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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ing Lab Oct 03. 2018

캐릭터 창조

1. 캐릭터 창조의 첫 걸음

 관객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가장 흥미를 갖는 부분 중 하나는 배우들의 변신일 것이다. 그들의 연기를 보다 보면, 기존에 보여줬던 배우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섬뜩한 살인자나 깐깐한 변호사 또는 강렬한 형사 등의 모습으로 완벽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들은 어떻게 본래 그들의 모습에서 완벽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변화된 것일까?

바로, 

캐릭터 창조


 배우는 캐릭터 분석 과정을 거쳐 본인 스스로 역할의 신체적/정신적으로 완전히 캐릭터화가 되어 캐릭터가 창조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진다. 필자는 캐릭터화 과정을 크게 외적 모습의 캐릭터화내적 모습의  캐릭터화로 나누고자 한다. 외적 모습의 캐릭터화는 역할이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으로, 역할의 신체 조건(키, 몸무게, 시력, 청력, 후각, 미각, 촉각), 신체적 특징, 의상, 얼굴, 머리 스타일 및 색, 걸음걸이, 자세 등으로 역할의 신체적인 면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을 말하고, 내적 모습의 캐릭터화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지지는 않지만, 역할의 성격이나, 가정환경, 교육 수준, 취미, 목표, 꿈, 성적 취향, 트라우마 등 역할의 정신적인 면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말한다. 완벽한 캐릭터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모두 매우 중요하며, 둘 중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된다. 만일 한 가지만을 선택하여 그것에만 집중했거나 또는 두 가지 모두 수행했으나 세밀하게 작업하지 않았다면, 역할에 대한 배우의 믿음이 무너지고 쉽고, 역할에 대한 불안함과 혼란이 배우에게 발생되게 되며, 역할의 미래에 대한 배우의 신념 또한 불투명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배우 스스로가 역할에 확신을 갖기 어려워지게 되면서 역할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본인의 모든 대사와 행동들이 점차 수동적으로 변하게 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면, 대본에는 결말이 정해져 있고, 배우는 그 결말을 알고 있다. 대사 전달의 의무를 지닌 배우가 역할에 확신이 없다면, 역할이 작품 안에서 갖고 있어야 할 진실된 목표가 흐려지게 된다. 이로 인해, 능동적이고 자연스럽게 행해져야 할 배우의 모든 대사와 행동들이 불분명해지고, 단순히 내용 전달에만 집중된 무미건조한 발화와 수동적인 행동들로 배우의 연기가 형식화 되게 된다. 

 캐릭터가 능동적이고 살아 있기 위해서는 글로 쓰여진 대본을 배우의 신체적/정신적 도구들을 이용하여 역할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본들은 장면 장면마다 친절하게 역할의 세세한 행동이나 제스처, 말투, 성격까지 명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배우는 작품 속에서 연기를 하는 동안 무수히 많은 선택들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역할의 걸음걸이는 가벼울 것인가, 말의 템포는 속도감을 줄 것인가, 목소리 톤이 높을 것인가, 소극적으로 행동을 할 것인가 등등의 역할의 내적/외적의 모든 모습들. 배우가 역할로서 스스로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선택들을 하기 위해서는 역할에 확신이 필요한데, 이것은 캐릭터의 외적 정보와 내적 정보를 기반으로 세밀하게 작성된 캐릭터 분석표를 통해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완벽한 캐릭터 창조로 가기 위한 튼튼한 초석이 되어 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배우의 몫이자, 배우의 창조 영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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