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빠르다. 작년 8월 이후 브런치 글을 쓰지 않았고 예술활동증명 2탄은 무려 7개월이 지나서야 쓰고 있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다양한 변화들도 있었다. 그 이야기를 모두 글로 정리하면 [그림 위를 걷는 고양이처럼 산다 2]가 나올 것 같은데 신간 그림책 [꽃냥이] 준비와 클래스 운영 때문에 여유가 통 없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종종 이 영세(?)한 브런치 글을 읽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기에 지나지 않는 글을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그분들의 부지런함과 그 마음이 읽히는 것 같아 가끔이라도 다시금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예술활동증명에서 만난 큰 산
우선 이 이야기를 읽기 전, 이전 글을 읽고 오시면 더 이해가 되실 것 같아서 링크를 걸어두었다.
https://brunch.co.kr/@poongyo-hari/179
[문학 분야 예술인] 등록은 본인이 발간한 소설, 에세이, 그림책 등의 저작물이 있어야 한다. 등록과 관련하여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후기들을 찾아보니 저작물 1권 시 등록이 되지 않은 경우도 본 적 있다. 처음에는 두 권 이상 책을 출간해야 되는구나 여겨 주변 작가님들에게 2권 이상 출간 시 등록 신청을 해보라고 이야기했는데 딱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서류야 접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1권 이상이어도 신청해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등록되지 않더라도 다음 책 출간 후 같은 서류에 보충만 해서 등록하면 되니 미리 준비하는 샘이 될 것이다.
문제는 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독립출판을 진행하다 보니 어떤 형식 없이 자유롭게 책을 만들곤 했는데, 중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진행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다. 참고로 나의 활동명은 [풍요]이다. 출판한 세 권 모두 작가명을 [풍요]로 기재했고 판권지에 실명을 적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문제였다. 실명과 작가명의 연계성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는 것!
삽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판권지에도 저자 항목에 풍요로만 적고 실명은 기재하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껴졌고 실명과 작가명의 연계성을 어떻게 증명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뇌가 이어졌다. 불현듯 다 포기하고 던져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모든 일이 부질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땅 속 밑으로 추락했다가 다시 정신줄을 붙잡았다. 이런 작은 시련에도 쉽게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나약한 인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아성찰의 시간이 지난 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작가의 실명 인증에는 [네이버 인물 등록]이 최고다
대다수 예술인 등록에 관련한 양질의 정보는 [블로그]에 있었다. 블로그에 나와 같은 처지(?)의 작가님께서 친히 해결 방법을 기재해 주신 것이다.
우선 저작물의 실명과 작가명의 연계성을 가장 신속하게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네이버 인물등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네이버 인물등록만으로 연계성이 확인되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팔자에도 [네이버 인물등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활동들은 자기 PR에도 좋고 여러므로 쓰임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많이 오글거리는 느낌이다. 내가 직접 내 프로필을 통해 자기소개하는 과정이 쑥스럽고 뭔가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나와는 먼 얘기이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이 과정도 간절한 마음으로 진행했던 것 같다.
[네이버 인물등록]은 네이버 도서탭에서 검색이 되며, ISBN이 등록되어 있고, 유통이 되고 있는 책이 있는 경우에 신청이 가능한 것 같다. 전자책을 1권 출간하고 인물등록이 완료된 작가님들의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등록 절차는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다. 우리가 알바XX이나 잡XX아에서 작성했던 이력서 작성과 꽤나 유사하다. 자신의 작가명과 인적사항, 출신 학교, SNS 정보, 재직 증명 등 개인 정보와 더불어 네이버에서 검색되고 있는 내 책의 검색 결과를 캡처해서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작가명과 실명의 연계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 작업을 시작한 사람. 그 연계성을 증명할 서류 하나가 더 필요했다.
바로 '출판 증명원'이었다. 이 모든 것들은 블로그 검색의 결과다. 출판 증명원 덕분에 나는 무사히 네이버 인물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출판 증명원'이란 내가 진행한 출판사에 요청할 수 있으며, 아주 간단하게 이 책이 이 출판사를 통해 출판되었다는 내용이 적힌 서류이다. 바로 그 문서에 나의 실명과 작가명이 기재되어 있으면 된다. 출판사를 겸하는 [풍요하리]는 큰 어려움 없이 문서를 발급할 수 있었다. 세 권의 책 모두 출판 증명원을 제작하여 서류를 제출완료했다. 출판사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경우에는 본인의 출판사에 문의하면 될 것이다.
[네이버 인물등록]을 위한 제출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네이버 도서 검색 결과 캡처 이미지들
2) 신분증(주민번호 뒷자리와 식별 가능한 정보는 일부를 제외하고 가려야 한다)
3) 졸업증명서 1부
4) 출판 증명원 각 1부
5) 판권지 사진 각 1부
6) 인스타그램 소유 확인용 캡처 이미지
7) 인터뷰 내용 스크린 숏
서류를 제출하고 등록 완료까지는 며칠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물등록을 완료하면 네이버에서 나의 정보가 검색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이제 [예술인경력정보시스템 / https://www.kawfartist.kr/]에 접속하여(사이트를 검색으로 들어가면 헷갈린다) 회원 가입한 후, 인물등록을 했던 것처럼 똑같이 등록하면 된다. 예술활동증명에서는 실제 내 책의 일부를 사진 찍거나 PDF파일로 일부를 만들어서 첨부만 하면 된다.
나의 경우, 책의 1/10 정도 책 미리 보기 PDF 파일을 준비했고 출판 증명원과 포털에서 검색된 화면을 캡처하여 첨부하였다. 서류는 인물등록 때보다 간단하고 등록 후 약 4개월이 지난 후 등록이 완료되었다.
이제는 예술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자료 수정 보완 없이 등록이 완료됐다. 서류가 부족한 경우, 별도의 연락은 해주지 않고 사이트에 접속해서 서류 보완을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고 한다. 처리 인원에 비해 신청수가 많아서 그런지 기한도 오래 걸리고 조금 불편한 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인으로 등록되고 또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참 좋은 제도인 것 같다.
[예술인활동증명]을 진행하면서 여러 시련과 굴곡이 있었으나, 그것들을 다 이겨내고 거머쥔 결과가 달고 좋았다. 새롭게 예술인 등록하실 분들도 서류 잘 준비하셔서 별 탈 없이 예술인 등록이 완료되셨으면 좋겠고, 예술인으로서 오랫동안 활동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