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아테투도 Mar 26. 2022

사회초년생이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것

사회생활 동기 코로나19를 돌이켜보며

3년. 나에게 의미 있는 숫자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퍼진지도 3년 차다.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퍼지기 시작할 때, 나는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만남이 힘들어졌고,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었다.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했고, 생을 달리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에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지만, 반대로 얻은 것도 있다.



1. 자기 시간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갔다. 처음에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게 너무 답답했다. 코로나19 초기 때는 하루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나왔었다. 하루 확진자 40만 명에 접어든 지금 시기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걸리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확진자들의 동선이 체크되어 관리받았었다. 이 시기에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고 뉴스에 나오면 대역죄인 취급을 받았다. 이 시국에 어떻게 사람을 만나냐면서 한 명 한 명 신상을 파헤치는 분위기였고, 확진자들은 번호로 불리면서 일거수일투족이 뉴스에 나왔다. 밖에 나갔다가 확진되면, 나도 이들과 같이 뉴스에 보도될까 봐 도저히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사람을 만난다는 행위가 도전이었다.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유튜브 보는 것도 처음에야 재밌지 시간이 지날수록 허무함이 쌓였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였다. 영화나 드라마는 보는 순간 재밌지만, 다 보고 나면 허무함이 많이 남아 나한테 맞지 않았다. 마침 사회초년생이고 실무적으로 부족함이 많다 보니 남는 시간을 자기 계발에 상당수 할애했다.



코로나19 초기 때부터 주식 광풍이 불어 동학 개미 운동이란 말이 퍼져나갔다. 주식에는 도통 관심 없이 지냈지만, 작고 소중한 월급을 받고 지내다 보니 이 돈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조금씩 주식투자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와 책을 통해 투자의 마인드셋을 갖춰 갔다.



약속을 안 잡으니 루틴이 망가질 일도 없었고, 규칙적으로 행동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직장 다니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다. 미라클 모닝을 결심하게 된 건 저녁에 퇴근하면 피곤해서 아무 일도 안되었기 때문이다. 집에 가면 늘 에너지가 부족해 밥 먹고 바로 스마트폰 하는 게 일상이었던 지라, 아침시간을 활용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일었다. 주 루틴은 아침 6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책 보기 또는 글쓰기를 했다. 미라클 모닝을 지킨 날에는 하루 동안 의욕이 일었다. 하루가 쌓여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부정적인 일이 생겨도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2. 줄어든 경조사

이건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지만, 적어도 사회초년생에게 가장 부담되는 게 경조사란 것에 대해서는 많이들 동감할 것이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결혼하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겼다. 또한, 직장 생활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도 결혼하기에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생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많은 결혼식들이 밀리기 시작했고, 하더라도 직접 참여하는 경우는 줄었다. 물론 정말 친한 사람의 경조사는 참여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애매한 관계의 경우는 가기도 뭐하고 안 가기도 뭐한 상황이 펼쳐진다.



코로나19는 이 애매한 관계를 구별 짓는 확실한 인증표가 되어주었다. 물론 정말 친한 사이라도 코로나 확진이 두려워 안 가기도 한다.



3. 외견 관리의 심플함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미용적인 면에서 편해졌다. 화장에 진심인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나처럼 면도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자주 면도하지 않게 되었다. 피부가 상할일도 줄었고, 아침에 준비하는 시간도 단축되었다.



사회초년생은 첫 회사라 보이는 외모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두려움과 설렘이 앞서는 나머지, 외모와 복장 모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재택근무와 마스크를 통해서 사회초년생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게 해 주었다.





4. 위생관념

사람들의 위생관념도 달라졌다. 먼저 손 씻기를 생활화하게 되었다. 손소독제를 상시 사용하거나, 밖에 나갔다 오면 비누로 구석까지 깨끗이 씻는 등 기본적인 손 청결을 중요시 여기게 되었다. 기침을 할 때도 예전에는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기침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옷소매로 입을 틀어막는 등 기침을 막는 세세한 방식마저 달라졌다.



달라진 위생관념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고 나서 단 한 번도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하지만 오미크론은 걸렸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은 영향도 있겠지만, 1년에 2번 정도는 주기적으로 감기에 걸렸던 사람으로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건 고무적이었다.



5. 커리어의 시작

사실 이건 모두가 해당되는 건 아니고, 나만 해당되는 이야기라 쓰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내가 취업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중 하나가 코로나19이다.



나는 2016년부터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이를 위해 계속 공부하고, 2018년부터 서울에 올라와 언론사 입사를 목표로 여러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19년 12월 갑작스레 허리디스크가 터져, 오랫동안 앉아있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202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해,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우울함이 커져갔다. 이렇게 방구석에 누워있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늘어, 어떤 분야든 간에 당장 취업하기로 결심했다.



언론사 공채는 매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언론고시 준비생은 개인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다가오는 채용 시기에 맞춰 이곳저곳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이 늦춰지면서 많은 언론고시 준비생과 취준생들이 고통을 겪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기업의 수시채용 같은 경우는 열려 있는 편이었는데, 경력이 없는 사람이 수시채용에 붙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영상일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기자를 포기하고 회사의 영상 PD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마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나는 아직도 기자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오래된 꿈을 포기함으로써, 슬프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사실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오랫동안 글 쓰는 것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옛날에는 소설가가 꿈이었고, 대학교와 서는 시나리오 작가, 전역하고 나서는 기자였다.



첫 직업이 기자가 아니다 보니, 글 쓰는 일로 돈을 벌지 못해 아쉬운 점이 적잖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영상을 만드는 일도 재미있고, 영상의 기본이 되는 것이 글이었다. 최초 기획이나, 스토리보드, 큐시트를 작성할

때는 글을 쓰게 되었다.





글 쓰는 것을 주업으로 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도 글을 쓸 수는 있었다. 인스타에 서평을 남기는 일도 그렇고, 브런치에 글 쓰는 것도 회사를 다니면서 한 것들이다. 누군가는 회사를 다니면 바빠서 다른 일을 못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것도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이야기다. 정말 회사가 야근이 많아서, 매일 밤 11시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간다면, 평일에 개인 시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작년에 내가 그랬다. 마케팅일을 하면서 맡은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 때문에, 늘 일이 많았고, 낮시간 동안은 하루 종일 미팅과 회의 때문에 개인 업무 할 시간이 없었다. 6시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늘 10시가 넘어 퇴근했다.



하지만, 이때 당시에도 나는 책을 읽었는데, 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을 읽거나,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동안 책을 읽었다. 글을 쓸 때는 주말을 활용했다. 늘 야근에 치일 때도 루틴만 잘 만들어 놓는다면, 회사일 외 다른 일에도 집중할 수 있다. 야근이 훨씬 적은 사람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회사 다니면서 할 수도 있다. 물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놀 거 다 놀면서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평등하다. 빌 게이츠도 하루는 24시간이고, 일론 머스크 역시 24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들도 하루는 24시간이다. 이 24시간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사이드 프로젝트나 내가 좋아하는 취미로 돈을 벌고 싶다면, 당연히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떼어내야 한다. 그 일이 우선순위 상단에 자리 잡는다면 자연스레 약속을 마구잡이로 잡지도 않는다. 너무 낭만 없는 삶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초기 투자시기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 시스템을 잡아놔야 한다. 주식 투자할 때도 시드머니를 갖추라고 하지 않던가.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창궐한지도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어, 많은 사람들이 바뀐 일상에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 코로나19 이전에 어떻게 살았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과연 밖에 나갈 때 마스크를 벗고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만큼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많은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사람은 늘 변화에 적응하는 동물이 아닌가. 지금 시기에 잘 적응해 나간다면, 새로운 기회가 눈에 보일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제조 회사가 엄청나게 늘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해 광고까지 하는 걸 보면, 기회는 어디서든 있는 거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얻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결국은 모든 문제는 '나'의 생각에 기인한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삶의 의욕이 줄어들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면 삶의 의욕이 채워진다.



삶의 의욕이 모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고 나는 확신한다.


작가의 이전글 사람 때문에 모든 걸 그만두고 싶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