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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 Aug 23. 2023

독립출판, 문학(단행본)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하다-1

조금 빡센(?) 신청 준비 이야기

  지난 월요일은 직장인도 아닌 내가 유난히 월요병을 겪고 축축 쳐지는 날이었다. 무언가를 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것 같아 하루가 무의미한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때였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정리하던 중 문득 예술인경력정보시스템에 접속하고 싶어졌다. 

  올해 4월 예술인활동증명 신청을 완료했고 8월이 되도록 증명이 마무리되지 않은 통에 완료 소식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증명이 완료되면 문자로 통보가 온다고 했기 때문에 별 기대 없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했다.


  


예술이 뭔지 몰랐고 여전히 뭔지 모른다.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넉넉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불우했던 집안 사정 때문에 내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생각해 본 적 없이 '그냥' 자랐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평범한 대학, 무난한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지속되면 평생 나를 따라오던 불안감도 차츰 줄어들고 마음의 고요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삶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이내 스스로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열심히 살았지만 인생의 덧없음과 무의미함이 느껴지면 가슴 한편이 서늘해졌다. 휘둘리면 휘둘리는 대로 여기저기 표류하고 내가 누군지 더더욱 알 수 없어졌다. 그때 마주했던 것이 책이었다. 미친 듯이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루의 빈 모든 시간 동안 계속해서 책만 읽었다. 많은 양의 독서를 하고 감명도 받았지만 책에 대한 갈증은 더욱더 심해졌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은 나날이었다. 책을 많이 읽어도 행복해지지 않았다. 


  그 무렵 그림책을 접하게 됐고 그림책을 통해 그림에 관한 관심도 생기게 됐다. 그림책을 따라 그리다 보니 내가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사실을 깨닫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서관에서 그림책 제작 수업을 수강하게 됐다. 독서에 몰입하던 그때처럼 그림책 만들기에도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림책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만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실패했지만 그림책을 잘 만들기 위해 회사 휴직을 고려하기도 했다. 마치 그래야 했던 사람처럼 그림을 그렸고 그림책을 만들었다. 

  과거 이야기를 적은 이유는 나 또한, 예술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꿈꿔본 적도 없다.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교과목이 '문학'과 '미술'이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런 내가 얼마 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인'이 됐다는 것은 인생에서 마주한 가장 큰 변화였다.




진행상태 [완료]


  예술활동증명이 완료됐다는 문자도 메일 통지도 없던 여느 월요일 저녁, 텅텅 비어있던 만료일 칸이 채워졌고 진행상태는 [완료]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파란 출력 버튼도 활성화 됐다. 기쁜 마음에 가장 큰 도움을 줬던 언니 하리에게, 항상 응원을 아낌없이 해주는 하롱에게 소식을 알렸다. 축하를 받던 중 문자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예술활동증명이 완료됐다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전, 그 짧은 타이밍에 내가 먼저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신청 계기는 아주 우연하게 찾아왔다

  올해 초 독립출판 그림책 [꼬치의 꽃이 피는 날]을 출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을 때 언니 하리가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해 보라고 권유했다. 내가 무슨 예술인이냐며 마음의 저항감이 일었지만, 나 또한 증명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되겠어?'라는 마음은 일주일정도 마음의 준비 기간을 요구했다. 이 시기에는 실행해야 하는 일을 마음에만 담아두고 실천하지 않는 기간이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차곡차곡 모았다. 나와 같은 위장 외향인은 남들이 보기에는 실행력이 좋아 보이지만, 실행하기 위해 무수한 마음속 허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음을 먹는데만 일주일의 시간을 보낸 뒤 예술인경력정보시스템(https://www.kawfartist.kr/hkor/userMain/hkorMain.do?sso=ok)에 접속해서 회원가입을 했다. 사이트 디자인은 예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필요한 서류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었다.



[문학(단행본)] 분야로 정했다 

  나는 글과 그림 모두를 창작하는 사람인지라 어떤 분야를 신청해야 할지 고민이 됐으나 5년간 공개된 작품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이 세 권이었기 때문에 [문학] 분야를 선택했다. 화가이신 분들은 [미술(일반미술)]분야를, 공예가이신 분들은 [미술(디자인, 공예)] 분야로 신청하시면 된다. 미술 분야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전시 경력이 필수기에, 전시 경력이 없는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문학 분야를 예술활동증명받기 위해서는 직접 창작한 책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야 한다. 나는 독립출판으로 책을 제작했고 출판사를 등록하여 도서 유통을 하고 있다. 즉, 네이버 도서 탭에서 내 책이 검색된다는 이야기이다. 

 도서 유통이 잘 되고 있으니 '작품정보(작품명∙세부장르∙작품수록면∙작품분량∙성격등), 발행정보(발행처∙발행일∙국제표준자료번호(ISBN/ISSN) 등), 참여정보(신청자명∙신청자역할) 등이 확인되는 자료'를 준비하면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책 표지, 목차, 책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첨부하면 되는 나름 간단한 작업이었다. 신청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한 후 들떴던 것도 잠시, 큰 산 하나를 만나게 된다.



[글이 길어져서 2부로 나눠서 작성합니다 :-D 2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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