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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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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롤 Mar 01. 2022

당신의 날선말을 선물로 만드는 법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 없기를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머리가 멍해졌다. 당황스러웠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날 선 목소리로 따지듯이 이야기하는 걸까? 직장 10년 차가 되는 동안 이렇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심장이 쿵쾅 거릴 정도로 당황스러웠던 일은 많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있다 총탄 세례 맞은 것 같았다. 깎아내리는 듯한 말투로 대답할 새를 안주며 몰아세우는 듯한 날 선 톤과 표현에 어버버? 대답을 하고, 알겠다고 하고 끊었다.


빠듯하게 진행되는 일정 속에 어젯밤 야근을 하며 문서를 만들었고 타 부서에 검토를 부탁드린다며 메신저로 메시지를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다음날 오전 전화로 무얼 검토해야 하느냐? 며 쏘아붙이는 말에 해당 부서가 검토해야 하는 일을 당연한 줄로 (잘못)알았던 나는 당황하여 제대로 대답을 못하였다. 알고 보니 해당 부서에서는 지금이 아닌 일이 좀 더 진행된 이후에 검토를 해야 하는 건이었다.


전화를 끊고 여러 가지 감정이 왔다 갔다 하였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심장이 떨렸다.

우선 심호흡을 하였다.  쿵쾅거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먼저 내 마음 상태를 인지했다. 감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먼저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그래 우선 최대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보려 하자. 우선 내 잘못이다. 내가 착각하여 검토 요청을 하였으니까. 그리고 이 분은 해당부서로 간지 몇 달 안되었었고,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싶었을 것이고 내가 요청한 건에 대해 그분도  검토 대상 인지 파악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왜 요청을 한 건지 따지듯이 물었을 수 있다.


최대한 그를 이해하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털어내고자 했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지난 일에 매달려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진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직장인 9년 차라고 내가 나의 마음을 바라보고 토닥여주는 내공이 생겼구나 싶었다.

중요한 건 여기서 내가 배운 게 있다면 이 경험 또한 그 자체로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해당 부서에 '왜' 검토를 요청하는지를 간과했다. 절차상 해당 부서에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지 적절한 시기를 생각 못한 것이다. 일을 바쁘게, 급하게 하다 보면 '왜'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해 오히려 돌아가는 경우도 생긴다. 잠시라도 '왜?' "꼭 해야 하는 일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  

바쁠수록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때 일이 원하는 방향과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누군가를 탓하며 안좋은 기분으로 있는것 대신 이 경험에서 가치를 찾아 이를 나의 성장으로 사용해야지.

그럴때 이는 속상하기만 했던 일에서 일의 스킬을 올릴수있게된 선물같은 경험이 된다.



최근에 김지수의 인스터텔라에서 서로에 대한 친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터뷰를 읽었다.


수천 건의 사례를 통해 직장에서 존엄성이 얼마나 건강에 중요한지 알 수 있었죠.과장을 좀 섞자면, 저는 인사부 지침을 모두 지워버리고 그냥 ‘서로에게 친절하자’로 바꾸자고 해요.
  -  캘리 하딩(컬럼비아 의대 교수)  -


직장생활을 하며 우리는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출퇴근 시 인사부터 팀 내 미팅, 타 부서와 협조 요청, 외부 협력사 및 고객 대응 등.


혹시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 없기를.


일의 뒤엔 사람이 있고,

주고받는 눈빛과 말의 온기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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