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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ing Lab May 30. 2018

진정성 있는 대사 전달의 이해


평소 우리들이 말을 할 때 호흡 없이 상대방에게 말을 전달할 수 있을까?


실험해보자.

본인들의 신체에 있는 모든 공기를 밖으로 뱉어보자.

본인들의 신체에 모든 공기가 없다고 느껴졌을 때, 바로 앞에 있는 상대방에게 아무 말이나 전달해보자.

가능한가?

필자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절대 불가능!


우리들이 상대방에게 말을 전달하기 위해선, “호흡”이라는 열차에 “발음”이라는 승객을 태워야 비로소 상대방이 우리들의 말을 전달받을 수 있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대사 전달”이다.



어떻게 하면 “진정성 있는 대사 전달”을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이 언어를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의사 전달이 무척 쉽고 편리해졌다. 극 예술의 보편적 언어인 대사는 연극이나 영화의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대중들이 그 극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의사 전달이라는 장점을 가진 언어는 때때로 배우에게 부작용을 주기도 한다. 연기를 하다 보면, 배우가 간혹 언어의 장점인 정보 전달 능력에 너무 의지하여 배우 본인이 대사를 하고 싶은 충동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정보 전달만 하는 경우가 있다. 연기를 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언어 사용은 본인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욕구는 본인이 받은 자극에 의한 충동에서 발생된다. 오감에 대해 이야기했던 칼럼에서처럼, 자극을 받기 위해선,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들어야 충동이 발생되며, 충동에 의해 발생된 욕구는 배우의 자유로운 리액션으로 해소될 수 있다. 이 과정이 올바르게 수행되었을 때, 보다 명확한 대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자극, 충동, 욕구, 해소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 가지 상상 훈련을 해보려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너무 급해 화장실을 가고 싶었지만 근처에 화장실이 없어 찾아다녔던 긴박한 상황을 경험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상상해보자.  


배가 살살 아파오는 “자극”을 받는다.
첫 번째 자극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아 참았다. 이어서 오는 여러 번의 자극들.
점차 상황이 심각해진다.
화장실을 가야겠다는 “충동”이 생긴다.
화장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화장실 찾는 것이.
더 이상 “욕구”를 참기 힘든 순간.
본인들 앞에 문이 열린 화장실이 보인다.
화장실로 다급히 들어간다.
첫 번째 칸엔 사람이 있다.
두 번째 칸도 사람이 있다.
더 이상은 힘들다.
세 번째 칸은 비어 있다.

드디어, “해소”.  


분명 평소 화장실을 가는 것보단 훨씬 더 큰 해소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정보 전달만을 위한 충동 없는 언어의 사용이 아니라 절실한 상황에서의 극적인 해소이다. 그리고, 이 해소가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대사 전달”이다. 배우들은 명쾌한 의사 전달을 위해 항상 자극에 열려 있어야 하고 충동을 받고 발생된 욕구를 극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출발점에 서야 한다. 바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신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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