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인근에서 나물파는 할머니
선후배들과 술 한잔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들어가는 길
경복궁 지하철 역 인근에서 파, 상추 등을 다듬고 계시는
깡마른 체구에 할머니의 손이 눈에 띄었습니다.
햇볕에 검게 그을리고 손톱에 촘촘히 박힌 흙
하루벌이로 사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 마음의 뷰파인더로
어떻게 담아야 할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할머니와 인사를 하고 “어르신의 손을 카메라로 담아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해할지 아니면 사진을 찍은 후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멀리서 손을 찍고 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내 손의 주름이 이렇게 많았네 세월이 참 빨러”
그 말씀에 마음이 울컥 해지더라구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기자로서 내가 제대로 길을 걷고 있는건지
내가 왜 사진기자를 하고자 했는지
이 길의 끝이 무엇일지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가 보고자합니다
중요한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