐지..? 왜 안되지? 이럴 리가 없는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았다. 분명 쓰리심 문제일 텐데 아무리 새로 고침을 하고 다시 껐다가 켜봐도 먹통. 당연히 네덜란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었고 혹시나 해서 10GB 다 썼나 확인해보니 12월 22일부터 현재까지 데이터 사용량이 2.58GB밖에 쓰지 않은 상태라 더 당황.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걸 어쩌나 하던 중 일단은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법을 스크린 샷을 찍어 외워두었다. 그렇지만 중앙역에서 숙소를 가려면 페리를 타고 가야 한다는데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왜 구글지도 길찾기에 배가 그려져 있을까


공항철도를 타고 가면서 구글 지도를 보면서 선착장의 위치를 두고두고 체크했다. 늘 그랬듯이 잘 찾아갈 거라 생각하면서도 낯선 곳이라 긴장될 수밖에 없던 상황.


눈치껏 중앙역에 내려 카드 찍고 나오려는데 문을 안 열어주니 2차 당황했지만 직감적으로 카드에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 충전을 하니 무사히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했다. 다음으로 중앙역 근처 선착장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저만치 선착장이 보이고 페리를 타려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기네. 저기. 아이고 살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터벅터벅 선착장으로 갔다. 구글 지도가 안내해주는 대로 901 페리를 탔다. 페리에 내리니 직감적으로 저 멀리 숙소처럼 보이는 곳으로 갔다. 빨리 체크인을 하고 유심을 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기에 급히 갔다. 


체크인을 한 후 가장 먼저 직원한테 심카드 파는 곳을 물어본 후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심카드 파는 곳 찾아 삼만리. 숙소 근처 마트를 들렀으나 판매하고 있지 않아 페리를 타고 중앙역으로 가서 있을만한 가게를 들락날락하다 보니 드디어 유심 파는 곳을 찾아냈고 직원의 도움으로 등록을 끝냈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이제 멘붕은 그만


오늘은 특별히 스스로에게 고생했다는 의미로 저녁만큼은 맛있는 걸 먹기로 했다. 여러 블로그들을 참고하면서 고른 
레스토랑은 Humphrey’s Restaurant Amsterdam Spuistraat



네이버 블로거들이 극찬 맛집이라 해서 한번 가봤는데 맛집이었다. 맥주 2잔 애피타이저 스타터 메인 요리까지 해서 38유로 정도. 네덜란드 물가를 감안하면 이 정도면 가성비 최고라 할 수 있다. 직원의 추천으로 연어롤 튀김 소고기 스테이크를 시켜서 먹었다.


어느 레스토랑을 가든지 먼저 맥주부터 시킨다.




그렇게 혼밥을 한 후 가볍게 암스테르담 거리를 거닐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맥주 두 잔을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올라 춥지 않았다. 밤마실 나가기 좋은 날씨였다.



하루가 참 길었으나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잠을 잤다.









1월 7일 네덜란드 3박 4일 짧은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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