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훈련
이번 칼럼을 통해 주어진 환경에 의해 뚜렷한 상태, 즉 캐릭터를 형성하고자 한다.
월드컵 때마다 우리나라는 축구 응원 열기로 뜨겁다. 우리나라 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응원가로 애국가를 부르기도 하는데 이때, 자신도 모르게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뜨거운 피를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혼신 다해 애국가를 부르던 모습들.
만약 대한민국 국민들인 독자들이 어느 특정 나라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 나라를 응원하기 위해 그 나라의 애국가를 부른다면 똑같은 끓어오름을 경험할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독자들의 상태, 즉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캐릭터가 변화되지 않는 한.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독자들이 그 나라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외적/내적 캐릭터를 뚜렷하게 형성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독자들의 캐릭터는 대상에 따른 새로운 행동 변화를 발생시키고 마침내 독자들이 우리나라 애국가 대신 그 나라의 응원가를 열정적으로 부르며 혼신을 다해 응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가고자 하는 이상적인 캐릭터 모습이다.
이제 캐릭터 형성을 위한 훈련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본인이 좋아하는 동물 한 마리를 선택해보자.
2. 선택한 동물의 외적인 모습에 대해 조사해보자.
3. 그들의 먹이나 먹이 사냥, 식습관, 생활 패턴에 대해 알아보자.
4. 모든 조사가 완벽히 끝나면 이완된 상태로 곧게 서 있는다.
5. 눈을 감은 채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마음속으로 이 동물을 그려보자.
6. 그려진 동물의 모습에 서서히 자신의 몸을 끼워 맞춰보자. 마음속으로 자신의 몸을 동물의 모습으로 끼워 맞추는 동시에 실제 본인의 몸도 동물의 모습으로 끼워 맞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실습해야 한다.
7. 동물의 모습으로 전환이 완료되었다면, 서서히 눈을 뜬다.
8. 걷기, 뛰기, 먹이 먹기, 사냥 순으로 정적인 동작부터 동적인 동작으로 훈련해 나아간다.
9. 훈련을 마칠 때는 눈을 감고 본인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린 다음 그 모습으로 서서히 전환하여 본인의 모습으로 마무리한다.
이 훈련을 통해 본인들의 본연의 상태와 전혀 다른 상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상태가 ‘대상에 따라 변화되는 행동’에 대해 새로운 바람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것이 캐릭터 연기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